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북방한계선 재설정 문제를 다자회담 카드로 내세워 그 과정을 통해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으려 할 것이다.
한국의 안보전문가들조차 아직도 예전 관점에서 북한을 보려는 시각이 있는 것 같다. 고질적인 상습협박, 내부결속용, 심지어 보수집권을 원치 않는 북한이 무력도발로 여당을 돕겠냐며 코웃음 치는 사람도 있다. 진보나 보수나 북한정권 붕괴 목적에선 다를 바 없다고 김정은이 직접 싸잡아 비난했는데도 말이다.
과거와 현재의 북한은 다르다. 이념체제답게 그동안 대남정책의 이념으로 내세웠던 자주, 평화, 통일이란 3대 노선부터 아예 폐기시켰다. 그 상징적 의미로 김일성, 김정일의 유훈통치라던 조국통일 3대헌장 기념탑까지 노골적으로 철거시킨 김정은이다. 모든 대남조직을 일괄적으로 폐쇄시키고, 한국을 향해 열었던 남남갈등 조작용인 한국어 해외 사이트들을 일제히 닫아버렸다. 이는 이미 전통적인 공갈의 차원을 넘어선 실천이다.
헌법에 못 박은 그대로 한국과의 적대국가 관계를 국가화, 군사화, 시스템화하기 위해 평화적 수단인 대남조직들까지 없애버린 분명한 결단이다. 평화주의자들은 북한 정권의 적대조치가 내부용이란 증거로 12세 소년에게 12년 형을 언도한 재판 동영상을 사례로 든다. 북한 정권은 역사상 자기 주민을 겁낸 적이 없다. 그 동영상이야말로 오히려 지금 북한 내부에선 군사대치 실전을 위한 사상전쟁에 돌입했다는 것을 입증한다.
과거에는 민족 중심의 수령주의 선전과. 남한과의 협상 대가로 대북지원을 갈구했던 북한이다.
그 연장선에서 남남갈등, 한미갈등을 포괄하는 통전전략을 구사했다. 그렇게 3대까지 내려왔지만 체제이익이 과연 무엇인가? 역대 남한 진보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정상회담을 거듭했어도 대북지원은 대북제재를 넘지 못했다. 외화가 아닌 한류만 침습하여 평화가 오히려 주민정서를 더 망가뜨렸다. 그렇다고 절대로 핵을 포기 못할 북한 정권의 입장에선 차라리 휴전관계를 전시관계로 돌려놓는 것이 더 큰 체제 이익일 것이다.
그럴 경우 대외적으로는 핵을 보유한 군사국가 홍보, 대내적으로는 전시 수준의 주민통제가 가능해진다. 한편 나는 한국과의 적대국가 선언이 북한 정권의 과감한 시장 개혁 드라이브 시동으로 보인다. 어차피 북한의 시장개방이라고 해봤자 러시아와 중국에 국한된다. 러시아는 사실상 미국과 유럽에 맞서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이고, 중국은 미국의 견제정책과 대만통일 방해에 대응 중이다.
남쪽으로는 한국을 적대국가로 낙인찍어 사상, 물리적으로 차단하고 북방으로는 중국과 러시아를 향한 과감한 시장개방 정책을 추진하는 이른바 통북봉남 정책의 일환으로 생각된다. 푸틴이 북한에 초대받은 것도 단순히 외교적 동맹의 과시만이 아닌 경제 개혁동맹으로서의 구체적 합의와 선언들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나는 북한의 군사도발 시점은 푸틴의 방북 이후, 느닷없이 국방성 명의로 북방한계선 성명서가 발표된 그 다음날부터일 것이라고 추측된다. 국방성이 일방적으로 영해권을 주장하며 어업금지, 영공 비행금지를 선언하고. 이에 한국이 반발하면 당연히 남북은 서로 포탄이 오고가는 극한 상황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심지어 북한은 대남 게릴라부대들인 교도지도국, 적공국 병력으로 무력통일 과시 차원에서 서해 5대 도서 섬들에 대한 기습점검도 시도할 수 있다. 북한이 방사능 해일을 일으키는 핵 어뢰 실험을 전격 단행한 것도 앞으로 있게 될 서해교전에서 최후 협박카드로 사용하려는 의도로 엿보인다.
북한이 정말로 그렇게까지 막 나올까?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은 북한 정권이 동포애의 양심이 있을 것이라고 미련 갖는 사람들이다. 북한은 한 사람인 수령이기주의로 3대째 이어지는 노예제이다. 더구나 지금의 김정은은 러우전쟁, 중동전쟁을 보며 현대전은 옛날처럼 전범국가의 종말로만 종전되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다. 한반도에서 분쟁이 일어날 경우 100년 전의 알래스카도 불법거래라고 반박하는 푸틴이 현재의 북방한계선 문제에서 미국의 편에 설 것인가. 국제사회가 중국을 압박할수록 오히려 대만통일의 정치외교적 입지만 굳혀줄 뿐이다. 이러한 배후의 중러 동맹과 핵을 가진 김정은은 한반도 분쟁은 시작할 때처럼 끝날 때도 자기가 결정할 수 있다고 이미 자신감을 굳혔을지도 모른다.
바다와 휴전선에서 한국과의 군사 분쟁을 장기화할수록 북한의 대외입지와 통치권력은 사실상 강해진다. 북핵문제에 있어서도 그동안 폐기 압박으로 20년 넘게 이어지던 6자회담을 지워버릴 수 있다. 대신 북방한계선 재설정 문제를 다자회담 카드로 내세워 그 과정을 통해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으려고 할 것이다.
*한국을 적대국가로 낙인찍어 차단하고 북방으로는 중국과 러시아를 향한 과감한 시장개방 정책을 추진하는 이른바 통북봉남(通北封南) 정책의 일환으로 생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