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의 시절'이란 조선일보의 제목

金 추기경이 민주화 운동을 위하여 활약하였던 1960, 1970, 1980년대가 '암흑의 시절'이라면 한국의 현대사는 '암흑의 역사'가 된다.
오늘 조선일보는 金壽煥(김수환) 추기경 他界 뉴스를 전하는 해설기사에서 제목을 '암흑의 시절 '민주화 중심'...국민들은 그의 입을 쳐다봤다'라고 붙였다. '암흑의 시절'이란 말은 부정확하다. 기사를 읽어보니 '암흑'이란 말은 없고 '엄혹한 시절'이란 말이 있었다. '暗黑(암흑)'은 편집기자가 선택한 것이다. 金 추기경이 민주화 운동을 위하여 활약하였던 1960, 1970, 1980년대가 '암흑의 시절'이라면 한국의 현대사는 '암흑의 역사'가 된다. 지난 61년의 대한민국 역사중에서 특히 영광의 시절, 건설의 시절, 역전 드라마의 시절로 기록될 30년이다. 1972~1979년의 유신시기에 언론의 자유와 정치의 자유가 부분적으로 제한되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시기는 경제적, 군사적으론 거대한 발전을 이룬 시기이다. 중화학공업 건설, 새마을 운동, 自主국방력 건설, 중동진출이 이 시기였다. 물질적 면에서 대한민국을 후진국에서 선진국 문턱까지 밀어올린 시기이다. 이 물질적 기반이 민주화의 토대가 되었다. 종합적으로 평가하면 '榮辱의 시기', 그러나 榮光이 더 많았던 시기이다. 이 시기를 '암흑의 시기'라고 단정하는 것은 이 시기를 '영광뿐인 시기'라고 설명하는 것보다 더 큰 왜곡이다. 편집기자가 暗黑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썼는지도 궁금하다. 暗黑은 '어둡고 깜깜하다'는 뜻이다. 성실한 국민 다수에게 박정희, 전두환 시절이 그런 '암흑의 시절'이었을까? 이런 自虐的 표현은 한국 현대사에 대한 모독이다.

1979년 10.26 사건(朴 대통령 피살 사건)부터 1980년의 광주사태 및 신군부 집권시기는 피해자 입장에선 '암흑의 시기'일 수가 있다. 역사는 이 시기의 갈등을 이렇게 기록할 것이다.

[朴 대통령의 죽음을 민주화의 好機로 본 세력과 국가위기로 본 세력의 대결에서 後者가 이겨 집권하였다]고. 이 시기조차도 '암흑의 시절'이라고 설명하는 것은 주관적이다.

本文 기사를 쓴 김한수 기자는 金壽煥 추기경에 대하여 균형 잡힌 글을 썼다. 그는 좌경 세력을 '이른바 민주화 세력'이라고 표기하였다. 이 세력의 한 사람이 2005년 자신들을 비판하는 김수환 추기경에 대하여 '시대에 뒤떨어진 분'이라고 비판하였더니 金 추기경은 이렇게 말하였다고 한다.

'지금까지 너무 칭찬만 듣고 살아서 은근히 걱정이었는데, 그런 비판을 한 분들께 감사드린다.'

金 추기경이 권위주의 정권을 비판한 것보다 末年에 '이른바 민주화 세력'의 獨斷과 僞善을 비판한 것이 더 용기 있는 행동이었을지 모른다.
  • 트위터
  • 페이스북
  • ↑위로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댓글쓰기 주의사항

댓글달기는 로그인후 사용하실 수 있으며, 내용은 100자 이내로 적어주십시오. 광고, 욕설, 비속어, 인신공격과 해당 글과 관련 없는 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됩니다.

PC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