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더러 20번째의 그랜드 슬램 우승!

오늘 결승전에서 승부는 5세트의 첫 게임이었다. 페더러는 두 번 브레이크 당할 위기에 몰렸지만 운 좋게 위기를 극복하였고 찬스를 놓친 칠리치는 너무 쉽게 무너졌다.

호주 오픈 준결승전에서 정현 선수를 꺾고 결승전에 진출하였던 로저 페더러(스위스) 선수가 마린 칠리치(크로아티아) 선수를 3-2세트로 누르고 스무번 째의 그랜드 슬램 타이틀을 차지하였다. 우수한 선수들도 평생 한 번 나가기 어려운 그랜드 슬램 결승전에 30회째 출전, 20회째 우승한 것이다.

그는 6-2, 6-7(타이브레이크 7-5)), 6-3, 3-6, 6-1로 이겼다. 페더러로서는 최상의 시합은 아니었지만 37세의 老將이란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적이다. 페더러는 수상식에서 '믿기지 않는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작년 호주 오픈에서 나달을 5세트 접전에서 꺾고 우승하였을 때보다는 덜 충격적이었다. 이미 전성기를 지났다고 일컬어지던 페더러는 작년에 윔블던 대회에서도 결승전에서 칠리치를 누르고 우승하였다. 이로써 그는 16개의 그랜드 슬램 타이틀을 가진 나달과 12개인 조코비치를 따돌리고 '역대 최고의 테니스 선수'라는 명성을 이어가게 되었다.

마린 칠리치는 유에스 오픈에서 한 번 우승한 적이 있는데, 페더러를 상대로는 1-9의 일방적 패배를 이어가고 있다. 두 선수는 친밀한 사이로서 몰디브에서 같이 휴가를 보내면서 연습도 함께 하곤 하였다. 오늘 시상식에서도 서로를 추켜올리기에 바빴다.

페더러의 라이벌, 머레이 나달 조코비치는 모두 부상으로 시달리고 있다. 페더러도 2016년의 반을 등 수술로부터 회복하는 데 보냈다. 오늘 결승전에서 승부는 5세트의 첫 게임이었다. 페더러는 두 번 브레이크 당할 위기에 몰렸지만 운 좋게 위기를 극복하였고 찬스를 놓친 칠리치는 너무 쉽게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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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 페더러 선수는 역대 최고의 테니스 선수로 꼽힌다. 나달이나 조코비치가 들으면 섭섭하겠지만 그들도 동의할 것이다. 물론 나달은 페더러보다 다섯 살, 조코비치는 여섯 살 적으니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앞으로 페더러를 능가하는 최고의 선수로 등극할 가능성도 있다. 거의 동시에 페더러, 나달, 조코비치, 머레이 같은 선수를 구경할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이들 덕분에 프로 테니스가 야구, 축구, 농구, 골프와 함께 세계적인 관심을 끄는 시장으로 성장하였다. 그런 흐름 속에서 정현 선수가 배출된 셈이다. 타이거 우즈가 골프를 흥행시킨 것과 비슷하다.

특히 페더러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페더러가 뛰는 시합에선 관중들이 일방적으로 그를 응원한다.  페더러의 움직임은 아름답다. 리듬을 탄다. 비유하면 페더러는 연주하듯, 나달은 격투하듯, 머레이는 공부하듯, 조코비치는 기계적으로 경기한다.

페더러의 실력은 종합적이고 균형적이다. 치명적 약점은 없고, 최고의 장점도 많지 않지만 여러 기량을 모아 놓아놓으면 최고이다. 페더러보다 강한 서브를 넣는 선수도 있고, 수비를 더 잘하는 선수도 있다. 싱글 핸드로 치는 백핸드는 아마 최고 수준일 것이다. 감정의 기복을 보이지 않는 점에서도 최고일 것이다.

페더러가 흥미로운 점은 맞 대결에서 나달에겐 많이 졌고, 조코비치에겐 근소하게 밀렸으며, 머레이에겐 크게 이기고 있다는 점이다. 나달은 '클레이 코트'의 왕답게 프렌치 오픈에서 압도적이다. 작년엔 페더러가 나달을 네 번이나 이겼다.

2017년 호주 오픈 결승전에서 페더러가 나달을 다섯 세트에서 역전승, 5년만에 처음으로 그랜드 슬램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스포츠 역사상 가장 극적인 再起이다. 역대 그랜드 슬램 우승자 중 가장 나이 많은 선수라는 기록을 작년 윔블든 우승(8회째)으로 이어갔다. 페더러는 그랜드 슬램 우승회수가 19회, 나달은 16회, 조코비치는 12회이다.

테니스는 체력의 한계를 시험하는 게임이다. 대선수일수록 자주 다친다. 페더러도 등이 아파 2016년을 거의 쉬다시피하였고 조코비치는 작년에 그러하였으며 나달은  이번 호주 오픈에서 부상으로 물러났다. 

페더러는 1981년 스위스의 독일어 권에서 태어나 1998년부터 프로로 뛰었고, 2003년에 처음으로 윔블던에서 우승, 2010년까지 8년 동안 그랜드 슬램 4개 대회중 한 개 이상의 우승을 이어갔다. 특히 2004년, 2006년, 2007년엔 4개 그랜드슬램 중 프랑스 오픈을 제외한 세 개 대회에서 우승하였다. 

페더러는 어머니 家系가 네덜란드 및 프랑스 유그노이다. 어머니가 남아공에서 생활하였고 페더러도 스위스, 남아공 2중 국적자이다. 관중석에서 조용히 앉아 있는 모습으로 유명해진 부인은 여자 쌍둥이에 이어 남자 쌍둥이를 낳았는데, 역시 테니스 선수였다. 페더러는 독일어, 프랑스어, 영어를 유창하게 하며 이탈리아어 스페인어도 한다. 스위스는 국민개병제인데 패더러는 민방위 부서 소속이지만 근무를 면제 받는 대신에 소득의 3%를 세금으로 낸다고 한다.     

로저 페더러 재단을 만들어 장애자와 재난 지역 돕기에도 열심이다. 지금까지 페더러는 그랜드슬램 결승전에 29회 진출, 19회 우승하였다. 최우수 선수라고 해도 평생에 한 번 나가기 어려운 결승전이다.

역대 승률은 1137게임 승리, 250회 패배로서 82%이다. 역대 우승 회수는 95회, 그랜드 슬램 우승은 호주 오픈 5회, 프랑스 오픈 1회, 윔블던 8회, 유에스 오픈 5회이다. 2008년 북경 올림픽 스위스 대표선수로 복식에 출전, 금메달을 받았다.

2008년 윔블던 결승전에서 나달과 격돌, 다섯 세트 접전 끝에 패배한 이후 프로 테니스의 주도권은 나달과 조코비치로 넘어갔다가 작년부터 다시 페더러로 넘어온 느낌이다. 이 나달-페더러 게임은 역대 최고의 시합으로 거론된다.

페더러는 작년부터 '승부에 집착하기보다는 즐긴다'는 말을 한다. 頂上에 너무 오래 서 있다는 느낌도 든다. 언론은 작년의 재기를 페더러의 르네상스라고 표현한다. 그가 인기가 있는 이유는 경기력 덕분이지만 겸손하고 유모 감각이 있으며 깔끔한 성격과 자태도 한 몫을 할 것이다.  

역대 상금 수입 랭킹으로서도 페더러가 1등이다. 1억1200만 달러, 2위는 조코비치로서 1억1000만 달러, 3위는 나달 9500만 달러이다. 광고 수입을 포함하면 페더러가 압도적이다. 최근 수년간 페더러는 연평균 6000만 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려 세계 전체 스포츠 선수 중 호날두, 르브론 제임스, 메시에 이어  4등을 유지중이다. 로저 페더러는 움직이는 회사이다.

그는 스포츠가 아름답다는 것을 김연아처럼 확실하게 증명하는 사람이다. 아름다움은 사람들의 마음을 안정시키고 순화시킨다. 그래서 페더러와 동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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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월30일

어제 밤 호주 멜보른에서 열린 호주 오픈 테니스 결승전에서 로저 페더러(스위스)가 宿敵인 라파엘 나달(스페인)를 상대로 다섯 세트 경기를 펼친 끝에 3-2로 이겼다. 35세의 페더러는 18회째의 그랜드 슬램(호주 오픈, 프랑스 오픈, 윔블던, 유에스 오픈) 우승을 기록하였다. 나달은 14회, 조코비치는 12회이다. 페더러는 2012년 윔블던 이후 처음으로 그랜드 슬램 우승을 달성하였는데 역대 그랜드 슬램 우승자 중 두 번째로 고령이다. 30세 이상 선수가 그랜드 슬램 결승전에서 맞붙은 것은 2002년 유에스 오픈에서 피트 샘프라스가 안드레 아가시와 격돌한 경우가 마지막이었다.

작년 페더러는 무릎 부상으로 하반기를 포기하였다. 전성기를 지나 그랜드 슬램 우승은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깬 위업 달성이었다. 지난 10여년 간 페더러, 나달, 조코비치(세르비아), 머레이(영국)는 그랜드 슬램 우승을 거의 독점하고 있다. 누가 역대 최강이냐가 논란거리인데 어제 우승으로 페더러가 최강이란 데는 異見이 별로 없게 되었다.

페더러와 나달이 붙으면 접전으로 가도 페더러가 지는 경우가 많았다. 어제도 페더러가 첫 세트를 6-4로 이겼으나 2세트에선 3-6으로 졌고 3세트에서 6-1로 이겼지만 4세트에선 3-6으로 졌다. 5세트 첫 게임에서 서브권을 가졌던 페더러가 지는 바람에 1-3으로 몰리다가 逆轉에 성공하였다.

페더러는 어느 경기장에 가든지 팬들이 많다. 어제도 호주 사람들은 그를 일방적으로 응원하였다. 페더러는 늘 정리된 사람처럼 깔끔하고 경기도 예술적으로 한다. 强서브와 백핸드 플레이가 勝因이었다.

어제 경기는 테니스 역사상 최고 시합은 아닐지 모르지만 가장 드라마틱한 경기였다. 나달도 최근에 손목 부상으로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하였다. 올해 30세로서 페더러보다 다섯 살 아래이지만 2000년대에는 두 사람이 결승전에서 자주 만나는 라이벌이었다. 나달은 서브력이 떨어져도 왼손잡이의 利點과 혼신을 다하는 鬪志로써 감동을 주는 경기를 한다. 특히 클레이 코트(프랑스 오픈 등)에서 강하다.

전성기를 지난 페더러와 나달이 그랜드 슬램 대회의 결승전에서 다시 만날 것이라고 기대한 이는 거의 없었다. 어제 경기는 결과보다 만남이 더 극적이었다. 페더러는 우승 컵을 받는 자리에서 '내가 졌더라도 행복하였을 것이다'는 말을 남겼다. 진심이었을 것이다. 2009년 호주 오픈 결승전에서 페더러는 나달에게 2-3세트로 졌다. 시상식에선 드물게도 울음을 터트렸었다. 

두 사람은 싸우면서 친해진 경우이다. 냉철한 페더러와 뜨거운 나달을 보면 스위스와 스페인의 국민성을 대표하는 것 같기도 하다. 페더러의 부인은 테니스 선수 출신으로서 늘 관중석에서 응원을 하는데 좀처럼 웃지 않는다. 남편보다 더 걱정이 많은 표정이다. 어제는 우승이 결정되자 배를 드러낼 정도로 뛰어 올랐다. 여자 쌍둥이, 남자 쌍둥이를 낳았다. 

어제는 졌지만 나달은 역대 그랜드 슬램 결승전에서 페더러를 7-3으로, 역대 종합 전적에선 23-12로 앞서고 있다. 올해 호주 오픈에선 조코비치와 머레이가 하급 랭킹 선수에게 져 일찍 탈락하는 바람에 페더러-나달의 결승전 成事 여부가 話題였다. 두 사람은 상승세의 도전자들을 차례로 꺾고 결승전에 올라와 전성기에 못지 않은 최고 수준의 경기를 보여주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영어권에선 이런 시합을 epic이란 단어로 표현한다).  

어제 경기 시간은 페더러의 빠른 페이스 덕분에 세 시간을 조금 넘겼는데, 다섯 세트를 치르면 다섯 시간을 넘기는 경우도 있다. 그랜드 슬램 결승전 구경은 기복 많은 인생의 축도판을 보는 듯하다. 강한 선수가 아니라 포기하지 않는 선수가 이긴다는 교훈을 늘 준다. 

나는 나달과 조코비치가 붙으면 나달 편을 든다. 나달과 페더러가 맞서면 後者 편이다.
굳이 이유를 단다면 조코비치보다는 나달이 순수하고 겸손하며 나달보다는 페더러가 격조가 높고 신사답게 보이기 때문이다. BBC는 어제 경기의 논평에서 '두 사람이 다 이길 수 있었으면 좋았를 경기였다'고 했다. 복잡하게 돌아가는 세상사를 잠시 잊게 하는 예술 같은 스포츠 타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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