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실수하는 존재

먼저, 그리고 자주 고개 숙이는 쪽이 승리할 것 필자는 인터넷 바둑 타이젬 6단이다. 기원 급수로는 2~3급에 해당하는 수준일 것이다. 바둑 용어에 復棋(복기)가 있다. 바둑을 다 둔 다음, 뒀던 순서 그대로 재현해보는 것이다. 低級(저급)자들이 보면 신기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2~3급 정도 되는 사람에겐 별로 어렵지 않다. 復棋를 통해 好着(호착), 敗着(패착) 등을 찾아내고 “이 자리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더 좋았을까” 반성해보는 기회를 갖는다.
인생을 살다 보면, “과거 이렇게 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후회가 수도 없이 발생한다. 復棋처럼 되풀이할 수 있다면 돌아갈 텐데. 필자도 남을 비판하는 글을 쓰지만, 누가 “그때 네가 그런 처지였다면 어떻게 했겠느냐”고 묻는다면 말문이 막힐 것이다. 아니다. 후회할 짓이 훨씬 더 많았다고 자백한다. 그럼에도 필자가 글을 쓰는 이유는 그 대상이 일반 백성이 아니라, 국민들의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서울대병원 轉院(전원) 문제가 불거졌을 때, 이 대표 측이 “당시엔 경황이 없어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리지 못했다. 국민들과 의료계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대응했다면 더 이상 그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을 것이다.
성희롱 문제를 일으킨 현근택 민주연구원부원장의 처분 정도에 대해 이재명 대표가 정성호 의원에게 물었다는 것도 그렇다. 정 의원은 ‘중징계’ 의견을 말했다는데, 필자 같으면 컷오프 대상이니 뭐니 하는 대신 “당헌 당규에 따라 처리하면 된다”고 대답했을 것 같다. 이 대표가 “(컷오프는)너무 심한 것 아니냐”고 했다는데, 그것도 “알았다”고만 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권칠승 대변인은 “개인적 의견을 주고받는 것이 뭐가 문제냐”고 했다고 한다. 이재명이 단순한 개인인가? 정성호는 대표 측근 가운데 座長(좌장) 소리를 듣는 국회의원 아닌가? 대변인이 대표의 언동에 대해 “부적절했다고 생각한다”고 논평할 날은 영원히 오지 않을 것인가?
당사자로 거론되고 있는 현근택민주연구원부원장은 “술 취해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당시 참석한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문제가 된 발언을 듣지 못했다고 한다”고 했다. 그렇게 말하는 대신, “모든 책임을 지고 현직에서 물러나는 것은 물론 이번 總選(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다면 그의 (취중)실언에 대해 관대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늘어났을지 모른다. 그런 그에겐 더 좋은 기회가 주어질 수 있을지 모른다.
인간은 실수하는 존재다. 정치인도 똑같다. 인생이란 어차피 復棋가 불가능하니까, 잘못을 저질렀을 때, 누가 먼저, 또 자주 국민들 앞에 엎드리는 모습을 보이느냐가 중요하다. 미래의 승패가 여기서 갈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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