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명: IHT-중앙 데일리
게재일: 2008년11월14일 (금)
필 자: 박 성수 (명지대학교 초빙교수, 전 중앙데일리 논설위원)
오바마의 “변화”와 평양
-오바마는 부시의 對北 포용정책을 승계하겠지만 몇 가지 근본적인 수정을 가할 것이다.
지난 화요일 바락 오바마의 미국 대통령 선출은 북한 핵 문제에 관한 미국과 북한간 협상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지금 전 세계의 이목은 오바마 정부가 펼 정책의 실마리를 찾는데 집중되어있으며, 북한도 예외는 아니다.
북한 외교부 미주국 이근 국장이 전 미국 외교협회와 코리아 소사이어티 초청으로 지난주 목요일 뉴욕에 도착했다. 도착 첫날 이근은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 크리스토퍼 힐을 만났다. 이 자리에는 대선 기간 중 오바마 당선자에게 대북정책을 자문해온 것으로 알려진 동 아시아 전문가 프랭크 자누지도 자리를 같이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 국무부 대변인 로버트 우드는 “실질적이며, 진지한 대화를 나누었으며, 참석자들은 향후 6자 회담의 진전 방향을 중점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근에게 그 회동은 오바마의 對北 정책 방향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음에 틀림없을 것이다.
부시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기 전에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여 외교적 성과를 거양하려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실패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부 진보진영 인사들은 부시 행정부가 2002년부터 2005년까지 북한과 직접 협상하는 것을 피했기 때문에 북한 핵 문제를 어렵게 만들었다고 비난한다. 그들은 부시 행정부의 비타협적인 접근 방식 때문에 북한이 1994년 체결한 제네바 합의를 깨고 영변의 핵 시설을 재 가동하여 최소한 4개의 핵 무기를 만들기에 충분한 플루토늄을 추출했으며,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2-3개의 핵 탄두와 함께 6-7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게 되었고, 핵 실험도 실시했다고 주장한다.
오바마 당선자도 大選기간 중 부시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포용정책을 너무 늦게 취했다고 비난하고 김정일과 직접 대화를 할 용의도 있음을 표명하기도 했다.
부시 행정부가 특별사찰을 포함한 북한 핵 시설에 대한 검증절차에 동의할 것을 요구하자, 북한은 지난 8월 영변 핵 시설에 대한 동결을 해제하고 플루토늄 추출 작업을 재개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러자 진보진영 인사들은 부시 행정부가 “어리석게도 협상에서 자기가 맡은 몫도 못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부시 대통령에게 검증절차는 다음 단계로 미루고 당장 북한을 국무부의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라고 요구했다. 그래서 부시 대통령은 그들의 주장대로 했다.
오바마도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는 것을 지지했으며, 부시 행정부가 다시 대북포용정책을 쓰기 시작한 후 북핵 문제에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상 오바마의 발언은 오바마 당선자가 부시 2기 행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을 승계할 가능성이 크다는 추측을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의 對北정책을 크게 “바꿀” 가능성을 암시하는 발언도 있다. 오바마는 북한 핵 문제를 “국제 공조”를 통해 다루어야 한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으며, 6자 회담을 국제공조로 가는 “임시 가교”로 간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05년 5월 오바마는 핵 비확산 조약(NPT) 을 강화하여 북한과 같이 비확산 조약(NPT) 을 위반하는 국가들이 자동적으로 강력한 국제 제재에 직면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오바마는 현행 핵무기 非확산 체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의 전임 대통령들이 취했어야 할 대처방안을 제시했다. 핵무기의 확산 금지는 국제사회가 총체적으로 대처해야 할 문제이지, 어느 강대국이 일방적으로 결정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그리고 북한 이외에도 핵무기 개발 야망을 가진 나라, 예를 들어 이란 같은, 나라들이 있다. 지난 주 이란 대통령이 오바마 당선자에게 보낸 축하 서한에 관한 질문에 답변하면서 오바마는,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그와 같은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우리는 국제공조를 강화해야 한다.” 라고 말했다.
국제사회에는 모든 국가에 동등하게 적용되는 국제적으로 인정된 규칙이 있어야 한다. 오바마가 지적한 바와 같이 핵무기 비확산 조약 (NPT) 은 실행 가능한 시행규칙으로 강화되어야 한다.
북한과의 직접 대화와 타협을 강조하는 진보진영 인사들은 위기의 근본 원인이 북한이 1994년 핵 합의를 위반 한데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은 간과하고, 문제를 외교적 해결이라는 겉치레로 그럴싸하게 꾸미고 넘어가려고 하며, 심지어는 북한이 전형적인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할 때마다 매번 양보를 해서 까지 그렇게 하려고 한다.
진보진영 인사들의 그와 같은 행태는 북한이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할 때마다 북한에게 양보하는 것이 북한과 대화하는 포용정책이고, 북한의 요구를 거절하는 것은 대화를 거부하는 강경노선이라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주었다.
더 큰 폐해는 북한이 이를 저들의 목적에 유리하게 이용한다는 점이다. 북한은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하기만 하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은 미리 알고 협상하는 셈이다.
부시 행정부가 3년 동안 북한과 대화를 하지 않은 것은 물론 중대한 실책이었다. 그러나 북한이 비밀리에 농축 우라늄을 이용한 핵 개발 계획을 추진하였고, 1994년 제네바 합의를 어기고 플루토늄을 추출했다는 사실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적절한 제재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그보다 더 큰 실책이었다.
오바마는 부시의 對北 포용정책을 승계할 것이다. 그러나 그 포용정책에는 근본적인 수정이 가해질 것이다. 전임 대통령들과는 달리 오바마는 보다 많은 국가들이 북한 핵 문제 해결에 참여하도록 유도할 것이며, 핵 비확산 조약 (NPT) 체제를 강화하고, 필요하다면 규칙을 위반한 국가들을 응징하는 도전적인 외교를 펼칠 것이다.
오바마와 평양
- 박성수(명지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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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11-16, 2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