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제 죽겠는데요. 죽으면 몸에서 이가 나와 창피해서 그러니…역전 쓰레기장에 옮겨 놓아 좀 주세요."
<13년을 인민군 복무한 탈북자의 증언>
엊그제 청년 예술인들 앞에서 강의한 첫 머리 예화이다.
인민군 복무를 13년 간이나 한 탈북자의 증언이다.
군 복무 13년 동안 휴가도 없이 산골 군사기지에서 지냈다.
부모가 사망해도 집에 보내지 않는다.
내가 잘 아는 장철봉이 단적 실례이다.
평양에 사는 엄마가 돌아가셨는데 집에 보내지 않아
에이 썅! 하고 분계선을 넘어 탈북해 온 것이다.
산속 군부대에서 인생의 가장 꽃 기간을 보내지다나니
사회 문맹자로서 사회적 바보가 된다.
황장엽 노동당 전 비서도 북한 인권 유린의 대표적 사례가
군사 복무 10년으로서 인생을 망치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아무튼 이러한 군인이 제대되어 첫 사회에 나와 기차를 타려 사리원 역에 왔다.
여기저기 굶어 죽거나 죽어가는 이들이 널려 있어 충격이었다.
그 충격도 너무 많이 보다 보면 무뎌져 간다.
하지만 어느 처녀 주검 앞에서는 발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사실 죽은 줄 알았는데 "인민군 아저씨!" 하며
자신을 찾는 모기 소리만한 목소리를 들은 것이다.
그 처녀에게 다가가 왜 그러냐고 물으니 -
가푼 숨을 몰아쉬며 최후의 힘을 모아 하는 말
"내가 이제 죽겠는데요. 죽으면 몸에서 이가 나와 창피해서 그러니
…역전 쓰레기 장에 옮겨 놓아 좀 주세요."
사람이 죽으면 싸늘해지면서 몸에 있던 온갖 벌레들이 몸 밖으로 하얗게 나타난다.
이것이 끔찍하여 사람들이 침을 뱉거나 머리를 돌리는 모습을 많이도 목격하고
자기 시체에도 그럴 것이 몹시도 싫었던 모양이다.
죽은 사람에게도 술 석 잔이라는데
유언 같은 이 처녀의 부탁을 들어 줄 수밖에 없었다.
처녀를 안아 보니 얼마나 못 먹었으면 종이장 같이 가볍다.
역전 쓰레기장에 그녀를 조심스럽게 놓고 돌아가다가
도무지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에게 다시 가 무얼 좀 먹이려고 하니 머리를 가로젓는다.
음식을 먹을 만큼 기력이 붙어있지도 않은 상태였다.
그 처녀에게 몇 살이냐고 물었다.
"열일곱 살이예요."
돌을 먹어도 소화 시킬 나이의 청춘임에도 죽는다.
돌아서 오면서 만감이 교차하다 못해 활화산처럼 저절로 타 오른다.
죽으면 다인데 이가 나와 창피하다고 할 정도의 순수한 처녀가
왜 굶어 죽어야 하는지…
이런 나라를 왜 13년이나 지켜야 했었는지?! 에이 썅!
자신도 모르게 울분이 차고 넘쳐 그 길로 탈북의 길에 올랐다.
그녀의 유언(遺言) "열일곱 살이예요"
- 이민복(대북풍선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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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2-29, 13: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