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놓고 할 수 있는 건 일본 때리기?

수백 명이 탄 A380 사고를 日 언론이 너무 크게 다룬다고 화를 낸 YTN 기자.
대한항공의 초대형 A380 여객기가 어제 일본 나리타 공항에 착륙하는 도중 엔진이 활주로에 긁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대한항공은 "엔진점검 결과 긁힌 흔적만 있을 뿐 운항에는 지장이 없다고 판단해 예정 시간보다 1시간10분가량 늦게 승객을 태우고 인천으로 돌아왔다"며 "서울로 돌아와 정비한 결과 기능상으로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하였다. 나리타 공항 활주로에도 다음 비행에 영향을 줄 만한 손상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고 한국경제신문이 보도하였다. 활주로는 20분간 폐쇄되었다.

한국경제신문은 <하지만 이번 사고는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국토부 항공안전과 관계자는 "비행기가 착륙할 당시 태풍의 영향으로 추정되는 측풍이 심하게 불면서 기체가 오른쪽으로 기운 것으로 보인다"며 "다행히 엔진 끝이 살짝 긁히는 데 그쳤지만 엔진에 직접적으로 접촉됐으면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고 보도하였다. 엔진이 활주로와 부딪히며 스파크가 일어났다면 화재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A380은 '하늘 위의 호텔'로 불리는 아파트 9층 높이의 대형 여객기로, 離·着陸時 측면 바람에 민감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셈이다. 대한항공은 A380 두 대를 도입해 지난달 17일부터 인천~나리타,인천~홍콩 노선에 띄우고 있으며, 2015년까지 8대를 더 들여올 예정이라고 한다.

한국경제신문과는 달리 YTN 뉴스는 이 사건을 '경미한 사고'라고 표현하면서 일본 언론이 사소한 사건을 너무 크게 보도한다고 시비를 걸었다. 그러는 이유가, 대한항공 A380이 시험 비행 때 독도 상공을 다녀온 것에 대한 보복인 것 같다는 일종의 소설을 썼다.

<여러 일본 언론사들은 기다렸다는 듯 이번 일을 대대적으로 보도했으며 나리타 공항측도 이례적으로 활주로까지 개방하며 취재에 적극 협조했습니다.

[녹취:TBS 방송]
"21일 오후 1시쯤 나리타 공항에 착륙 대한 항공 701 편 에어 버스 A380의 가장 오른쪽의 엔진에 긁힌 같은 상처가 발견되었습니다."

이는 일본 외무성이 A380이 독도로 시험 비행을 다녀온 것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면서 대한항공 이용 자제령을 내린 것과 관련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國土部 항공안전과 관계자의 말대로 착륙중인 비행기의 機體가 긁히는 것은 사소한 사건이 아니라 참사로 연결될 수 있는 '엄청난 사고'이다. 수백명이 탄 여객기, 그것도 세계최대인 A380이 기체손상 사고를 일으켰다면, 이를 집중적으로 보도하는 게 언론의 正道이다. 수백명의 人命이 관련된 사고, 활주로가 폐쇄된 사고를 간단하게 취급하여 넘어가지 않았다고 화를 내는 이가 대한항공 직원이 아니고 YTN 기자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일본 언론이 일본 외무성처럼 보복의 의도를 깔고 과장보도를 하였다고 추측하는 기자의 자질이 의심된다. 그런 추측을 할 게 아니라 그런 증거를 확보하고 보도하였어야 했다. 일본은 동네북처럼 아무리 때려도 안전하다는 생각이 기자를 기자 아니게 만든다. 기자가 反日감정의 포로가 되니 수백명의 안전과 관련된 사고를 '경미한 것'으로 치부해버리는 人命輕視의 자기부정을 초래하고 말았다. 사실을 무시한 일본때리기는 自害행위로 귀결된다는 교훈이다.


*중앙일보 인터넷판은 "A380 나리타서 기우뚱 … 호들갑 떤 일본"이란 제목을 달고 <공항 활주로 폐쇄, 20분간 조사. 일본 취재진까지 불러들여.‘독도’ 의식 속보이는 망신 주기>라는 副題를 붙였다. 보도기사엔 절대로 등장해선 안 되는 '호들갑' '속보이는' '망신주기'란 감정적 용어가 한국과 일본 신문의 질적 차이를 드러낸다. 이 기사에 붙은 A380의 기우뚱한 사진 한 장이 한국언론의 無知를 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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