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별 복지공약 비용추정 및 시사점

복지공약 재원조달계획 명확하지 못해 실현가능성 의문... 결국 국민 부담으로 귀착될 가능성 높아
2012년은 정치권에서 가장 뜨거운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총선과 대선이 동시에 예정되어 있는 가운데 국내외 경제여건도 만만치 않아 정치권에서는 민심을 얻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이러한 맥락 하에 각 정당은 총선과 대선을 겨냥하여 복지정책을 경쟁적으로 남발하고 있다. 올 4월 총선과정에서 제시된 복지공약 건수는 새누리당 61개, 민주통합당 107개로 총 168개에 달하고 있으며, 12월 대선을 앞두고 차별성 없는 복지공약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러나 복지공약의 재원조달계획이 명확하지 못하여 실현가능성이 의문시되며 실제 공약이 실현되어도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매우 회의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복지공약 이행에 소요되는 사회적 비용 추정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여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에서는 각 당의 복지공약을 수행하는 데 추가적인 비용이 얼마나 소요되는 지를 추정하였다. 그리고 복지공약 비용이 국민에게 얼마만큼의 추가적인 부담을 주는 지 검토하고 향후 바람직한 복지정책의 방향을 살펴보았다. 한경연은 복지공약 추정시 간접비용을 포함하여 실질적으로 복지공약 이행에 소요되는 사회적 비용을 추정하였다. 간접비용이란 공약이행으로 정부가 부담하는 비용은 아니지만 민간에게 비용이 전가되는 부분을 말한다. 예를 들면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원칙의 공약을 실행하게 되면 그 비용은 민간기업이 부담하게 되는데 민간 기업에 추가적인 비용을 발생시키게 되므로 이를 간접비용으로 산정하고 복지비용에 포함하여 공약의 현실적인 비용을 추계하였다.

간접비용을 포함하여 각 정당별 복지공약에 소요되는 비용을 추정한 결과 새누리당의 경우 향후 5년 간 총 272조 원(연평균 54조 원)의 비용이 추가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며, 민주통합당의 경우 향후 5년 간 총 573조 원(연평균 115조 원)이 필요한 것으로 전망되었다. 이는 각 정당이 발표한 복지비용은 물론 기획재정부의 추정치를 훨씬 초과한 수준이다. 새누리당은 공약소요비용으로 향후 5년 간 총 75.3조 원(연평균 15조 원)이 필요하다고 발표하였으며, 민주통합당은 향후 5년 간 총 164.7조 원(연평균 33조 원)이 소요될 것으로 발표하였었다.
 
기획재정부에서 올해 4월에 양당의 복지공약을 합하여 비용을 추계한 결과로는 5년 간 총 268조 원이 필요할 것으로 발표하였으나, 한경연의 비용추계에 따르면 민주통합당의 복지공약 비용만 고려하더라도 기획재정부 추정치의 2배가 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통합당의 연평균 115조 원은 2013년 사회복지·보건 및 교육의 전체 예산(146조 원)의 79%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각 정당 및 기획재정부가 복지비용의 산정근거를 제시하지 않아 추정비용 간 차이의 원인을 정확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한경연 추정치의 경우 간접비용을 포함하고 등록금 평균값, 서비스 요금, 의료비, 인건비 등 현실적 비용과 통계들을 사용하여 추정하였기 때문에 각 정당 및 기획재정부의 추정치와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

복지비용 추정치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양당 모두 노동·주택 분야에서 복지공약 비용이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민주통합당의 경우 기초생활보장, 노인, 의료 부문에서의 복지비용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주택 부문에서는 양당에서 제시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관련 공약과 공공임대주택의 공급확대 공약 등으로 양당에서 모두 복지공약의 비용이 큰 것으로 추정되었다. 민주통합당의 경우 개별급여체제와 상대빈곤선 도입 공약으로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수가 큰 폭으로 증가하여 연평균 10조 5,000억 원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었으며, 기초노령연금급여 대상자를 80~90%로 확대하고 연금을 2배로 인상하는 공약도 연평균 3조 7,000억 원의 비용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분야에서 민주통합당의 무상의료 공약은 연평균 6조 5,000억 원의 추가적인 복지비용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교육분야에서도 고교무상교육, 반값등록금 실현 등으로 인하여 민주통합당의 복지비용이 새누리당의 복지비용보다 더 큰 것으로 추정되었다.

국민의 부담으로 귀착될 가능성 높아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복지공약으로 인한 추가적인 비용 증가는 2013~2017년에 매년 GDP대비 조세부담률을 각각 3.41~3.79%, 4.31~10.14% 추가적으로 증가시키고, 1인당 조세부담액도 각각 106만~119만 원, 120만~354만 원 추가적으로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2013년 우리나라 조세부담률 예측치 19.4%와 1인당 조세부담액 예측치 540만 원을 고려하면 민주통합당의 복지공약 비용에 따른 2017년 추가적 조세부담률은 기존 조세부담률의 절반이 훨씬 넘는 수치이며, 2017년 추가로 증가하는 1인당 조세부담액도 기존의 1인당 조세부담액 대비 66%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간접비용을 제외하고 계산하더라도 민주통합당의 경우 조세부담률은 매년 2.13~4.66% 포인트 추가적으로 증가하고 1인당 조세부담액도 매년 59만~163만 원이나 추가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간접비용도 궁극적으로 사회구성원들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기 때문에 결국 국민의 부담으로 귀착될 가능성이 크며, 따라서 간접비용을 포함한 조세부담률과 1인당 조세부담액을 가정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것으로 사료된다.

친시장적인 정책운용을 통해 성장을 유지하고 일자리를 창출해야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복지공약 추계비용은 당초 양당에서 예측했던 것보다 훨씬 커서 결과적으로 국민의 추가적 부담이 불가피한 것으로 예상된다. 추가적인 조세부담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달성하기 힘들고 우리나라의 경우 조세저항이 크다는 점을 고려할 경우 실제로 양당의 복지공약이 시행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또한 양당의 복지공약이 시행된다하더라도 국가채무의 급속한 증가와 조세부담률이 큰 폭으로 상승하여 경제성장을 크게 저해할 전망이다. 따라서 선심성 복지정책을 새로이 도입하기 보다는 복지의 지속가능성 향상, 수급의 공정성 확보, 제도의 효율성 강화를 통해 복지에 대한 국민 체감도를 높이는 데 복지정책이 초점을 맞춰야 할 필요가 있다. 무상복지는 일반조세로 재원이 조달되기 때문에 과잉수요를 유발하고 복지의 질적 저하를 초래하며, 혜택이 저소득층보다는 중산층으로 귀착될 가능성이 높아 복지혜택이 꼭 필요한 저소득층의 복지수준이 악화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또한 현 복지정책 하에서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최저임금 근로자의 소득이나 국민연금 수급자보다 높은 금액을 받고 있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의 근로의욕을 저하시키고 국민연금에 가입할 유인을 약화시킨다.

따라서 사회안전망의 효율성 개선을 통해 근로의욕을 고취하는 한편 수급자 간 형평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국민의 복지향상과 건강증진에 필요한 정책은 인기영합적인 복지확대정책이 아니라 신성장동력 발굴과 친시장적인 거시정책운용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주지할 필요가 있다.

조경엽 / 한국경제연구원 공공정책연구실 실장
(glcho@keri.org)
- 이상은 월간 전경련 2012년 7월호 [초점] 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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