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해치는 가치관 지지 못한다” “北인권연구 ‘소홀’ 반성한다”
출처 : 데일리엔케이
[송대성 신임 세종연구소장
국민의 정부-참여정부 10년간 ‘햇볕정책’이 對北정책의 주류로 통하던 시절, ‘세종연구소가 지나치게 친북·좌파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민간 연구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소속 연구위원들의 주장은 ‘햇볕정책 지지’ 일색이었다. 그 시절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고 정부의 대북정책에 거침없는 ‘쓴소리’를 토했던 연구위원이 있었다.
10년 동안 정권의 따가운 눈초리를 받았던 연구위원이 지난해 12월30일 세종연구소를 이끌어가는 차기 수장으로 선임됐다. 그가 바로 송대성 신임 세종연구소장(사진)이다.
소장으로서 첫발을 내딛은 그는 먼저 ‘반성’과 ‘혁신’이란 화두를 꺼내 들었다. 송 소장은 “지난 10년간 세종연구소가 ‘뭘 하는 기관인지 모르겠다’ ‘대한민국을 위한 연구소인지 북한을 위한 연구소인 잘 모르겠다’는 말도 있었다”며 ‘반성’을 약속했다.
이어 “진보-보수, 친미-반미, 친북-반북 등 다양한 가치관을 존중하지만, 이 가치관들 가운데 대한민국을 훼손하는 ‘가치’까지 존중될 수는 없다”며 “우리 연구소는 대한민국을 해치는 가치관은 지지 못한다”며 분명한 선을 그었다.
그는 또 북한 인권문제와 관련한 연구에 소홀했던 점을 반성했다.
송 소장은 “북한 인권문제를 외면하는 것은 남북관계에서 알맹이가 빠진 것과 같다”며 “북한이 좋아한다고 해서 연구하고, 싫어한다고 연구하지 않을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보완하면서 연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송 소장은 공군사관학교 교수와 공군기무사령부 참모장을 거쳐 1996년 정책연구실장으로 세종연구소에 첫발을 디뎠다. 2001년 이후에는 안보연구실 연구위원으로 안보와 남북관계에 대한 연구에 집중했다.
[정재성 기자]
[다음은 송대성 세종연구소장 인터뷰 전문]
-그동안 세종연구소가 너무 친북·좌파적 성향으로 흐르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많았다.
세종연구소의 장점은 정권의 변화와 상관없이 다양한 가치관이 존중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의 정부-참여정부로 이어지는 지난 10년 동안 몇 명 소속 연구위원들이 할 말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지난 10년 세종연구소가 ‘뭘 하는 기관인지 모르겠다’ ‘대한민국을 위한 연구소인지 북한을 위한 연구소인 잘 모르겠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는 연구소 내 다양한 연구위원들의 북한에 대한 인식의 차이에서 비롯됐다. 북한에 대한 인식에서 ‘김정일은 남침 의지와 능력이 있다’는 것과 ‘김정일은 남침할 의지도 능력도 없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큰 차이를 낳는다. 실제 연구위원 중에는 전자의 인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 상당수였다. 따라서 자연히 대북 포용정책을 지지하는 주장을 폈다. 때문에 지난 10년 ‘햇볕정책’ ‘포용정책’에 따라 이 같은 연구위원들이 주류가 되면서 연구소가 친북·좌파적인 성향이라는 평가를 받은 것 같다.
하지만 김정일의 실체는 아직 남침할 의지도 있고 능력도 있다. 단지 남침할 자신감이 없고 여건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진보-보수, 친미-반미, 친북-반북 등 다양한 가치관을 존중하지만 이 가치관 가운데 대한민국을 훼손케 하는 ‘가치’까지 존중될 수는 없다. 결국 대한민국의 건강한 발전을 위한 가치가 돼야 한다는 의미다. 연구위원들에게도 그런 면을 강조할 생각이다. 우리 연구소는 대한민국을 해치는 가치관은 지지 못한다.
-향후 운영계획은?
연구소는 연구결과라는 ‘탄환’을 만들어 타깃(정책결정)을 향해 쏜다. 연구위원들이 목표를 생각하면서 질 좋은 탄환을 생산해 나라 발전을 위한 정책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그동안의 탄환이 나라발전에 기여했는지, 해쳤는지에 따라 맹반성하고 그것을 잘 정련하겠다. 그동안 연구위원들이 어떤 활동을 했는지 정련화해서 불순물을 제거해 효율적인 연구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연구위원을 확충할 예정이다. 1년씩 계약하는 객원연구위원 제도를 적극 도입해 젊은 인재들을 대폭 채용하겠다.
-북한 인권 관련 연구에 소홀했다는 비판도 있는데.
지난 10년 대북정책의 큰 흐름 중 하나가 북한 인권문제를 거론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이러한 분위기 때문에 우리 세종연구소 뿐 아니라 한국의 대부분 연구소들이 북한 인권문제에 소극적으로 임했던 것도 사실이다.
사실 남북관계에서 북한 인권문제는 ‘핵심주제’ 중 하나다. 따라서 그것을 외면하고 다른 것만을 말하는 것은 알맹이가 빠진 것과 같다. 북한이 좋아한다고 해서 연구하고, 싫어한다고 연구하지 않을 문제가 아니다. 특히 북한 인권문제는 국제적 공조를 통해 연구할 과제인데 아직 우리는 이를 적극적으로 연구할 전문가가 갖춰지지 않았다. 아직 북한 인권문제를 금년도 연구 과제로 설정한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어떤 형태로든 다룰 것이다. 보완하면서 연구해 나가겠다.
-북한 새해공동사설에 대해 평가한다면?
이번 북한 공동사설은 새로운 것이 없다. 미국엔 부드럽고 남한은 강박하는 내용의 소위 ‘통미봉남’에 목적이 있다. 북한은 미국의 오바마 정부 출범에 따라 맘에 들지 않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폐지하려고 하고 있다. 또 무슨 수를 쓰든 핵보유국 위치를 차지하려는 속셈도 숨겨져 있다.
-북한의 개혁·개방, 후계구도에 관심이 높다. 전망은?
현 상황에서 당장 북한이 개혁·개방으로 나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김정일은 개혁·개방을 자기 권력의 붕괴로 여긴다. 사실 북한이 주장하는 ‘자력갱생’을 위해서라도 개혁·개방은 필요한데,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자는 주장 자체가 체제 붕괴 주장으로 덧씌워지는 북한의 현실에서는 ‘거론’ 자체도 어렵다. 김정일이 죽기 전까지는 어렵다고 본다.
후계구도는 김정일이 죽거나 식물인간이 되지 않으면 구체적으로 나오기 어려울 것이다. 김정일은 자신이 아닌 다른 이들에 의해 후계구도가 거론하는 것 자체를 반란, 체제도전으로 여겨기 때문에 설사 이야기가 나오더라도 구체적으로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북한이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을 목표로 삼고 있는데.
북한은 단계적으로 선별 교류협력→경제적 실리추구와 연방제 통일문화 확충→강성대국 건설→연방제 통일을 단계적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국민의 정부-참여정부에 이어졌던 선별적 교류협력은 끊겼고, 금강산·개성관광 등의 중단으로 그나마 경제적 실리추구도 단절됐다. 이와 더불어 연방제통일문화 확산도 지난 대북정책에 대한 남한 사회의 반발에 따라 북한 뜻대로 안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결국 북한의 소위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이라는 것이 자신들의 의지대로 안 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대남정책 평가한다면?
북한은 3대 모순에 빠져있다. 북한은 햇볕정책만을 그리워하면서 대남 강박행위만 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선 정권이 바뀌면 대내·대외 정책의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다. 정권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자신들의 취향에 맞게 정책만 바꾸라고 한다. 큰 집의 주인이 바뀌었는데 작은 집이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식이다.
두 번째는 ‘우리민족끼리’를 강조하면서 통미봉남을 강조하는 모순이다. 지금까지 자신들의 주장을 스스로 허위라고 시인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의 공동조사 요구도 받아들이지 않고, 대화도 하지 않으면서 ‘우리민족끼리’만 되풀이 하고 있다.
세 번째는 남남갈등으로 이명박 정부를 길들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이는 햇볕정책지지자들이 국민의 절대적 지지를 받으면 가능하지만 현재는 전혀 그렇지 않다.
결국 북한이 이같은 세 가지 모순을 수정하지 않는 한 남북관계의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다.
-남한의 대북정책 평가한다면?
지난 10년간 국민의 정부-참여정부는 북한 김정일에 대한 실체 인식 자체가 틀렸다. 예를 들어 김정일을 공자·맹자로 인식하면 김정일을 ‘모시는’ 것이 돼야하고, 김정일을 조폭으로 인식하면 김정일을 ‘다스려야’ 한다. 북한을 놓고 정책에서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이 같은 인식의 차이에서 출발한다. 햇볕정책 지지자들은 김정일을 지나치게 선하게 인식함으로서 많은 문제점들을 갖게 됐다.
반면 이명박 정부는 북한 김정일 정권의 실체를 인식하는데 이전 정부보다 훨씬 객관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초기 ‘비핵·개방·3000 구상’, 한반도 경제선진화, 호혜적 경제협력 등 지난 정권의 잘못된 대북정책을 수정하면서 김정일의 객관적 실체를 인식해 합리적인 대북정책을 내놨다.
하지만 북한의 강한 반발과 친북좌파들의 부정적인 여론 조장에 따라 뒤로 물러선 부분도 없지 않다. 국민을 적극적으로 설득하지 않고 물러서게 되면 북한은 더 만만하게 여겨 더욱 강박하고, 윽박지르게 된다. 대북정책의 방향 설정이 옳은 만큼 국민을 설득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북한과의 대화에 조급할 필요가 없다. 북한이 현 남북관계의 책임을 남한에 전가하기 때문에 ‘대화’가 안 되는 것이지, 남한의 대북정책에 기인한 것은 아니다.
-2009년 남북관계를 전망한다면?
6월까지는 경색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오바마 정부 이후 북한은 통미봉남 차원에서 갖가지 노력을 다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도 북한도 대화하는 과정에서 서로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결국 북한의 의도처럼 남한만 소외시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결국 북한은 통미봉남이 안 된다는 것을 깨닫고 경제난 등 내부 상황에 따라 과거에 재미를 봤던 쌀·비료·전력 문제 등의 지원을 간청하면서 굽히고 들어올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제대로 예견하면 된다. 조급할 필요가 없다.
-오바마 신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은?
일단 오바마 정부는 북한과 직접대화를 시도할 것이다. 관계정상화 노력도 하면서 한반도 전역에 영향을 미치려고 할 것이다. 다만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와 ‘북핵성과’의 우선순위에 따라 미국의 대북정책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북핵문제를 우선 해결하려고 할 때에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북한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길 원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초기 북한은 ‘관계 정상화’를 우선 논의하자고 할 가능성도 있다. 오바마 정부는 북핵폐기 원칙을 분명히 하면서 고자세를 유지하다 더 이상 김정일 정권이 버티지 못할 때 리비아식 경제보상 해법을 제시할 수도 있다.
북한에게 경제적으로 보상해줘야 한다는 것은 민주당 정부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거기엔 북한 인권문제라는 걸림돌이 존재한다. 민주당 정부도 인권문제는 양보하지 못하는 것이다. 북한 인권문제 등의 변수에 따라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과 미북관계가 정해질 것으로 본다.
-북핵 6자회담은 어떻게 될 것으로 보는가?
부시 정권이 막판 직접대화를 추구했음에도 성과가 없었기 때문에 오바마 행정부도 직접대화가 성공하리라는 자신감은 없다. 따라서 보완하는 의미에서 6자회담은 부정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미국과 북한의 협상 결과에 따라 6자회담의 향방도 결정될 것이다.
-북핵문제의 향방은?
오바마 정부의 신념에 달렸다. 북한을 핵보유국 인정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국익을 우선시 하는 미국은 해롭지 않는 범위 내에서 북핵을 통제할 수 있다면 ‘핵보유국 하나가 늘어난 것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다만 이 경우 일본, 대만, 남한의 핵보유 요구도 거세져 오바마 정부도 골치 아픈 문제가 될 수 있다.
출처 : 데일리엔케이
[송대성 신임 세종연구소장
국민의 정부-참여정부 10년간 ‘햇볕정책’이 對北정책의 주류로 통하던 시절, ‘세종연구소가 지나치게 친북·좌파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민간 연구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소속 연구위원들의 주장은 ‘햇볕정책 지지’ 일색이었다. 그 시절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고 정부의 대북정책에 거침없는 ‘쓴소리’를 토했던 연구위원이 있었다.
10년 동안 정권의 따가운 눈초리를 받았던 연구위원이 지난해 12월30일 세종연구소를 이끌어가는 차기 수장으로 선임됐다. 그가 바로 송대성 신임 세종연구소장(사진)이다.
소장으로서 첫발을 내딛은 그는 먼저 ‘반성’과 ‘혁신’이란 화두를 꺼내 들었다. 송 소장은 “지난 10년간 세종연구소가 ‘뭘 하는 기관인지 모르겠다’ ‘대한민국을 위한 연구소인지 북한을 위한 연구소인 잘 모르겠다’는 말도 있었다”며 ‘반성’을 약속했다.
이어 “진보-보수, 친미-반미, 친북-반북 등 다양한 가치관을 존중하지만, 이 가치관들 가운데 대한민국을 훼손하는 ‘가치’까지 존중될 수는 없다”며 “우리 연구소는 대한민국을 해치는 가치관은 지지 못한다”며 분명한 선을 그었다.
그는 또 북한 인권문제와 관련한 연구에 소홀했던 점을 반성했다.
송 소장은 “북한 인권문제를 외면하는 것은 남북관계에서 알맹이가 빠진 것과 같다”며 “북한이 좋아한다고 해서 연구하고, 싫어한다고 연구하지 않을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보완하면서 연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송 소장은 공군사관학교 교수와 공군기무사령부 참모장을 거쳐 1996년 정책연구실장으로 세종연구소에 첫발을 디뎠다. 2001년 이후에는 안보연구실 연구위원으로 안보와 남북관계에 대한 연구에 집중했다.
[정재성 기자]
[다음은 송대성 세종연구소장 인터뷰 전문]
-그동안 세종연구소가 너무 친북·좌파적 성향으로 흐르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많았다.
세종연구소의 장점은 정권의 변화와 상관없이 다양한 가치관이 존중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의 정부-참여정부로 이어지는 지난 10년 동안 몇 명 소속 연구위원들이 할 말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지난 10년 세종연구소가 ‘뭘 하는 기관인지 모르겠다’ ‘대한민국을 위한 연구소인지 북한을 위한 연구소인 잘 모르겠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는 연구소 내 다양한 연구위원들의 북한에 대한 인식의 차이에서 비롯됐다. 북한에 대한 인식에서 ‘김정일은 남침 의지와 능력이 있다’는 것과 ‘김정일은 남침할 의지도 능력도 없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큰 차이를 낳는다. 실제 연구위원 중에는 전자의 인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 상당수였다. 따라서 자연히 대북 포용정책을 지지하는 주장을 폈다. 때문에 지난 10년 ‘햇볕정책’ ‘포용정책’에 따라 이 같은 연구위원들이 주류가 되면서 연구소가 친북·좌파적인 성향이라는 평가를 받은 것 같다.
하지만 김정일의 실체는 아직 남침할 의지도 있고 능력도 있다. 단지 남침할 자신감이 없고 여건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진보-보수, 친미-반미, 친북-반북 등 다양한 가치관을 존중하지만 이 가치관 가운데 대한민국을 훼손케 하는 ‘가치’까지 존중될 수는 없다. 결국 대한민국의 건강한 발전을 위한 가치가 돼야 한다는 의미다. 연구위원들에게도 그런 면을 강조할 생각이다. 우리 연구소는 대한민국을 해치는 가치관은 지지 못한다.
-향후 운영계획은?
연구소는 연구결과라는 ‘탄환’을 만들어 타깃(정책결정)을 향해 쏜다. 연구위원들이 목표를 생각하면서 질 좋은 탄환을 생산해 나라 발전을 위한 정책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그동안의 탄환이 나라발전에 기여했는지, 해쳤는지에 따라 맹반성하고 그것을 잘 정련하겠다. 그동안 연구위원들이 어떤 활동을 했는지 정련화해서 불순물을 제거해 효율적인 연구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연구위원을 확충할 예정이다. 1년씩 계약하는 객원연구위원 제도를 적극 도입해 젊은 인재들을 대폭 채용하겠다.
-북한 인권 관련 연구에 소홀했다는 비판도 있는데.
지난 10년 대북정책의 큰 흐름 중 하나가 북한 인권문제를 거론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이러한 분위기 때문에 우리 세종연구소 뿐 아니라 한국의 대부분 연구소들이 북한 인권문제에 소극적으로 임했던 것도 사실이다.
사실 남북관계에서 북한 인권문제는 ‘핵심주제’ 중 하나다. 따라서 그것을 외면하고 다른 것만을 말하는 것은 알맹이가 빠진 것과 같다. 북한이 좋아한다고 해서 연구하고, 싫어한다고 연구하지 않을 문제가 아니다. 특히 북한 인권문제는 국제적 공조를 통해 연구할 과제인데 아직 우리는 이를 적극적으로 연구할 전문가가 갖춰지지 않았다. 아직 북한 인권문제를 금년도 연구 과제로 설정한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어떤 형태로든 다룰 것이다. 보완하면서 연구해 나가겠다.
-북한 새해공동사설에 대해 평가한다면?
이번 북한 공동사설은 새로운 것이 없다. 미국엔 부드럽고 남한은 강박하는 내용의 소위 ‘통미봉남’에 목적이 있다. 북한은 미국의 오바마 정부 출범에 따라 맘에 들지 않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폐지하려고 하고 있다. 또 무슨 수를 쓰든 핵보유국 위치를 차지하려는 속셈도 숨겨져 있다.
-북한의 개혁·개방, 후계구도에 관심이 높다. 전망은?
현 상황에서 당장 북한이 개혁·개방으로 나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김정일은 개혁·개방을 자기 권력의 붕괴로 여긴다. 사실 북한이 주장하는 ‘자력갱생’을 위해서라도 개혁·개방은 필요한데,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자는 주장 자체가 체제 붕괴 주장으로 덧씌워지는 북한의 현실에서는 ‘거론’ 자체도 어렵다. 김정일이 죽기 전까지는 어렵다고 본다.
후계구도는 김정일이 죽거나 식물인간이 되지 않으면 구체적으로 나오기 어려울 것이다. 김정일은 자신이 아닌 다른 이들에 의해 후계구도가 거론하는 것 자체를 반란, 체제도전으로 여겨기 때문에 설사 이야기가 나오더라도 구체적으로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북한이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을 목표로 삼고 있는데.
북한은 단계적으로 선별 교류협력→경제적 실리추구와 연방제 통일문화 확충→강성대국 건설→연방제 통일을 단계적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국민의 정부-참여정부에 이어졌던 선별적 교류협력은 끊겼고, 금강산·개성관광 등의 중단으로 그나마 경제적 실리추구도 단절됐다. 이와 더불어 연방제통일문화 확산도 지난 대북정책에 대한 남한 사회의 반발에 따라 북한 뜻대로 안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결국 북한의 소위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이라는 것이 자신들의 의지대로 안 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대남정책 평가한다면?
북한은 3대 모순에 빠져있다. 북한은 햇볕정책만을 그리워하면서 대남 강박행위만 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선 정권이 바뀌면 대내·대외 정책의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다. 정권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자신들의 취향에 맞게 정책만 바꾸라고 한다. 큰 집의 주인이 바뀌었는데 작은 집이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식이다.
두 번째는 ‘우리민족끼리’를 강조하면서 통미봉남을 강조하는 모순이다. 지금까지 자신들의 주장을 스스로 허위라고 시인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의 공동조사 요구도 받아들이지 않고, 대화도 하지 않으면서 ‘우리민족끼리’만 되풀이 하고 있다.
세 번째는 남남갈등으로 이명박 정부를 길들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이는 햇볕정책지지자들이 국민의 절대적 지지를 받으면 가능하지만 현재는 전혀 그렇지 않다.
결국 북한이 이같은 세 가지 모순을 수정하지 않는 한 남북관계의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다.
-남한의 대북정책 평가한다면?
지난 10년간 국민의 정부-참여정부는 북한 김정일에 대한 실체 인식 자체가 틀렸다. 예를 들어 김정일을 공자·맹자로 인식하면 김정일을 ‘모시는’ 것이 돼야하고, 김정일을 조폭으로 인식하면 김정일을 ‘다스려야’ 한다. 북한을 놓고 정책에서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이 같은 인식의 차이에서 출발한다. 햇볕정책 지지자들은 김정일을 지나치게 선하게 인식함으로서 많은 문제점들을 갖게 됐다.
반면 이명박 정부는 북한 김정일 정권의 실체를 인식하는데 이전 정부보다 훨씬 객관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초기 ‘비핵·개방·3000 구상’, 한반도 경제선진화, 호혜적 경제협력 등 지난 정권의 잘못된 대북정책을 수정하면서 김정일의 객관적 실체를 인식해 합리적인 대북정책을 내놨다.
하지만 북한의 강한 반발과 친북좌파들의 부정적인 여론 조장에 따라 뒤로 물러선 부분도 없지 않다. 국민을 적극적으로 설득하지 않고 물러서게 되면 북한은 더 만만하게 여겨 더욱 강박하고, 윽박지르게 된다. 대북정책의 방향 설정이 옳은 만큼 국민을 설득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북한과의 대화에 조급할 필요가 없다. 북한이 현 남북관계의 책임을 남한에 전가하기 때문에 ‘대화’가 안 되는 것이지, 남한의 대북정책에 기인한 것은 아니다.
-2009년 남북관계를 전망한다면?
6월까지는 경색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오바마 정부 이후 북한은 통미봉남 차원에서 갖가지 노력을 다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도 북한도 대화하는 과정에서 서로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결국 북한의 의도처럼 남한만 소외시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결국 북한은 통미봉남이 안 된다는 것을 깨닫고 경제난 등 내부 상황에 따라 과거에 재미를 봤던 쌀·비료·전력 문제 등의 지원을 간청하면서 굽히고 들어올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제대로 예견하면 된다. 조급할 필요가 없다.
-오바마 신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은?
일단 오바마 정부는 북한과 직접대화를 시도할 것이다. 관계정상화 노력도 하면서 한반도 전역에 영향을 미치려고 할 것이다. 다만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와 ‘북핵성과’의 우선순위에 따라 미국의 대북정책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북핵문제를 우선 해결하려고 할 때에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북한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길 원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초기 북한은 ‘관계 정상화’를 우선 논의하자고 할 가능성도 있다. 오바마 정부는 북핵폐기 원칙을 분명히 하면서 고자세를 유지하다 더 이상 김정일 정권이 버티지 못할 때 리비아식 경제보상 해법을 제시할 수도 있다.
북한에게 경제적으로 보상해줘야 한다는 것은 민주당 정부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거기엔 북한 인권문제라는 걸림돌이 존재한다. 민주당 정부도 인권문제는 양보하지 못하는 것이다. 북한 인권문제 등의 변수에 따라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과 미북관계가 정해질 것으로 본다.
-북핵 6자회담은 어떻게 될 것으로 보는가?
부시 정권이 막판 직접대화를 추구했음에도 성과가 없었기 때문에 오바마 행정부도 직접대화가 성공하리라는 자신감은 없다. 따라서 보완하는 의미에서 6자회담은 부정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미국과 북한의 협상 결과에 따라 6자회담의 향방도 결정될 것이다.
-북핵문제의 향방은?
오바마 정부의 신념에 달렸다. 북한을 핵보유국 인정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국익을 우선시 하는 미국은 해롭지 않는 범위 내에서 북핵을 통제할 수 있다면 ‘핵보유국 하나가 늘어난 것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다만 이 경우 일본, 대만, 남한의 핵보유 요구도 거세져 오바마 정부도 골치 아픈 문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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