연하장(年賀狀)은 새해를 축하하는 뜻으로 연말연시에 친지들에게 보내는 인사 편지다. 또는 그에 이용되는 엽서로도 정의된다. 연하장은 15세기 독일에서 아기 예수의 모습과 신년을 축복하는 글이 담긴 카드를 동판(銅版)으로 인쇄한 것이 시작이다. 18세기 말에 명함이 나돌면서 이에 그림을 넣는 새로운 풍습이 나타났다. 독일, 오스트리아, 프랑스 등지에서는 새해를 맞아 친지들에게 보내는 인사장으로 사용하였다. 19세기 후반부터 영국과 미국에서 크리스마스 카드를 주고받게 되면서 크리스마스 축하와 신년인사를 함께 인쇄하였는데 이것이 오늘날 연하장의 전신이 됐다고 '한국민족문화대백과'는 기록하고 있다.
우리에게도 송구영신(送舊迎新)하면서 평소 가까이 했거나 윗어른을 직접 찾아가 인사를 드리지 못하는 경우 아랫 사람을 시켜 문안 서찰(書札)을 보내는 풍속이 있었다. 조선시대 세함(歲銜)이 그것이다. 다양한 형태의 새해 인사 방법이 있었다. 이러한 풍속은 한말 이후 생활이 바쁘고 우편제도가 생겨나면서 점점 사라졌다. 새해 축하 인사를 전하는 방법도 연하전보나 연하우편 등으로 바뀌었다. 근래 들어 전자문명이 발달하고 휴대폰이 생활필수품이 되면서 새해 축하인사도 간편한 방법으로 주고받는 세상이 됐다.
세상이 급변하고 전자문명이 발달해서 편리해지긴 했으나 그래도 화선지에 덕담(德談)을 담은 그림이나 좋은 글귀를 직접 붓글씨로 써서 주고받는 미풍양속은 운치(韻致)가 있어 보이고 다정다감한 인간미를 느낄 수 있어 좋다.
필자에겐 해마다 원단(元旦)이 되면 정성들여 만든 연하장을 보내오는 고향의 종형(從兄)이 계l다. 계묘년 지난 해에는 연하장에 '서기운집(瑞氣雲集)'이란 사자성어를 써서 보냈는데 갑진년 새해에는 '천상운집(千祥雲集)'이란 사자성어를 써서 보내왔다. '서기'나 '천상'이나 모두 종제(從弟)인 동생에게 좋은 일만 있으라는 덕담이다. 필자의 종형은 국전(國展) 서예부문 특선작가로 산수(傘壽)의 중턱을 넘으면서도 고향을 지키고 있다. 타관땅 돌고돌며 60여 년을 나그네 생활만 하고 있는 나이 어린 동생의 하루하루가 건강하기를 바라며 해마다 새해 아침에 연하장을 만들어 보내는 그 마음이 지극 정성이다. 참으로 감사할 따름이다.
올해는 유난히도 새해 벽두부터 덕담 아닌 악담(惡談)으로 정치권이 아귀다툼을 하고 있음이 안타까우나 연하장 한 장에 덕담을 담아 보내며 챙겨주는 윗분 혈육(血肉)이 계심에 수평선을 바라보는 필자의 마음도 안정을 찾고 있다. 조갑제닷컴 독자 여러분들께도 '천상운집(千祥雲集)'의 갑진년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