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자 중앙일보 사설 제목은 <남북 대화 불씨 어떻게든 살려 나가야>이다. '어떻게든'이란 말에 함정이 있다. 북한이 남한에 대하여 무슨 짓을 하든 대화를 해야 한다는 의미로 들리기 때문이다. 내용은 남북을 兩非論的(양비론적)으로 다루지만 한국에 대한 비판이 더 강하다. 이 신문은 <한쪽이 일방적으로 대화 내용을 마구 공개할 경우 자칫 진실공방의 늪에 빠져 대화가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면서 <그 부작용을 우리는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파문에서 뼈저리게 경험한 바 있다>고 한국을 겨냥하더니 <남북 군사 당국자 간 접촉 전말을 일방적으로 폭로한 북한의 처사가 잘못됐다고 보는 이유다>면서 빠져 나갔다.
두 경우는 等價(등가)가 아니다. 2007년 10월의 김정일-노무현 회담록 공개는 북한정권이 먼저 그 내용을 갖고 大選에서 朴槿惠 후보를 공격하고 나오자 정문헌 의원이 대응하는 과정에서 문제점이 알려지고, 작년엔 야당이 또 정부를 공격하자 국정원이 자위적 차원에서 공개한 것이다. 이번 북측의 공개는 명백한 합의 위반이었다.
중앙일보 사설은 장황하게 북측의 비방 내용을 소개한다. 보도할 가치가 없는 억지임에도 친절하게 알려준다. 심지어 한국을 '앵무새'라고 욕한 것까지도 전달한다.
<북한 측 보도에 따르면 7일 서해 북방한계선(NLL) 주변에서 벌어진 남북교전 상황과 같은 위험한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자신들은 정중하고, 성의 있는 자세로 남측에 군 당국자 간 접촉을 거듭 제의했지만 남측은 시종 무성의한 자세를 보인 걸로 돼 있다. 그 과정을 다 폭로하겠다는 최후통첩성 경고를 받고 나서야 남측은 마지 못해 접촉 제의를 수락했지만 회담장에 나와서도 전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앵무새처럼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하는 바람에 접촉이 성과 없이 끝났다는 것이다.>
중앙일보 社說은 <비공개 접촉의 전말을 다 까발린 북한의 처사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남측도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롭긴 어렵다>면서 한국을 물고 들어가더니 대화에 매달리는 자세로 끝을 맺었다.
<그렇지만 이대로 대화가 무산돼서는 안 된다. 남북은 당초 합의대로 이달 말 2차 고위급 접촉을 갖고, 이번 군 당국자 간 접촉에서 제대로 못 다룬 문제까지 포함해 남북 간 현안을 포괄적으로 논의해야 할 것이다.>
왜 이렇게 저자세로 대화를 해야 하는가? 이에 대한 설명은 없다. 남북 간의 중요한 약속 치고 北이 지킨 건 하나도 없다. 수많은 對南도발을 하고도 인정하거나 사과한 것은 하나도 없다. 그럼에도 무조건 대화하라니? 무조건 만나 북한이 하자는 대로 해주라는 强勸(강권)으로 들린다. 중앙일보가 남북한 사이, 즉 조국과 반역집단 사이에서 중립을 취하는 신문이 아니라면, <어떻게든 만나 살아 있는 500명의 국군포로 송환을 반드시 요구하라>고 해야 하는 것 아닌가?
北이 일방적으로 약속을 깨는 회담에 우리가 굴욕적으로 나가서 얻겠다는 것이 무엇인가를 설명하고 나서 "남북 대화 불씨 어떻게든 살려 나가야"라고 말해야 이유라도 알 것 아닌가? 앞에 무엇이 있는지 가르쳐 준 뒤에 "전진!"이라고 소리쳐야 안심하고 나갈 수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 벼랑이 있는 줄 알면서도 "어떻게든 나가 보라"고 한다면 나쁜 사람이고 모르고 그렇게 한다면 무책임하다.
北이, 한국 측을 '앵무새'라고 욕한 것까지 소개한 중앙일보의 國籍 없는 社說
- 趙甲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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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10-18, 15: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