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권(全權)을 (가진) 독재는 효율적으로 보이지만, 구성원들은 공정성에 대한 불만을 쌓다 결국은 폭발하고 만다.
<개혁신당 갈등, 해결 방법이 있을까?>
보도에 따르면 개혁신당이 합당에 따른 내분을 겪는다고 한다. 서로 생각이나 살아온 방식도 다르고, 아직 충분한 대화로 신뢰가 쌓이지 않은 관계에서 갈등이 표출되는 건 당연하다.
게다가 이번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 민주당에서 온 분들이 함께 하는 연합정당이다. 이 아이디어를 내가 제안했던 이유는 이준석 대표가 보수 인사로는 최초로 과거 독재시절 보수정당이 행한 과오를 사과함으로써 민주당 인사들과 대화가 가능하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미래의 불확실성 앞에서 절대로 대연정을 하지 않을 민주당과 국힘의 가교 역할을 하는 신당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연합신당이 성공하면 대연정 없이도 거대양당을 협력으로 이끌어내 우리 정치 시스템도 선진화되리라 믿었기 때문이다. 적대적 양당의 공생관계를 끝내는 길은 연합신당이 성공하는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신당이 너무 늦게 출발했고, 선거는 코앞이니 마음이 급할 수밖에 없다. 이 때 가장 빠지기 쉬운 유혹은 누군가에게 전권을 주고 독재적 방법으로 해결하는 것이다.
Doug Madsen 교수가 정치생리학 실험에서 한 집단에게 어려운 퀴즈를 주고 토론을 통해 공동으로 풀게 하곤 지속적으로 소음을 냈다. 소음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구성원들은 자발적으로 자신의 권한을 독재자에게 양도했다고 한다. 파시즘은 독재자의 억압에 의해서가 아니라 개인의 자발적 권한 이양으로 탄생한다. 위 실험은 역사 속에서 경제가 극도로 어려워지면 파시즘이 등장했던 이유를 설명해준다. 요즘 전세계에 포퓰리즘 바람이 부는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누군가에게 전권을 주자는 의견이 개혁신당에서 나오는 건 당연한 흐름이다. 하지만 독재는 효율적으로 보이지만, 구성원들은 공정성에 대한 불만을 쌓다 결국은 폭발하고 만다. 더 큰 문제는 윤석열, 이재명의 독선정치에 불만을 가진 제3지대의 잠재적 지지자들에게 개혁신당이 더 이상 매력적인 대안이 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갈등을 더 악화시키는 건 손쉽게 표대결을 통해 다수의 결정을 소수에게 강제하는 것이다. 하지만 합당이 성공하려면 최소한의 원칙을 지키면서 서로 논리로 설득하고 조금씩 양보할 필요가 있다. 민주주의 본산 영국엔 이런 말이 있단다. 진정한 민주주의 정신은 협의나 합의에 있다. 표대결은 최후의 수단이다.
갈등을 극복하려면 큰 원칙에 미리 합의함으로써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하고, 소통구조를 제도적으로 합리화해야 한다. 정치개혁을 내걸고 출범한 개혁신당이 합의할 큰 원칙엔 어떤 게 있을까? 아무리 당원들이 탈당으로 협박해도 지도자는 다음의 원칙을 지키면서 지지자를 설득할 책임이 있다.
1. 민주주의 원칙:어떤 가치도 민주주의 원칙을 능가할 순 없다. 당규에 따라 특정인의 행위를 규제할 순 있지만, 표결로 특정인을 차별하고 배제하는 건 불가능하다. 포퓰리즘 성향이 강한 민주당조차도 당원들의 지속적인 청원에도 불구하고 특정인의 출당을 결정한 적이 없는 이유다. 구체적 해당행위를 징계하고 가장 높은 수위로 출당을 명할 수는 있다.
2. 합당정신 존중:통합을 가능하게 만든 합의정신은 표 대결로 뒤집을 수 없다. 헌법 정신에 위배되는 법을 만들 수 없는 이유와 같다.
3. 배려와 존중:내가 유리한 위치에 있든 불리한 위치에 있든 벼랑끝 전술은 상대에게 모욕감을 준다. 어떤 상황에서도 상대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우선이다.
신당엔 원칙을 지키면서 객관적 시각으로 시시비비를 가려주고 서로의 오해를 풀어줄 소통의 촉진자가 필요하다. 사실 대부분의 갈등은 오해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공정하게 이익을 배분하거나 파이를 더 크게 키워 서로 윈윈하는 방법을 찾아줄 협상가가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개혁신당이 빠른 시일 내에 서로 신뢰할 만한 공관위원장을 초빙해 대화와 양보의 정치를 통해 순항하기를 기대한다.
新黨엔 소통의 촉진자가 필요하다
- 조기숙(이화여대 교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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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2-18, 14:3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