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거는 경찰, 목숨 안 거는 검찰

검사가 난동자들을 진압하다가 죽었다는 뉴스를 들은 적이 없다.
검찰이 화염병 폭력난동 시위자들이나 체제반대자들을 진압하다가 목숨을 잃었다는 기사는 난 적 없다. 반면, 경찰이 화염병이나 신나 뿌린 농성자들, 체제반대자들을 진압하다가 목숨을 잃은 기사는 오늘날까지 한 두 번이 아니다.



경찰의 목숨이 껌 값처럼 된 것이다. 이런 마당에, 검찰이 나서서 '과잉진압'했는지 조사한다 하고, 경찰청장을 부른다 하고, 경찰이 화염류로 살해된 지 일주일이 지났는데, 아직까지도 '과잉진압'했는지 알 수 없다고 발표하고 있다.



아래는 오늘 나온 검찰 수사팀의 발언이다.



'진압 직전 '액체'를 3층과 4층 간에 뿌리는 동영상이 확보 되었다.'

'액체가 '신나' 인지 '생수' 인 지는 알 수 없다.'

'구속자 가운데 (수사에) 협조적인 사람은 거의 없다.'

'농성자가 신나를 뿌렸다 쳐도 그것이 고의였는지는 끝내 확인될 수 없다.'

'신나를 뿌려 놓고 위협만 하려 했으나 실수로 화염병을 떨어뜨렸을 수도 있다.'

http://news.joins.com/article/3471553.html?ctg=1203



'과잉진압이라고 의심할 부분은 없다. 그렇다고 과잉진압이 없었다고 단정하기도 이르다.'

'경찰매뉴얼에 화염병이 있으면 이를 소진하게 하고 진압한다는 규정을 찾아냈으나 이 역시 애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01/28/2009012800010.html



신나인지 생수인지 알 수 없다고 한 검찰의 발언이 가장 희극적이다. 얼마나 화염병폭도들을 보호하고 싶었으면, 나올 만한 발언인가.



살인자가 총을 쏘고 총성이 울리고 나자 희생자가 죽더라라는 상황설정에서, 그것이 그 총 때문에 죽었는지 아니면 희생자가 평소 심장병이 있어 그 순간 때맞춰 죽었는지 인과관계를 알 수 없다는 식의 조사나 마찬가지다.



화염에 불타죽은 사람들이 6명이나 되고 화상입은 부상자들까지 수십명인데, '액체'가 뿌려진 후에 불에 타죽었다는데(시간상의 前後는 명확하다고 발표함), 그 현장에 뿌려진 것이 生水인지 신나인지 알 수 없다니, 生水로도 불이 붙는다고 검찰은 본단 말인가 ? 화염폭도들이 마음이 선량하여 미리 불이 날 것을 대비, 살수하여 두었다는 가상 시나리오인가 ?



중요한 것은 경찰은 목숨을 거는데, 검찰은 목숨을 걸지 않는다는 현실이다.



만일, 검찰도 저런 발언 한 개를 할 적마다 대한민국 경찰처럼 목숨이 오락가락, 목숨을 걸어야 매번 산다면, 신나인지 生水인지 알 수 없다. 과잉진압인지 아닌지 구분할 수 없다 같은, 東인지 西인지 알 수 없다 수준의, 일주간 씩이나 수사하면서, 오비이락 식의 발언은 할 수 없을 것이다. 창피해서도.



검찰의 역할은 대체 무언가? 되도록 목숨 안 걸고 수사하기인가? 목숨을 걸고 화염폭도들 진압하는 경찰은 있는데, 목숨 걸고 진실을 세울 검사는 없다는 건가 ?



2009.1.28. 파아란 한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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