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원(語源)으로 본 '교황(敎皇)' 호칭의 유래

‘법적(法的) 책임자’로서의 아버지를 의미하는 라틴어 'papa'에서 유래


《교황청 연감(Annuario Pontificio)》에 따르면 교황(敎皇)은 로마 주교이며 로마 카톨릭 교회의 영적 지도자로 바티칸의 국가원수이다. 敎皇의 영어 호칭은 ‘Pope’이며 라틴어로는 ‘papa’인데, 본래 그리스어로 아버지를 뜻하는 ‘파파스(πάππας)’에서 유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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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주의에 대항했던 '요한 바오로 2세'
라틴어에는 아버지를 가리키는 또 다른 표현으로 ‘Pater’가 있는데 이는 ‘생리적 아버지’를 의미하며, Papa는 ‘법적 책임자’로서의 아버지를 뜻한다.

따라서 語源으로만 보면 漢字 표기 시 교부(敎父)로 표기하는 게 맞지만, 현재 <국어대사전>에는 敎皇의 동의어로 교화황(敎化皇), 법왕(法王), 법황(法皇), 로마법왕(Roma 法王) 등으로 표기되어 있다.

국내에서는 1614년 이수광이《지봉유설(芝峰類說)》에서 마테오리치 신부가 쓴 《천주실의(天主實義)》를 소개하면서 “구라파의 풍속은 임금을 ‘敎化皇’이라고 하는데, 결혼을 하지 않으므로 후손이 없고, 어진 이를 선택하여 임금으로 세운다”는 문장에서 알 수 있듯이 처음에는 ‘교화황’이라 칭했다.

이후 1915년경부터 敎化皇과 이를 줄여 표기한 敎皇이 혼용되다가 敎化皇이라는 용어가 사라지고, 1920년대부터 敎皇이 일반 용어로 정착됐다. 비슷한 시기 '敎宗'이라는 호칭이 敎皇과 함께 혼용됐는데, 주로 기도문에서 사용됐다고 한다. 이 호칭(敎宗)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년) 직후까지 많이 쓰였고1970~1980년대까지 두루 사용됐다.

1984년 요한 바오로 2세가 방한했을 때 ‘敎皇’이라는 용어가 널리 쓰였으며, 1992년 주교회의 춘계총회에서 용어위원회 논의를 거쳐 교황이 공식용어로 확정됐다. 중국에서는 敎皇을 ‘敎宗’으로 호칭하며, 북한에서는 법왕(法王)이라고 한다.

일본의 경우 法王과 敎皇을 혼용해 사용하고 있는데, 1981년 요한 바오로 2세의 방일 당시 일본의 카톨릭 교계가 '法王'이라는 표현보다는 ‘가르치다’라는 의미를 강조해 ‘敎皇’이라는 표현이 현대적 의미의 ‘敎皇’과 부합된다고 여겨 ‘敎皇’과 ‘法王’의 혼용을 폐지하게 됐다.

이후 일본 카톨릭 교회 내 표기가 ‘敎皇’으로 통일됐다. 다만 언론과 서적 등에서는 예전과 같이 敎皇과 法王이 혼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 정부의 공식 명칭은 '로마법왕(Roma 法王)'으로 통일되어 사용되고 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으나 일각에서는 역시 일본 왕실과 관계가 있는 ‘황(皇)’을 사용하는 敎皇의 호칭을 피하려 했다는 이유가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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