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성/내가 나서서 직접 장관들을 챙길 때가 온 것 같다(2)

유해 봉환 秘話

―바쁘신 와중에 월간조선을 위해 시간을 내주신 것에 대해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잡지가 신문 방송과 다른 점은 충분한 지면을 할애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저희는 총리께 물을 것을 많이 준비해 왔습니다. 독자와 국민의 입장에서 다소 무례한 것도 질문하겠습니다. 총리께서도 이기회를 국민들에게 국정 전반을 총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 충분한 설명을 해주십시오. 박은식(朴殷植) 선생 등 임정 순국선열 5위의 유해를 봉환한 것은 참 잘한 것 같습니다. 이 일은 金泳三 대통령의 지시를 총리께서 의미 포착을 잘해서 국민적 사업으로 확대해 정통성을 세우는 좋은 계기로 만든 것 같습니다 순국선열의 유해봉환 사업은 金대통령과의 주례회동에서 결정된 것입니까.

『주례회동에서 저는 대통령과 많은 의견을 교환합니다. 대통령께서는 「나라를 지키는 국민 의식이 점차 약해지는 것이 아닌가」라는 걱정을 많이 해오셨습니다. 또 「우리가 나라를 잃었다는 것과 아직도 진정으로 통일된 독립을 이루지 못했다는 것은 큰 수치이다. 대한민국이 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받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70여년 전 망국의 한을 품고 임시정부를 세워서 독립운동을 한 분들은 독립을 못보고 돌아가셨는데 그 유해조차 봉환하지 못했으니 말이나 되는가. 과거엔 중국과 수교가 되지 않아서 그랬다 하더라도 이제는 해야 할 것이 아닌가」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유해봉환은 金泳三 대통령께서 전기침(錢其琛) 중국 외교부장을 접견했을 때 「임정 요인의 유해를 봉환해야겠다. 협조해 달라」며 평소에 생각했던 것을 이야기하셔서 이뤄진 것입니다. 대통령께서 그런 부탁을 하니 錢외교부장으로선 「알겠습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할 수 밖에요. 순국 선열의 유해봉환을 위해서 광복회를 비롯한 학계, 언론계 등의 여러 인사가 참여해서 구성된 추진위가 구성되었고 실제로는 유해봉환위원회에서 일을 추진했습니다. 유해봉환위원회는 8·15 이전에 영결식과 안장식을 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일을 서둘렀습니다. 그래서 다소 급하게 되긴 했지만 애초 예정한 8월5일 모셔올 수 있었습니다. 묘역도 정해놓고 모시기 위해 미리 비워두었던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저는 8월5일 있었던 봉환식과 10일로 예정된 안장식이 개혁정책 중에서도 가장 큰 행사였다고 생각합니다. 이 행사를 통해 국민들은 나라를 지킬 수 있는 능력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았을 것입니다. 다시는 을사보호조약 같은 것으로 나라를 빼앗기는 일이 없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하는가 깨닫는 계기가 되었을 것입니다. 순국선열의 유해봉환은 모처럼 국민들에게 민족정신, 호국정신을 일깨워주는 무척 의미 있는 행사였다고 생각합니다. 유해봉환은 개혁정책중 가장 큰 행사였습니다』

『대통령 안보의식 강하다』

―나라를 지킨다는 것은 결국 안보문제입니다. 아직 북한의 핵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개혁작업의 부산물이긴 하지만, 구속된 前 공직자중에 군 출신이 많고 군에 대한 비판적인 보도 또한 적지 않았습니다. 여권 일각에선 거의 다 지어진 전쟁기념관을 축소 또는 국립박물관과 통합하자는 계획을 추진했습니다. 이에 대해 보수세력 중에서는 개혁을 반군적(反軍的)인 것으로 이해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일부 개혁 세력 중에는 여러 이유로 군에 갔다오지 않았다든지 기피했다는 사람이 있다는 등의 말도 있습니다.「과연 개혁세력은 안보문제를 잘 하고 있는가」란 염려는 여기에서 나옵니다. 총리께서는 대통령에 대해 어떻게 안보문제를 보필하고 계십니까.

『취임선서에서 대통령이 국가 보위를 제일 먼저 다짐하듯 국가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안보입니다. 국가보위라는 것은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닙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수단과 방법과 태세를 갖추어야 하는 것입니다. 저는 20여년간 군에 봉직했던 사람입니다. 총리로서 저는 대통령을 보필하는 데 있어 내가 가장 역점을 두고, 정성껏 건의드리고, 챙겨야 할 분야가 안보라고 생각합니다. 군사문화라 해서 무조건 비판해서는 안됩니다. 과거 군이 정치에 개입해서 헌정(憲政)을 중단시킨 것은 반성해야 하고 앞으로도 없어야 합니다만 국방은 중요시해야 합니다. 이 자리에서 저는, 金대통령은 안보에 대한 강력한 신념과 의지를 갖고 있다고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세계 각지에서 소소한 전투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만 한반도만큼 위기가 고조되어 있는 곳은 세계 어디에도 없습니다. 2백만 명에 가까운 실전전투병력이 대치하고 있는 곳이고, 북한이 NPT(핵 확산 금지조약) 탈퇴를 선언한 이후 아직도 북한 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곳입니다. 우리는 평화적인 남북통일을 위해 남북고위급회담을 수년간 해왔고 남북합의서 발효에 따른 서명 절차도 밟았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특사를 교환하자」「남북정상회담을 하자」는 등 납득이 가지 않는 엉뚱한 제의를 하면서, 정작 핵통제 공동위원회를 하자는 데는 10여 차례 서신만 보내왔을 뿐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는 북이 노리는 저의가 무엇인지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문민시대의 안보에 대해 궁금해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대통령과의 주례회동을 통해 「안보문제에 관한 한 대통령은 가장 건전한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정부 통일정책 혼선 없다』

―총리께서는 대북(對北) 고위전략회의를 주재하시는 것으로 압니다. 최근 우리 사회의 일각에서는 韓完相 통일부총리의 통일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 韓부총리께서는 자신의 의견을 적극 밝힘으로써 통일논의가 활성화되고 있어 저는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金대통령의 취임사중 「동맹국보다는 민족이 우선이다」「사상보다는 민족이 우선이다」는 대목은 얼핏 북한의 민족대단결 원칙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대북고위전략회의는 관계 장관들이 바로 여기(「삼청당」)에 모여서 합니다. 이 회의의 특징은 참석자들이 난상토론에 가까울 만큼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한다는 점입니다. 이 난상토론을 통해서 참석자들은 거의 이견(異見)이 없는 상태로 남북문제에 대한 의견을 일치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난상토론 진행 도중에 나온 일부발언만이 외부 언론에 알려져 그런 오해가 생겼는지 몰라도 공식 정책을 결정하는 데 있어 행정부 내에선 전혀 혼선이 없었습니다』

―지금 하는 인터뷰가 실린 월간조선이 발매되는 것은 10여 일 후인 8월20일 이후인데 이때는 신정부가 출범한 지 꼭 6개월이 되는 시점입니다. 이 6개월이 짧은 것 같아도 金대통령의 임기가 5년인 것을 고려하면 신정부 임기의 10분의 1이 이미 지나갔다는 의미가 됩니다. 이 6개월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金泳三 새 정부의 임무는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민자당이 제시했던 대통령 정책공약을 토대로 정책을 확정짓고 수행하는 것입니다. 새 정부 출범 6개월이 길다면 긴 기간인데, 저는 새 정부의 모든 체계를 갖추고 이 공약에 따라 기본 정책을 확정하는 단계였다고 봅니다. 보통 정권이 바뀌더라도 계속성을 위해 각료의 절반 정도만 교체하는게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새 정부는 명실상부한 문민정부가 되기 위하여 장차관의 거의 대부분을 새로운 사람으로 임명했습니다. 참신한 정책을 밀고 나간다는 의지로 주로 학계, 언론계, 재야인사 중에서 사람을 뽑았습니다. 경험이 없는 각 부처 장차관이 분야별로 정책을 확정짓고 발전시키는데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국무위원으로서 국무회의 석상에서 호흡을 맞추는 데도 시간과 노력이 들어갑니다. 그런데 대통령께선 이 기간 동안 과감한 개혁정책을 밀고 나갔으니 각료들은 이를 뒷받침해야 했고, 대통령에게 맡은 분야의 정책을 확정지어 보고해야 햇으니 매우 바쁠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 그 사이 국회 상임위원회에 나간 것은 제외하더라도 두 차례나 임시국회가 열려 국회에도 출석, 답변해야 했습니다. 6개월이라지만 이런 기간을 빼고 나면, 사실 부처의 업무를 파악한 기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을 고려해 주십시오. 제가 두 번 장관을 한 적이 있는데 업무를 파악하고 소신대로 정책을 결정하는 데는 최소한 6개월은 걸렸습니다. 새로 오신 우리 각료들은 어려운 가운데서 6개월 동안 업무를 파악하고 이제 일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엇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6개월간 대통령은 과감한 부정부패 척결을 솔선수범하면서 초기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깨끗한 사회를 이룩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아내셨습니다. 행정부는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를 뒷받침할 수 있는 법과 제도안을 만드는 데도 노력해 왔습니다. 한두 가지 내각에 불협화음이 있었다는 것은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신경제 5개년계획을 확정지었고 이번 정기국회에 2백20∼2백 30개의 법률개정안을 제출할 예정입니다. 보통 한번에 국회에 제출하는 법률안이 40∼50개인 것을 고려하면 우리 내각은 지난 6개월간 개혁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3, 4배의 일을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법률안이 정기국회를 통과하면 이것을 토대로 앞으로 5년간 밀고 나갈 예정입니다』

『내가 챙길 때가 왔다고 판단』

―최근 한 달을 보면 총리께서는 과거보다 더 적극적으로 행정 전면에 나서시는 것 같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우리나라와 같은 대통령 중심제에서 총리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대통령의 명(命)을 받아 보필하는 것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부처간에 정책이 충돌할 때 조정하는 역할을 합니다. 새로 입각한 장관들이 부처 업무를 파악하는 데 필요한 6개월간은 총리가 나서서 지시하면 오히려 능률이 저하됩니다. 저는 과거의 경험 덕에 이런 것을 훤히 눈에 볼 수 있습니다. 이때는 장관이 스스로의 경험을 통해 자기 분야의 업무를 익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마침 이 기간 동안 대통령께서 부정부패 척결을 부르짖고 진두지휘하는 데 총리가 뒷받침을 해야지 같이 나서서 소리를 내면 혼선과 잡음을 빚을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밖에서는 잘 모르겠지만 저는 지금까지 각 부서가 하는 일을 계속 주시해 왔습니다. 각 부처의 정책이 건전하게 나가도록 장관들과 끊임없이 교감하고 상의해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안전사고가 자주 일어나고 몇몇 부처간에 협조가 되지 않는 일이 일어나 대통령께서도 걱정하게 되셨습니다. 그래서 이젠 청와대보다 내가 나서서 챙길 것은 챙길 때가 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새 정부의 국무회의는 과거의 국무회의와 크게 달라졌습니다. 과거의 국무회의는 차관회의에서 올라온 것을 거의 무수정으로 통과시키는 게 관례였습니다. 자신의 업무가 아닌데 대해선 일체 언급하지 않는 것도 관례처럼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새 정부의 국무회의 참석자들은 소관사항이 아니라도 담당부처장관에게 충고하고 의견을 제시하는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그야말로 정부 차원의 문제를 제대로 처리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갑론을박을 하게 되고 자연 최종 결론은 총리가 내리는 전통이 세워지고 있습니다. 또 과거의 국무회의는 오전 9시에 열려 과천 청사에 있는 장관들은 오전 내내 부처 일을 못했는데 신정부의 국무회의는 오전 8시에 시작함으로써 오전 업무도 볼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黃총리께서는 「주부총리론」을 말씀하신 적이 있지요. 주부는 안에서 남편을 뒷바라지하는 역할인데….

『기자들과 차 마시는 자리에서 그런 말을 했지요. 대통령은 일하는 것이 표면적으로 나타나지만 총리는 뒤에서 보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으로 한 말이지요』

―총리께서 하신 「훤히 보인다」는 말씀과 「주부총리론」은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총리께서는 과거 군에도 계셨고 장관도 하셨고 기업에서도 일한 경력을 갖고 계십니다. 최근에는 아시아나 항공 회장을 하셨으니 기업체 조직과 공무원 조직을 비교해보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업체 조직은 생산성과 효율성을 중시한다면 공무원 조직은 과정의 합법성을 더 따지는 곳이라고 생각하는데, 공무원 조직을 국제 경쟁력이 있는 조직으로 쇄신하기 위해선 생산성과 효율성을 더 따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기업과 공무원 조직의 차이

『저는 운이 좋아서 군에 있을 때인 1953년 휴전 직후, 미국에 가서 1년간 「현대적인 경영법(modern management)」를 배운 적이 있습니다. 2차대전이 끝나고 몇 년이 지난 때이라 당시 미국 군에서는 기업의 경영 개념을 도입해 경제적이면서도 사기 높은 군을 만들자는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지휘 관리(command management)」란 말이 생겨난 것도 이때였습니다. 귀국 후 저는 4·19의거 직전까지 군에서 「지휘 관리」를 강의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5·16이후 조선전업 등 전력 3사를 통합해 오늘의 한국전력을 만드는 일을 하게 되었고 외자청장을 하게 되었습니다. 월남 파병을 할 때는 국방부 재정국장으로 미군과, 파월국군에 대한 지원방안을 논의했습니다. 그후 교통부 장관과 농수산부 장관을 하면서 국정을 익히기도 했습니다. 아시아나 회장도 물론 했지요.

이렇게 해보니까 군 지휘나, 기업 경영이나, 행정이나 기본 원리원칙은 똑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군은 유사시 모든 비용을 투입해서 이기는 것이 목적이고, 기업은 비즈니스를 통해 최소비용으로 최대이윤을 올리려는 것이고, 행정은 법령의 뒷받침을 받아 합리적이고 능률적인 제도로 국민에게 이익이 가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는 식으로 목적이 조금씩 다를 뿐 입니다. 훌륭한 지도관리란 능률을 극대화 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절차를 잘 정해야 하는 것이 행정의 특징입니다. 정부조직을 포함한 모든 행정제도의 개혁은 그 절차를 대상으로 하는 것입니다. 절차의 개정에는 법령의 국회 통과가 필수적입니다. 이런 것을 무시하고 왜 새 정부가 들어섰는데도 아무 것도 하지 않느냐라고 하면 곤란합니다.

대통령 직속의 행정쇄신위원회(약칭 행쇄위)는 총리실에서 실무를 책임지고 있는데 바로 이런 개혁을 다루려고 만드는 것입니다. 「행쇄위」에서는 지금 엄청나게 많은 안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2천여건 이상을 검토해서 2백13건을 시행하도록 이미 조처를 취했습니다. 새 정부 개혁정책 추진의 핵심과제는 조직과 제도와 절차를 현 상황에 맞추어 최고의 능력을 끌어낼 수 있도록 바꾸는 것입니다. 개혁은 근본부터 개혁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의식개혁이 필요한 것이고 이것이 바로 총리인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정척결의 근본, 행정쇄신

―행쇄위가 하는 일 중에는 국민생활과 밀접한 것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언론에선 별로 비중 있게 다루고 있지 않습니다. 총리께서는 좀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시겠습니다.

『언론의 관심이 부정부패 척결에만 쏠려 있는데, 부정부패 척결의 근본이 행정쇄신입니다… 』

―행쇄위가 하는 일은 중요한 것인데도 언론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이유는 사건적인, 즉 극적인 요소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 생각인데 행쇄위에서 결정한 것을 알리기 위해 신문에 고정난을 만들 수도 있겠는데…, 드라마틱한 이야기는 없지만 정보로서 국민에게 서비스하자는 의미로 말입니다.

『좋은 방법인데 신문사에서 얼마나 협조해 줄까가 문제겠군요』

―과거에도 행쇄위와 유사한 행정개혁 조직이 여러 번 만들어졌으나 결국은 정부 부처를 늘리는 결과를 초래한 경우가 많습니다.

『일단은 국민생활과 직결된 절차와 제도와 관행 중 불합리하고 잘못된 것을 뜯어고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관청에 열 번 드나들어야 되던 일을 한 번만 드나들어도 되도록 하는 게 행정개혁입니다. 이렇게 개혁을 하면 부처간에는 이해관계가 엇갈리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행쇄위에서는 이런 부처의 관계자를 불러서 난상토론을 시킴으로써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행정부다」라는 것을 은연중에 주지시키고 있습니다』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는 것이군요.

『그게 하나고요, 또 하나가 부처이기주의에 의해 2중으로 묶어놓은 것을 하나로 통폐합하는 것도 행쇄위에서 할 일입니다. 사실 정부에 여러 조직이 있다 보니 조직마다 법을 만들어 규제하게 됩니다. 이것을 국민입장에서 하나의 법으로 묶어 국민은 한 군데만 드나들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사실 우리나라만한 인구에서 우리만큼 많은 부처가 있는 나라도 없을 것입니다. 일만 다 할 수 있다면 조직과 인원은 적으면 적을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한 마디로 행쇄위는 큰 문제, 작은 문제 가리지 않고 모두 다루는 곳입니다』

―정부에서 공무원 수를 동결한다고 발표했는데 그 배경은 무엇이었습니까.

『정부 예산이 대략 33조원인데 이중 30% 정도가 인건비로 나갑니다. 정부도 이젠 기계화 자동화를 해서 사람이 하던 일을 줄여야 합니다. 청와대에서도 오찬·만찬을 칼국수로 해서 비용을 줄여나가듯이 정부도 스스로 검소한 체제를 운영해야 합니다. 신규인력의 증가를 최대한 억제하는 것은 그만큼 세금을 덜 걷는 효과가 있습니다』

―정부가 모든 것을 할 것이 아니라 직접 할 필요가 없는 것은 지방이나 민간단체에 위임할 필요가 있는 것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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