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기자 사태에 침묵하는 국내언론과 단체들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이 13일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라고 한 블룸버그 통신 기자를 향해 ‘국가 원수를 모욕하는 매국에 가까운 행위’로 비난하고 기자의 실명까지 거론한 논평을 낸 것에 대해 해외 언론계는 일제히 ‘심각한 언론자유 침해’라며 반발했다.

그러나 국내 주요 방송사들은 외신 반발 이후 19일 민주당이 공식 사과 논평을 내기까지 이 사건을 전혀 보도하지 않았고, 한국기자협회 등의 국내 언론 단체는 아무런 성명도 내지 않아 ‘언론 자유’에 민감한 외신들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17일 서울외신기자 클럽이 해당 논평의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한 이후, 18일 아시아아메리카 기자협회, 21일 언론계 가장 권위 있는 국제단체인 국제언론인협회(IPI)의 성명이 잇따랐고 22일에는 국경없는 기자회(RWB)까지 집권여당의 ‘언론 자유 침해’를 우려하는 성명에 동참했다. 블룸버그통신,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AP통신 등의 외국 언론사도 이 사건을 상세히 보도했다.

그러나, 유독 국내 언론계 및 언론인 단체는 이 문제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17일 서울외신기자 클럽의 비판 성명 이후 이 사건을 ‘사설’을 통해 보도한 매체는 조선일보, 문화일보, 헤럴드경제, 국민일보, 매일신문 등 5개 매체뿐이었다. 이후 아시아아메리카 기자협회가 ‘검은머리 기자’라는 표현에 대해 ‘인종차별적 표현’이라며 반발 성명을 낸 이후 이 문제를 기사화 한 매체는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으로 더 늘어났다. 그러나 한겨례, 경향신문 등 좌파 성향 매체는 전혀 이 문제를 보도하지 않았다.

특히 방송사는 TV조선과 채널A만 이 사건을 보도했을 뿐, KBS·MBC·SBS·JTBC의 경우 각 방송사 메인 뉴스 프로그램에서 20일까지 단 한건의 보도도 하지 않았다. 13일 이해식 대변인의 비난 성명 이후 외신들의 반발이 이어졌고 19일 민주당이 공식 사과 논평을 내기까지 이들 방송사들은 침묵했다.

과거 '언론자유 탄압에 대한 개혁'을 외치던 국내 언론단체들도 침묵으로 일관했다. 한국기자협회, 전국언론노동조합,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등은 집권 여당의 ‘언론 자유 침해’ 행위를 지적하는 어떤 성명도 발표하지 않았다.

이 사건에 침묵한 매체와 언론 단체들, 그들에게는 ‘언론 자유’도 계급적 시각으로 다루어지는가? ‘내편이 아닌 자들’ 내지 ‘내편을 비판하는 자들’에겐, ‘언론 자유’를 박탈해도 상관없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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