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서울올림픽은 한국사의 흐름을 바꾸고 동구 공산권의 붕괴에도 일정한 영향을 끼쳤다. 서울올림픽은 대성공 이후 곧 잊혀졌다. 야당이 지배하던 국회의 청문회 政局이 시작되면서 5共 斷罪가 국민적 관심사로 설정되었다. 서울올림픽의 성공에서 우리가 끌어내어야 할 교훈도 제대로 연구되지 못했다. 서울올림픽의 기억은 폐막식이 있었던 1988년 10월2일 현재로 동결되어버렸다. 북경올림픽이 열리는 올해 새삼 서울올림픽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서울올림픽의 성공에 기여한 인물은 유치를 결정하고 준비작업을 지휘했던 전두환(대통령), 올림픽의 발상을 냈던 박종규(박정희 대통령 경호실장), 이 발상을 받아들여 유치신청을 내게 했던 박정희(대통령), 유치작전을 지휘하고 올림픽 조직위원장과 대통령으로서 성공적 운영을 가능하게 했던 노태우(대통령), 조직위원장으로서 멋진 올림픽을 연출했던 박세직, 국제체육계에 대한 영향력을 활용하여 올림픽 경기 운영을 도왔던 金雲龍 (IOC委員), '벽을 넘어서'를 올림픽의 주제로 설정하여 시대정신이 넘치는 행사로 만들었던 이어령(문공부 장관), 그리고 사마란치 IOC 위원장이다. 사마란치 위원장은 북한측의 올림픽 방해 공세로부터 한국을 잘 보호해주었다. 민주화의 소용돌이에 빠진 한국이 과연 올림픽을 치를 수 있을까 하고 한국인 이상으로 걱정했던 사람이다.
서울올림픽이 멋지게 끝난 이틀 뒤 10월4일,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위원장(스페인)은 노태우 대통령을 청와대로 예방하여 이런 대화를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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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 일찌기 바덴바덴의 결정이 있은 이후, 오늘까지 많은 역경을 함께 극복하고, 국제적으로 여러 거센 바람을 막아오는데, 위원장께서 헌신적으로 노력하시어 이런 성공적 대회를 마칠 수 있게 해 주신 데 대해서 우리 국민 모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사를 느끼고 있습니다. 오늘 주신 올림픽 금장은 國政의 책임자로 받은 것으로 알며, 앞으로 더욱 귀하와 IOC와 협조하고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면 기꺼이 협조하겠습니다.
위원장 : 그렇습니다. 우리는 오랫동안 같이 일해 왔습니다. 각하는 올림픽을 성공시킨 국가원수일 뿐 아니라, 그간 모든 노력을 경주하는 데서도 제일인자였습니다. 그간 여러 차례 국제정치관계로 어려움이 있었고, 그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성공한 것은 대한민국의 보람이요, 영광입니다.
대통령 : 근대 올림픽을 창시한 쿠베르탕’남작 이래 정치적, 인종적, 지역적 장애를 모두 초월하여 古代올림픽의 이상을 재현시키는 데 귀하는 그야말로 제일인자였습니다. 귀하의 업적은 올림픽史에 찬연히 빛나 오래 기억될 것입니다. 그간 너무 노고가 많으셨는데, 며칠간 편히 휴식하시기 바랍니다.
위원장 : 한국은 이번에 큰복을 받았습니다. 대회준비뿐 아니라, 선수단도 33개의 메달을 획득하는 성과를 올렸습니다. 全기간을 통하여 한 건의 사건, 사고도 없었고, 일기 또한 더 이상 좋을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런던 타임스가 폐회식과 관련, 논설을 실었는데, 올림픽에 관한 논평 중 이렇게 극찬한 것은 전에 없었다 생각하여 각하 참고로 가져 왔습니다.
각하와 영부인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희 내외를 위해 친절히 오찬을 베푸셨고, 영부인께서는 장애인 시범경기에 나오셔서 시상도 해 주셨고, 바쁘신 중에 페막식까지 참석해 주셨습니다.
대통령 : 이 모든 것이 귀하가 주재하여 성공하였으니, 귀하에게도 행운입니다. 서울대회의 성공이 올림픽 운동 발전에 도움이 되기 바라며, 4년 후 바르셀로나 대회는 더욱 성공할 것으로 믿습니다. 본인은 항상 귀하 옆에 있고, 도움 된다면 무엇이나 협조하겠습니다. 이곳에 동석한 박 위원장은 본인으로부터 직책을 인수하여 본인과 귀하의 뜻을 완전 성취시켜 주었고, 김운용 위원은 IOC 및 국제경기연맹과의 빈틈없는 협조를 이룩했고, 조상호 장관은 한국선수의 훈련을 통하여 훌륭한 성과를 올렸는데, 세분이 그야말로 올림픽 금메달 감이며, 본인은 이분들에게 감사하고, 무한히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위원장 : 정말로 훌륭했습니다. 장애자 올림픽때 다시 뵙기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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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란치 위원장은 서울올림픽 9일 전인 9월8일에도 노태우 대통령을 방문하여 2시간 동안 대화를 나눴다. 그는 '북한의 설득을 위해 최선을 다했는데도 결국은 불참을 선언했습니다. 북한의 불참은 예상했던 바이나, 쿠바의 카스트로의 태도에는 실망이 큽니다. 물론 북한의 압력이 있었겠지만, 니카라과에도 불참을 종용했다고 하고, 결과적으로 이디오피아, 마다가스칼도 불참케 되었습니다. 그중 쿠바는 훌륭한 선수들도 많은데 불참케 되어 대단히 실망스러우며, 카스트로는 그 행동에 대한 대가를 지불해야 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사마란치는 또 '우리는 북한과의 접촉에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처음에는 3종목을, 후에는 5종목 할애를 제의함으로써, 우리의 성의를 표시했고, 이것이 소련 등 동구권과 중국이 참가를 결정하는 데 도움을 주었습니다'라고 회고했다.
노태우 대통령은 '그들은 현재 부자권력 승계를 95%에서 100%까지 이행하는 과정에 있으며, 그러한 시기에 북한 내부에 억압된 욕구들이 분출될 우려 때문에 아무리 명분이 좋다 하더라도 올림픽 참가가 초래하는 개방을 감당할 수 없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시사해 오기도 하였습니다'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서 '현재 소련의 KGB 책임자가 9.9절 참석차 북한을 방문중인 바, 북한에 대하여 올림픽 도발을 억제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학생일각의 공동 올림픽 주최, 단독 올림픽 반대 등 주장이 언론에 과장 보도됨으로써, 여러 사람에게 걱정을 끼친 바 있으나, 귀하가 오셔서 직접 확인하신 바대로 현재는 완전히 가라앉았습니다. 본인은 야당 지도자들과 회합하고, 그들의 확고한 지지 약속도 받았습니다. 전국적으로 기백명 정도의 좌익 극렬분자가 있지만 전국민은 올림픽 열기에 동참하고 있으므로 무시해도 될 정도입니다.
지난번 6월 방한시 귀하가 야당 당수들을 만나 주신 것은 효과적이였으며, 그들은 본인과 만났을 때, 귀하로부터 좋은 설명을 듣고 이해를 새로이 하였다고 말한 바도 있습니다.
전임 全 대통령은 지난 7년간 올림픽을 위하여 많은 일을 했는데, 상황이 이렇게 되어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본인은 다행히도 올림픽준비 등 조용히 지냈으며, 또 국민의 직선으로 당선된 도움으로 야당과도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상호 솔직한 대화도 나누고 있습니다. 사실 나는 이미 그들에게는 경쟁상대가 아니며, 오히려 그들의 정치적 성장을 위하여는 나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7년간 올림픽준비에만 전념하려던 것이 길이 빗나가 정치인이 되고, 이제 대통령으로서 이 큰 일을 매듭짓게 되어 대단히 감회가 큽니다. 비록 북한, 쿠바 등이 불참한다 하나, 동·서 모든 나라가 12년만에 처음으로 한데 모여 이곳에서 평화의 축전을 갖게 된다는 것은 하늘의 축복이며, 이러한 찬란한 업적은 귀하의 공적이며, 그를 경하해 마지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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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2월27일 한국을 처음으로 공식 방문한 부시 미국 대통령은 청와대를 방문하여 노태우 대통령과 12시45분부터 두 시간 동안 오찬을 겸한 정상회담을 했다.
노 대통령은 “87년 9월 대통령후보 시절 워싱턴에서 만나뵌 이후, 서로 양국의 대통령이 되어 이렇게 다시 뵙게되어 감회가 새롭습니다.
88년 10월 UN 연설차 방미하는 기회에 재회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하였으나, 선거유세 등 분주한 일정으로 만나 뵙지 못해 아쉽게 생각하였습니다. 당시 레이건 대통령께서는 이미 선거는 끝났다고 말할 정도였으나, 선거 운동기간중 특히 중반전 이후 박차를 가한 각하의 탁월한 지도력에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라고 인사했다.
부 시 : 레이건 대통령은 늘 낙관적이었으므로 그렇게 말씀하셨을 것입니다. 하원의장을 역임했던 텍사스 주 출신의 샘 레이번 의원은 평소 자기를 비난하는 사람들에게ꡒ선거를 치뤄보지 못한 사람은 지방보안관의 고민을 모른다.ꡓ고 말하곤 하였습니다. 대통령직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선거라는 과정을 통해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파악하고, 그 과정을 통하여서만 정당한 권한과 책임이 부여되는 바, 이 자체가 민주사회의 힘의 원천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금번 미 대통령선거는 152년만에 현직 부통령에 당선되는 기록적인 선거였습니다. 한국에서도 제2인자가 대권을 승계하기 어렵다는 일종의 관례가 있었습니다만, 우리 두 사람이 모두 정치적으로 어려운 일을 해낸 듯합니다.”
부 시 : 한국의 젊은 세대들도 과거 미국의 한국에 대한 지원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는지요?
“대부분은 미국에 호의적 감정을 가지고 있으나, 극히 소수(1%)의 젊은 학생들이 반미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
부 시 : 단독회담 시간이 제약되어 있는데, 더 자세한 말씀을 드려도 되는지요?
대통령 : 현재 양국 외무장관과 주요 수행원들이 다른 문제들을 협의하고 있으니, 각하께서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점을 말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부 시 : 본인은 각하의 손님이니 각하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대통령 : 각하의 중국방문 성과, 한반도와 관련된 중국 지도자들과의 면담결과 및 참고가 될 사항이 있으면 말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부 시 : 조자양 총서기가 곧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라 합니다. 본인은 동 사실을 긍정적 징후로 판단하고 있으며, 중국은 한국과의 관계를 반가워하고 있습니다.
본인은 중국 지도자들에게ꡒ한국 통일문제는 남북한간의 일이니, 미국으로 하여금 북한과 접촉하라는 말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ꡓ고 분명히 말해 주었습니다.
미국으로서는 김일성, 김정일 같은 인물을 상대하기 곤란하다는 말을 솔직하게 이야기 해 주고, 현 단계로서는 우선 실무자급에서 접촉을 유지할 것임을 밝혔습니다. 중국의 지도자들도 북한정권에 대한 이러한 나의 견해를 충분히 납득하였습니다.
중국은 한국과의 교류증대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하였고, 우리도 이에 찬성하였습니다. 한․중 관계 발전 추세는 고무적인 것이며, 중국 지도층은 북한실정을 비교적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특기할 만한 점은 금번 중국 지도자들은 주한 미군 존재자체는 물론, 그 감축 가능성에 대해서도 전혀 언급을 하지 않았는데, 과거 형식상이나 꼭 거론하던 것과는 퍽 대조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대통령 : 중국은 우리의 우방인 미국의 친구이니,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습니다. 중국과는 과거 천여 년간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으므로 근 반세기간의 양국관계 단절은 부자연스러운 것으로서, 곧 정상화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소련의 경우는 중국과는 다른 점이 있습니다. 소련은 미국의 친구도 아니므로 우리의 소련과의 비정치적 분야에서의 교류 등, 대소관계 개선 노력은 소련의 대북 영향을 감안하여 북한의 남침저지에 최대 주안점이 있는 것입니다.
소련 등 동구권관계를 추진함에 있어, 우리 정부는 미국의 대 공산권관계 기본원칙과 맞추어서 미국과의 긴밀한 협조 하에서 시행해 나갈 것입니다.
부 시 : 중국의 대북한 지원은 과거의 일이며, 특히 군사분야에 있어서는 지원은 더욱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중국 측은 북한의 고립주의를 거북하게 생각하고 있는 반면, 한국을 존경하고 모방하려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중국은 한반도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본인은 왼손잡이로서 본인의 글씨가 잘 해독될지 모르겠으나, 시간이 없어 자세한 말씀을 드릴 수 없을 듯 하여 각하의 직접적 관심을 요청하고 싶은 사항을 적은 메모를 드리고저 합니다. 우리는 이런 것을 Non-Paper라고 부립니다만, 그 내용은 첫째 시장개방문제, 둘째 원화 절상 문제, 셋째 지적소유권 보장문제입니다.
상기 문제들이 물론 어려운 점이 있지만 매우 주요한 일이므로, 앞으로 미국 의회나 행정부 일각의 압력에 의하여 사안별로 처리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각하께서 필요한 조치를 취하시기 바랍니다. 의회의 보호주의적 경향이 점차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 그러한 여론의 압력은 잘못하면 양국간 전반적 관계까지 훼손시킬 우려가 있습니다. 이것만이 현재 양국간 주요현안 문제라고 하겠습니다.
대통령 : 어떠한 문제라도 상호 인내를 가지고 노력하면 해결이 가능하다고 믿습니다. 당장 해결을 보지 못하더라도 점진적이고, 단계적 해결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각하께서 심려하시는 3가지 문제해결을 위해 우리 정부와 민간에서도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음을 알려 드리고 싶습니다.
부 시 : 방금 Kelly 보좌관이 상기 시켜준 사항 하나를 추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본인이 중국의 이붕총리와 면담시 이붕 총리는 시기를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머지 않은 장래에 중앙정부 차원의 무역대표부를 한국에 설치할 예정임을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본인은 좋은 소식이라고 말하였습니다.
대통령 : 시간이 되었으므로 이제 자리를 옮겨 보좌관들과 함께 회의를 하시지요.
(확대회담)
대통령 : 베이커 국무장관, 수누누 비서실장, 스코우크로프트 안보보좌관, 시거 차관보 및 여러분들의 방한을 환영합니다.
우선 별도 개최된 바 있었던 외무장관 회담결과를 최호중 외무부장관이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외무부장관 : 안보협력, 통상문제, 북방정책에 관해 논의하였으며, 양측은 상호 이견이 없었습니다.
특히 베이커 장관은 현재 한국 내에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한국의 민주정치를 실증하는 것이라는 견해를 표시했습니다.
대통령 : 주요한 문제들을 논의한 듯 하며, 정상간에도 몇 가지 점에 의견을 교환하였으므로 시간관계상 우선 남북한관계에 관해 한 두 가지 언급하고저 합니다.
현재 북한에서는 김정일 세습체제가 확고히 굳어져 있으나, 북한은 선택의 기로에 서 있으며, 아직 통일에 대한 그들의 기본태도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현재 북한은 김일성의 유일 체제를 계속 하느냐, 또는 중․소등이 개방정책을 따라 개방하느냐, 하는 기본 노선상의 선택의 기로에 있으나, 현재 엉거주춤한 상태에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런 상태에서 북한은 현재 우리의 민주화과정을 최대로 이용하여 좌익 세력을 선동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대남 선전전략을 통하여 그 내부적 어려움을 남한에서 해소의 돌파구를 찾으려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때일수록 긴밀한 한․미 안보가 더욱 중요하며, 양국관계가 확고하다는 것을 널리 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부 시 : 유익한 평가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본인의 방한 사실 자체가 미국의 대한 안보공약이 확고하다는 것을 상징하며, 또한 양국관계가 최상의 관계임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한․중 관계는 매우 고무적이라고 생각되며, 이는 앞으로 대북한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미국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 한국정부와 사전 협의없이(behind the scences) 단독으로 여하한 조치도 취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신 행정부도 전 정부의 입장과 동일하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대통령 : 감사합니다. 미국의 대외정책은 자유진영 전체에 큰 영향을 가져옵니다. 미국의 힘을 바탕으로 한 대공산권 정책은 동․서간의 화해를 가능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책은 동북아에서도 동일하게 작용될 것으로 믿어지는 바, 특히 힘을 바탕으로 한 정책은 소련과의 관계 및 북한의 남침 방지를 위해서도 매우 효과적이고 능률적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한․미간에 긴밀한 협조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재 강조하고자 합니다.
부 시 : 미측으로서도 한국 정부와 공동으로 노력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대통령 : 양국 정부간 협력관계 증진을 위해 실무자간의 협조관계도 긴밀화하여야 할 것임은 물론, 한․미 정상간의 빈번한 회동을 통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정부간 협력관계를 일층 증진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부 시 : 노 대통령의 견해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베이커 장관도 언급하였듯이 현재 양국간 통상문제가 매우 중요함을 상기시켜 드리고자 합니다. 특히 지적소유권 문제, 원화절상 문제 등이 앞으로 원만히 해결되기를 희망합니다.
대통령 : 노력하면 안 되는 것이 없을 것입니다. 주요한 것은 상호 이해입니다. 민주주의의 뿌리를 내리는 일,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추진하는 일과 마찬가지로 통상문제도 일시에 모두 이룩될 수는 없는 것이고, 단계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 경제가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 된지가 2-3년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우리 국내적 인식이나 경제구조는 이러한 흑자시대에 충분히 적응되지 못한 형편입니다. 그러나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통상문제가 해결되도록 노력하고자 하니, 베이커 장관께서도 과도히 심려치 말기 바랍니다.
부 시 : 농산물 문제는 어느 나라에서나 정치인에게는 특히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것은 본인같이 도시 출신 정치인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한국의 농산품 시장개방에 대하여 강력한 협조를 요청하고 싶습니다. 현재 미 의회가 민주당 지배하에 있어, 무역보복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렇게 될 경우에는 본인 자신도 정치적으로 곤란하게 되지만, 한국 정부도 어려움을 당하게 될 것입니다.
농산물 문제는 한국뿐 아니라, 구라파와 일본도 마찬가지로 정치적으로 어렵지만,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입니다.
대통령 : 우리 정부가 농산물관계로 얼마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주한 미 대사대리도 잘 알 것입니다.
농민들의 폭력적인 시위가 증대되고 있으며, 며칠 전에는 국회의사당 앞에서 죽창을 들고 폭동을 일으키기도 하였습니다. 농산물 개방문제는 우리로서도 심각한 문제입니다.
뿐만 아니라, 한국은 이미 미국의 3대 농산물 수입 국이며, 앞으로도 계속 더욱 노력할 것이나, 우리도 여소야대의 정국으로 어려움이 많습니다. 귀국에서는 논쟁으로 문제를 해결하지만 우리는 폭력까지 동원되니 더욱 어려움이 큰 것입니다.(웃음)
부 시 : 특히 이 문제를 본인이 언급하는 것은 통상 문제가 안보협력에까지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미 의회는 미국상품에 대하여 시장을 개방하지 않는 국가에게 어떻게 안보지원을 할 수 있느냐 하는 분위기가 증대되고 있습니다.
본인으로서는 이러한 분위기에 최대한 저항해 나가겠으나, 경우에 따라서는 대통령으로서도 힘이 못 미치는 수가 있습니다.
대통령 : 여소야대의 어려운 점은 본인으로서도 잘 알고 있습니다. 오찬 시간이 되었으므로 오찬 장으로 옮기겠습니다.
부 시 : 한․미간 어느 문제 보다도 더욱 중요한 요망사항이 있습니다. 금년 본인의 방한행사와 관련, 귀 측에서 제작한 비표 뺏지가 아주 인상적인데, 하나 얻었으면 좋겠습니다.(웃음) (미주국장이 패용한 뺏치를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에게 전달하였으며, 부시 대통령은 자신의 넥타이핀을 미주국장에게 전달)
(오찬)
대통령 : 2차 대전때 태평양전쟁에서 해군 전투기 조종사로 참전하여 일본군에 이해 격추 당해 구사일생으로 생환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한 분이 히로히또 일본 천황 장례식에 미국 국민을 대표하여 조문한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라고 느낍니다. 나도 그러한 뜻에서 북한의 김일성과 만나 이야기 하려합니다. 과거도 중요하나 밝은 미래를 건설하는 일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한국의 전통 음식을 대접해 드리고저 합니다.
부 시 : 아주 훌륭한 식당입니다. 한국에도 인삼이 많이 나는지요?
대통령 : 한국이 인삼의 종주국이지요. 술은 포도주 외에도 한국이 전통적인 곡주도 마련했는데, 한잔 드시지요.(잔에 술을 부어 권함)
부 시 : 감사합니다. 무엇으로 만든 술입니까?
대통령 : 찹쌀로 만든 것이지요.
부 시 : 술 이름이 마주앙인데, 특별한 뜻이 있는 말인지요?
대통령 : 한국말로 마주 앉아 즐긴다는 뜻입니다.
부 시 : 한국은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전세계적인 인정을 받았습니다. 며칠 전 국제올림픽위원장과 미국 올림픽위원장의 방문을 받았는데, 사마란치 위원장은 짧은 시간을 모두 서울올림픽에 관한 칭찬으로 일관하더군요.
대통령 : 한반도에서 올림픽을 개최한 것은 전쟁위험이 상존 하는 이 나라에서 세계평화의 제전을 통하여 평화를 심고, 그것을 전세계로 확산해 보겠다는 국민의 뜻과 결의의 산물입니다.
부 시 : 올림픽에 대한 북한의 도발은 없었는지요?
대통령 : 많은 도발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외교 선전적 반대가 있었고, 올림픽 10개월 전에는 KAL기 폭파사건이 나서 수백 명이 희생된 사건도 있었습니다. 이런 만행에 대하여는 심지어 소련도 규탄했고, 우리는 미국의 도움을 받아 소련 등에 북한의 예상되는 도발을 억제토록 영향력 행사를 종용하기도 하였지요. 계획단계부터 종료단계까지 미국의 많은 협조와 지원이 있었습니다. 심지어 올림픽기간 중에는 동해에 미국 항모 전단이 배치되기까지 하였지요.
부 시 : 올림픽기간 중에는 아무런 사고가 없었지요?
대통령 : 보안사고는 한 건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유명한 벤 존슨 선수 같은 약물복용 사건은 있었지요.
부 시 : 올림픽시설은 잘 활용되고 있습니까? 혹시 유휴시설은 없는지요?
대통령 : 우리는 준비계획단계부터 가장 경제적인 시설활용을 고려했습니다. 그리고 사후시설 활용에 실패한 몬트리얼과는 달리 서울은 인구 1,000만이 넘는 도시이고, 계속 성장하고 있으므로 모든 시설이 더욱 필요한 형편이지요. 선수촌, 기자촌 등 시설은 민간에 아파트로 분양되어 모두 입주가 끝나기도 하였습니다. 라성올림픽 때부터 철저한 수지관리를 통하여 올림픽 흑자가 이룩되었는데, 그때 책임자인 P. Uberoth씨는 요즈음 무엇을 하고 있는지요?
부 시 : 미국 직업야구협회 회장인데, 곧 임기가 만료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통령 : 전에 들으니 정치에도 관심이 있다고 하던데요...
부 시 : 정치는 자기 손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물론 그가 캘리포니아에서 인기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베이커 장관 : 캘리포니아의 윌슨 상원의원이 사퇴하면 그 잔여임기를 채우는 후임자로 지명될 듯하고, 그 후 자신의 선거전을 생각하고 있는 듯 합니다.
대통령 : 그는 굉장히 능률적이고, 효과적인 대회 경영자였지요. 전에 ANOC 총회에서 소련 등이 스포츠의 상업주의를 비난하니까 미국 올림픽위원회 대표가 그에 반박하면서, 상업주의 운운하지만 그 자금의 90%는 미국 돈이니 염려말라고 하는 소리를 한 적이 있습니다. 같은 회의장에서 소련대표가 한국에는 미국 CIA가 많은데, 그런 곳에서 어떻게 평화로운 올림픽을 할 수 KGB요원이 얼마나 있는가 라고 반문한 적도 있습니다.(웃음)
부 시 : 올림픽기간 중 한국사람들이 소련대표단들의 행동에 호감을 가지고 환대해 주었다지요?
대통령 : 대체로 호감 받는 행동을 했지만, 그들은 모든 것이 정치적 목적에 따른 것이고, KGB의 조종을 받는 것이었지요. 순수한 민간활동은 별로 없었습니다. 한국 사람들도 그런 점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예컨대 볼쇼이발레단에게 선물을 주겠다고 하였더니, 그러지 말고 현금으로 달라고 하여 그 돈으로 전자제품 등 생활용품들을 구입하는 것을 보고, 그들의 생활의 어려움을 실감했다고 합니다.
부 시 : 소련 사람들이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도록 허용되었는지요?
대통령 : 별다른 제한은 없었지만, 그들은 모두 단체행동만 하였습니다.
라성올림픽때 미국의 힘을 실감한 일화가 있습니다. 미국의 멕시코계가 민족적 자부심이 몹시 강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권투시합에서 멕시코 선수가 미국 선수와 싸울 때는 미국 선수를 응원하지만, 멕시코 선수가 다른 나라 선수와 싸우면, 성조기를 흔들면서 멕시코 선수를 응원하는 것을 보고 미국의 위대한 동화력을 느낀 바 있습니다.
부 시 : 멕시코 계 미국인들이 문화적 긍지가 큰 것이 사실입니다. 나의 둘째 며느리가 멕시코 계인데, 2년 전까지도 멕시코시민권을 가지고 있었고, 그 집에서는 아이들도 모두 스페인어를 쓰고 있습니다.
대통령 : 우리와 미국은 참으로 친근한 사이이지만, 문화적 배경이 달라 의식상 차이가 있어 좀 더 많은 대화가 필요합니다. 미국에 사는 어느 한국 교포가 미식축구 구경을 하다가 갑자기 오한이 있어 전부터 알고 있던 미국인 의사가 옆에 앉아 있기에 그 의견을 물었더니, 의사가 집에 가서 쉬라고 하여 그렇게 하였는데, 며칠 후 그 의사로부터 진료비 청구서가 왔다 합니다. 그래서 이것은 억울하다고 생각하여 아는 미국인 변호사에게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가 물었더니, 그 변호사 말이 당신이 법에 호소하더라도 이길 전망이 없으니 포기하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며칠 후에는 그 변호사로부터도 청구서가 날아와서 놀랐다고 하는데, 이런 것이 문화적 배경의 차이에서 올 수 있는 의식상 문제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웃음)
부 시 : 재미있는 이야기입니다.
대통령 : 1982년 한․미 수교 백주년때 방한하셨지요? 헬리콥터로 보셨지만 서울이 많이 변한 느낌을 받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부 시 : 비행기에서 보았으나 크게 발전하고 약동적인 느낌을 받았습니다. 걸어 다녀보니 못해 유감입니다.
대통령 : 얼마 전 주재 외교단을 위한 만찬석상에서 그들에게 한 말인데, 한국은 급변하고 있고, 정치적 불안도 있으므로 본국에 한국정세를 보고할 때, 혹시 판단이 잘 서지 않을 경우가 있다면 항상 낙관적인 쪽을 택하라고 권고해 주었는데, 최근 한국정세 변천을 보면 대체로 그러한 낙관론이 우세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부 시 : 한국이 이렇게 큰 경제발전을 이룩했고, 정치도 민주화되고 있는데, 데모가 일어나는 이유가 도대체 어디에 있습니까? 일부 과격학생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대통령 : 데모세력은 크게 두 종류입니다. 하나는 혁명으로 현 체제를 전복해 보겠다는 좌익분자들이고, 다른 하나는 급격한 사회변혁을 촉구하는 세력입니다. 그간 급속한 경제사회 발전과정에서 균형상 문제가 있었고, 이로 인한 잠재력 불만세력이 존재해 오던 것이 급격한 정치자유화의 물결을 타고, 그 하나의 부작용으로 표면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 중 하나의 현상이 반미운동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를 힘으로 누르기보다는 인내와 관용으로 그 일부는 수용하고, 폭력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한 법 집행을 해 나갈 것입니다.
부 시 : 금번 본인의 방한과 관련해서는 데모가 없었는지요?
대통령 : 올림픽 전에 한국의 불안상황에 대한 보도가 있었지만, 실상은 보도된 것보다는 만분의 일도 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반미 선동이 있기는 하지만, 그 실세는 아주 극소수인데도 한국언론이나, 세계언론들이 이를 과장되게 확대 보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각하의 방문관련 데모는 아직 아무런 보고가 없는 것을 보면 별다른 사태는 없는 듯 합니다.
부 시 :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15명도 안 되는 데모가 있어도 이것을 텔레비전은 크게 보도합니다.
대통령 : 한국은 현재 가히 언론의 황금시대를 이루고 있습니다.
부 시 : 여기서도 기자들이 사진을 찍을 때 대통령에게 큰 소리를 지르나요? 나는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이렇게 큰 소리를 지를 때는 대통령이 답변을 하지 않는 관례를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대통령 : 보도를 통해 보고 듣고 있습니다. 현명한 조치라고 생각합니다.
부 시 : 오늘 이 오찬장으로 오는 청와대 안의 다리를 건널 때, 나에게ꡒ인권은 어떻게 되나요?ꡓ하고 소리를 치던 여기자는 소리지르기로 유명한 기자입니다. 나는 대답을 않고 감사하다고만 답변했습니다. 시간이 적어 아쉽습니다. 지금 국회에 가서 야당지도자들을 만나게 되어 있는데, 가기 전에 나에게 권고해 주실 말씀은 없으신지요.
대통령 : 정치적 안정 위에서 민주주의의 결실을 가져오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 북한이 종래의 노선으로부터 변화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한․미 양국간의 확고한 관계가 더욱 중요하다는 점을 일러주시면 좋겠습니다. 위대한 나라, 위대한 대통령을 위해 건배할 것을 제의합니다.
부 시 : 각하의 건강을 기원합니다. 시간이 짧아 아쉬우면, 국방장관 인준문제, 국회와의 관계 등 골치 아픈 일이 산적하여 빨리 떠나야 하는 것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古代올림픽의 이상을 再現한 서울올림픽
- 趙甲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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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2-04, 15: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