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唐決戰時 신라의 長槍부대

<땅에 장창을 고정시킨 장창보병의 밀집대형은 그야말로 가시가 빽빽한 인간벽이다. 그것은 신라보병들이 최후에 敵 기병의 공격을 피할 수 있다고 믿는 곳이다.>
1815년 6월18일 벨기에의 워털루 들판에서 나폴레옹 군대와 영국의 웰링턴이 지휘하는 연합군 사이에 세계사의 흐름을 결정한 전투가 있었다. 兩軍을 합쳐 10만 명이 넘는 兵力이 좁은 들판에서 밀집대형으로 뒤엉켜 一進一退를 거듭하는 격전을 벌였다.

오후 4시 프랑스軍의 네이 장군이 연합군의 중앙이 무너지는 듯한 낌새를 발견하였다. 부상병을 후송하는 것을 퇴각준비라고 오해한 그는 서둘러 騎兵 돌격을 명령하였다. 기병은 步兵이나 砲兵과 함께 합동작전을 펴야 효과가 있는데, 네이는 찬스를 놓치지 않으려고 기병 단독 돌격 명령을 내린 것이다.

약9천 명의 기병이 67개의 대형을 이루면서 영국병을 향하여 돌진하기 시작하였다. 그들이 뽑아든 칼은 햇볕을 받아 번쩍 거렸고 말발굽 소리는 지축을 흔들었다. 거대한 人馬의 덩어리 앞에서 영국군은 말살될 것 같았다.

영국 보병은 이때 長槍전법을 썼다. 총에 꽂은 대검을 장창처럼 사용한 것이다. 500명의 대대가 대검을 꽂은 총을 장창처럼 세우고 쪼그리고 앉아 네 줄의 사각형을 만들었다. 이 밀집 方陣의 너비는 18m 정도였다. 돌격하던 프랑스 騎兵은 웅크리고 앉아 있는 총검의 벽에 부딪쳐 당황하였다. 말은 뾰족한 총검에 겁을 먹고 앞으로 나가지 않으려 하였다. 그 사이 方陣 속에 숨어 있던 포병이 砲를 쏘기 시작하였다. 프랑스 기병은 대혼란에 빠졌다. 이 틈을 타서 영국군의 기병이 역습을 해왔다. 이렇게 하여 프랑스 騎兵의 돌격작전은 실패한다. 이것이 敗戰의 결정적 원인이 되었다.

羅唐전쟁 시기 신라도 長槍부대를 만들었다. 그때 唐軍은 말갈과 거란의 기병들을 동원하여 신라를 침공하였다. 672년 7월 唐나라 장수 고간이 군사 1만, 말갈족 추장 이근행이 3만을 동원하여 평양에 나타났다. 이근행이 지휘한 3만은 騎兵이 主力이었을 것이다.

아시아 북방유목민족의 騎兵전술은 세계최고였다. 흉노족으로 추정되는 신라金氏들의 뿌리도 그 계통이지만, 羅唐전쟁 시기엔 말갈-거란의 기병을 기병으로 맞서 싸울 정도는 아니었다. 그래서 신라는 長槍幢(장창당)이란 부대를 만든다. 삼국사기에 이 부대의 職制가 소개되어 있다. 다른 부대에는 있는 領馬兵, 領騎兵 등 기병과 관련된 직책이 없다. 이는 長槍幢이 기본적으로 步兵조직이었다는 뜻이다.

삼국사기 김유신傳에는 672년 石門전투에서 장창당의 활약상을 이렇게 묘사하였다.

<신라는 대방들에 군영을 설치하여 방어했는데 장창당만이 따로 진을 치고 있다가 당나라 군사 3천을 잡아서 장군의 軍營으로 보냈다. 이에 여러 幢(부대)에서 함께 말하기를 '장창당이 홀로 진을 쳤다가 성공하였으니 반드시 후한 상을 얻을 것이다. 우리들이 모여 있는 것은 헛수고이다'고 하면서 부대를 갈라 분산시켰다. 唐軍과 말갈軍이 우리 군사가 미처 진을 치지 않는 틈을 타서 공격하니 우리 군사가 크게 패하였다>

장창당이 독자적인 작전으로 말갈의 기병을 방어하여 성과를 올리는 것을 본 다른 부대가 따로 따로 움직이려 하다가 역습을 당하여 大敗하였다는 이야기이다. '羅唐戰爭史 硏究'의 저자 徐榮敎씨는 신라 長槍부대의 기능을 이렇게 설명하였다.

<질주해 오는 敵기병 앞에 서 있는 보병들의 입장으로 돌아가 보자. 달려오는 기병은 보병이 바라보기에 너무나 높고 빠르다. 기병의 주파능력은 보병들에게 극단적인 공포감을 주며, 그들을 정신적 공황상태로 내몬다. 이때 對騎兵 장창보병의 존재 여부는 전장에서 병사들의 사기를 좌우할 수 있다. 땅에 장창을 고정시킨 장창보병의 밀집대형은 그야말로 가시가 빽빽한 인간벽이다. 그것은 신라보병들이 최후에 敵 기병의 공격을 피할 수 있다고 믿는 곳이다. 독립사단 장창당은 물론이고 각 사단에 배치된 흑의장창말보당은 병사들에게 심리전 안정을 준 것이 분명하며, 그들로 하여금 전쟁터로 나아가게 하는 하나의 추동력이 되었을 것이다>

長槍부대가 기병을 이긴 예는 로마의 케사르가 폼페이우스의 군대를 무찌른 파르살로스 전투 등 숱하다. 기병의 공격은 다분히 심리적인 충격용이다. 말과 사람이 한덩어리가 되어 거대한 물결처럼 덮쳐올 때 겁을 먹고 흩어지는 步兵은 기병에 짓밟힌다. 장창부대처럼 밀집대형을 이루며 버티면 기병은 정체한다. 달리지 않는 기병은 보병의 밥이 된다.

對唐決戰에 임한 신라는 세계최강의 군사력에 對應하기 위하여 군사기술상으로도 최고 수준을 유지하여야 하였다.





  • 트위터
  • 페이스북
  • ↑위로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댓글쓰기 주의사항

댓글달기는 로그인후 사용하실 수 있으며, 내용은 100자 이내로 적어주십시오. 광고, 욕설, 비속어, 인신공격과 해당 글과 관련 없는 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됩니다.

PC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