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張成澤밖에 없다"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 김광진씨 논문에서 뽑음.
*아래 기사는 지난 주 있었던 NK지식인연대 창립기념 세미나에서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선임연구권 김광진씨가 발표한 '북한의 3代 권력세습과 한계'란 제목의 논문에서 張成澤 부분만 뽑은 것이다. 金씨는 북한의 금융기관에서 근무하다가 한국에 온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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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김정일의 심각한 건강이상 징후로 북한권력변화에 대한 논의와 대응이 뜨거워지고 있다. 김정일의 정상적인 통치행위가 불가능할 경우 북한체제가 어떻게 작동할 것인가는 향후 권력의 변화를 예측하게 하는 징조이다.
북한에는 현재 김정일을 대체할 만한 1인 권력구도가 존재하지 않는다. 즉 컨트롤 타워가 없다는 이야기다. 그렇다고 후계체제, 권력세습도 준비되어 있지 않다. 그렇다면 북한체제는 어떻게 작동할 것인가.
답은 집단지도체제를 가능하게 해주는 정책결정구조에 있다. 북한의 집단정책결정구조, 권력기관에는 국방위원회, 당 정치국, 당 비서국, 당 군사위원회,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내각이 있다. 과거 각 기구들은 고유한 의미의 집단정책결정기구로서 작동한 것이 아니라 김정일의 절대적인 지배와 통치하에 그의 지시를 집행하고 모든 방침을 형식적으로 추인하는 역할을 수행하였다. 그러나 김정일의 정상적인 통치가 불가능하고 그를 대신할 1인 컨트롤 타워가 없거나 불가능하다면 이 정책기구들 중에서 권력이 집중되고 작동 가능한 기구들이 움직일 것이다.

북한의 최고군사통치기구인 국방위원회는 김정일이 건재할 때는 높은 위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김정일이 없는 국방위는 유명무실하다. 지금까지도 상설조직으로 정연한 기구체계를 갖고 활동한 것이 아니라 국방위원장 명의의 명령을 하달하거나 그 명령집행을 위한 감독, 검열, 총화를 개별적 사람들이 맡아 하는 식으로 역할을 수행하였다. 또한 성원들도 대부분 국가 중요 직을 겸임하거나 물러난 경우 또는 앞으로 중요 직책으로 옮기기 전에 머무르는 겸직, 퇴직, 임시직의 성격을 보이고 있다. 결국 이 기구는 국가 통치나 정책결정의 상설적인 정규조직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상징적인 국방위의 역할은 김정일이 없으면 기능을 상실할 것이다.
당 정치국의 기능도 상실 된지 이미 오래다. 김일성통치시기에는 중요했지만 김정일은 당비서국과 당 개별부서들과의 직접적인 연계를 통하여 정책결정을 하고 통치하여 왔다. 정치국 상무위원도 김정일 혼자이며 수장이 없는 정치국은 자기 역할을 되찾지 못할 것이다. 또한 정치국 위원, 후보위원들도 실지 권력 행사자들의 집단보다는 원로들을 구색을 맞추어 모아놓은 상징성을 더 많이 띠고 있다.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내각은 정책결정기관보다는 채택된 결정을 형식적으로 추인하거나 집행하는 기구에 불과하다.
결국 남는 것은 당 비서국, 당 군사위원회이다. 앞으로 이 두 기구에 누가 영향을 가장 많이 행사할 수 있는가에 따라 권력의 판도가 갈릴 것이다. 즉 당의 권력이 중요시 될 것이며 과거 ‘선군정치’하의 군 권력, 국방위원회중심의 통치가 당의 영도에 의한 통치로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다면 당비서국, 당 군사위원회에 영향을 행사하는 당내권력에 대해서 살펴보자. 당 기구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서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조직지도부, 행정부이다. 조직지도부는 중앙당안의 중앙당이라고 볼 수 있다. 당비서국 요직은 물론 중앙당, 중앙기관, 군을 포함한 권력기관 전체를 장악하고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행정부는 장성택이 수장이며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보안성(경찰), 검찰소, 재판소를 비롯하여 군을 제외한 북한의 모든 사법검찰, 통치기구를 확보하고 있다. 이 양대 권력이 당 권력, 북한권력의 핵심이다.

조직지도부는 당생활지도를 맡은 이제강제1부부장, 군을 맡은 이용철제1부부장 이렇게 雙頭마차의 권력으로 구성되어 있다. 김정일이 직접 통치할 때는 독대나 직접적인 연계를 통하여 권력행사를 할 수 있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독자적인 세력으로 비서국이나 당 군사위원회에 영향력을 행사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서기실이나 김정일과 직접 독대가 잦은 라인에 의존할 것이다. 그들이 바로 김옥이와 장성택이다.

김옥은 현재의 역할은 중요해지겠지만 고영희가 죽은 2004년부터 부상했음으로 영향력이 그렇게 크지는 못할 것이고 나이도 어리기 때문에 국가통치 전반을 좌우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결국 장성택밖에 없다. 장성택은 행정부장이 되기 전 노동당 조직지도부 행정부문 제1부부장으로 있으면서 조직부장으로서의 지위를 누렸다. 북한의 2인자 행세를 한 셈이다.

따라서 조직지도부는 장성택의 많은 영향 하에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행정부장으로서 조직지도부의 수장역할을 한다는 것은 아니다. 김정일과의 독대, 개별적 일군들과의 인맥을 통해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며 또한 서기실을 통해서 권력행사를 할 것이다. 서기실은 정책결정기구는 아니지만 김정일의 거동이 불편해 질 경우 권능이 확대될 것이며 조직지도부 부부장의 직함으로 활동하고 있는 서기실 내 간부들은 장성택의 영향 하에 이미 있다. 또한 장성택에게 유리한 것은 군을 제외한 모든 국가통치기구들을 장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과거 권력지위로 보나, 인기나 리더십으로 보나, 현재의 권력구도로 보나 그가 과도적으로 북한권력을 좌우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한 유의할 점은 북한에서의 가장 혹독한 검열, 숙청은 당 조직지도부,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보안성, 검찰을 중심으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이 모든 부서들에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은 장성택 한사람뿐이다. 이는 장성택이 결심만하면 언제든지 자기의 반대파, 정적을 숙청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의 권력에 도전할만한 자나 세력은 없다. 김정일 건강악화기에 조금만 잘못하면 바로 숙청할 수 있다. 또한 조작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1990년대 말 북한권력, 사회에 전대미문의 피바람을 일군 ‘심화조사건’도 인민보안성 채문덕정치국장을 이용하여 장성택이 조종한 것이다.

장성택의 아킬레스건은 군부를 장악하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장성택이 反金을 선택하지 않는 한 적어도 일정기간 또는 현직 군부의 장성들은 장성택에게 도전하지 않을 것이다. 권력을 틀어쥘 수 있는 일정기간의 시간이 주어지면 장성택은 군도 장악할 것이다. 시간은 그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장성택은 달러자금줄도 확보하고 있다. 김정일 통치자금, 혁명자금마련과 집행에서 독보적인 존재였다. 비자금은 김옥이나 서기실에서 관장할 수 있지만 혁명자금은 장성택의 수중에 놓일 것이다. 또한 그는 경제운영에 깊이 관여해 왔으며 많은 경험을 이미 쌓았다. 특히 건설에 능하며 신의주특구도 주도하는 등 북한경제정책변화에도 주축이었다.
현재 북한의 상황에서 장성택을 중심으로 한 집단지도체제의 과도기 권력은 최선이라고 본다. 그리고 다른 옵션에 비해서 가장 안정적일 것이며 남북관계나 북한의 개혁, 개방의 견지에서도 진전을 기대해볼만 하다. 김부자 체제나 정치를 완전히 부정하지는 못하더라도 그보다 더 낳은 정책, 인민들을 먹고살게 해주는 개혁, 개방의 노선을 선택하면 인민들도 따를 수 있지 않을까 희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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