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억울함 감내하며 할 일 하는 判事도 있다

야당 공천 받아 국회의원 된 前 법관 ‘피해호소인’을 보며 어제(2월1일) 朝鮮日報(조선일보)를 보니 4년 전, 자신이 梁承泰(양승태) 사법부의 블랙리스트에 올라있다고 호소하며 법복을 벗은 후, 야당 공천으로 국회의원이 된 전 부장판사가 블랙리스트에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사실이라고 해도 자기 조직의 치부를 까발리며 큰 이익을 취한 행동은 그다지 박수 받을 일은 아니다. 그런데 피해자가 아니라, ‘피해호소인’이었다니…. 그의 국회 활동을 지켜보면서 그가 과연 법원에서 부장판사까지 지낸 사람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이긴 했다.

그런가 하면 그보다 더 심한 억울함을 감내하며 묵묵히 제 할 일을 하는 판사도 있다. 그 중 한 사람이 ‘사법농단’으로 기소됐다가 무죄판결 받은 대전지방법원 趙義衍(조의연•58•사법연수원24기) 부장판사다.
梁承泰 전 대법원장에 대한 1심 무죄판결이 나기 며칠 전, 전국 13개 지방법원장이 새로 임명됐다. 고법부장판사 인사도 이어졌다. 이 인사에서 趙 판사의 고시 3년 후배가 대전지방법원장이 되었다. 그렇다고 趙 판사가 타지로 전보된 것도 아니다. 2021년 2월부터 만3년간 무보직으로, 책상 하나 덜렁 놓인 외진 방에서 지내다 최근에야 보직을 받았다고 한다. 그동안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梁 전 대법원장을 뺀 ‘사법농단’ 판사 13명 중 11명이 법복을 벗고 변호사로 활동 중이며, 2명만 현직에 남아 있다. 趙 판사와 수원지법 성남지원 방창현 부장판사(사법연수원 28기)다.
趙 판사가 언론의 조명을 받은 것은 2017년 1월. 서울중앙지법 영장담당 부장판사로서, 박근혜•최순실 사건 관련 贈賂(증뢰) 혐의로 검찰이 청구한 삼성전자 李在鎔(이재용) 회장 구속영장을 기각한 때다. 趙 판사는 엄청난 후폭풍에 시달렸다. ‘재벌 봐주기’라는 좌파들의 비난이 주류였다.

서울중앙지법 영장담당 부장판사는 소위 출세코스로 꼽힌다. 그러나 그는 2019년 2월 서울북부지법으로 옮겨갔고, 2주 후, ‘사법농단’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2022년 4월,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판결을 받았지만, 그도 인간인 이상 죄 없이 귀양살이(?) 한 몇 년이, 어찌 억울하지 않겠나. 한데, 그는 “판사는 보직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주어진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위의 ‘피해호소인’과 대비된다.
  • 트위터
  • 페이스북
  • ↑위로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댓글쓰기 주의사항

댓글달기는 로그인후 사용하실 수 있으며, 내용은 100자 이내로 적어주십시오. 광고, 욕설, 비속어, 인신공격과 해당 글과 관련 없는 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됩니다.

PC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