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날씨와 음식이 마음에 들었다

설 명절, 漢字에 뿌리 둔 단어는 중국 영향 아들놈과 관련된 가족행사 때문에 지난 4일간(2월19~22일) 생전 처음 베트남에 다녀왔다. 아침 7시20분발 아시아나 OZ731편으로 호치민市 탄손누트 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11시20분. 예정보다 약간 늦은 출발이긴 했으나, 거의 6시간 가까이 걸린 셈. 오후 1시20분인데, 시차 2시간을 빼서 오전이었다. 그런데 입국수속이 스톱상태였다. 담당 직원들이 보이지 않는 걸로 보아 무슨 일이 있는 듯 했다. 점심 때문 아니었을까 짐작된다. 수백 명의 승객과 함께 1시간 넘게 기다린 끝에 공항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공항 밖이 바로 시내라 좋았다. 김포나 영종도처럼 다운타운과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것. 춥지 않은 것은 더 좋았다. 추위에 약한 필자는 계절 중 여름을 가장 좋아한다. 2월19일 12시 반, 호치민市의 기온은 섭씨 33도였다. 부러 봄옷을 입고 간 필자에게 딱 맞는 온도였다. 이후 돌아올 때까지 날씨는 맑음, 기온은 31~35도 사이를 유지했다. 요즘 乾期(건기)라 그렇다고 한다. 雨期(우기)엔 40도가 훌쩍 넘어간다고 했다.
최초의 현지 식사는 이름난 베트남 쌀국수였다.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집이라며 아들놈이 데려갔다. 우리나라 동네 라면집 같았다. 맛은 그런대로 합격점. 그날 이후 돌아올 때까지 점심, 저녁 일곱 끼 가운데 여섯 번 베트남 음식을 먹었는데, 모두 中上급이었다. 게다가 값은 한국의 2~3분지1. 현지에 살아도 날씨와 음식이 맞아 별 문제 없을 것 같았다.
옛 이름 사이공(柴棍•시곤)인 호치민市의 인구는 1300만 명. 경기도와 비슷한 수준이다. 허나 등록되지 않은 인구를 합치면 이보다 훨씬 많다고 한다. 柴棍이라는 이름으로 짐작한 건데, 땔감으로 쓰이는 나무의 집산지라는 뜻에서 유래한 것 아닐까 생각해봤다. 베트남 언어 중 명사의 경우, 표기는 로마글자지만, 발음의 기반은 漢字(한자)다. 호치민은 胡志明(호지명), 수도 하노이는 河內(하내)의 베트남 식 발음이다. 그래선지 70대 이상은 대부분 漢字를 알고 있다고 한다. 중국 문화의 영향 때문에 중국, 한국과 함께 설을 큰 명절로 여기는 세계 3개국 가운데 한 나라이기도. 결혼 전, 상견례를 하는 것이나, 결혼식을 저녁 때 하는 것이 우리나라 전통과 비슷하다. 婚姻의 婚은 본래 昏이었다. 왼쪽의 女는 후세에 덧붙인 것. 昏은 저녁, 또는 밤이라는 뜻이다. 예식이 끝난 후, 곧바로 신방에 들어가도록 시간을 해질 무렵으로 정한 것이다.
귀국 비행기 시간은 본래 2월22일 12시20분. 당일 아침 문자메시지가 떴다. 한 시간 연발한다는. 그러더니 조금 후, 출발시간이 또 한 시간 늦춰졌다 메시지가 날라 왔다. 이유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좁아터진 공항 사정일 것이라는 짐작은 갔다. 결국 아시아나 OZ732편은 오후 2시30분에 출발했다. 입국에 걸린 시간은 단 2분. 여권 얼굴과 검지를 인식하는 기계가 자동 해결해주니까. 밖엔 흰 눈이 쌓여 있었다. 영상 33도에서 영하로 롤러코스터를 탔더니 견디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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