尙美會는 2002년 봄에 月刊朝鮮 및 한진관광이 공동으로 주최한 유럽 여행을 모태로 하여 출범한 여행전문 회사입니다. 2004년 12월에 주식회사로 변모한 尙美會의 사장은 조선일보 駐佛특파원을 지내고 2014년 인천 아시안 게임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던 愼鏞碩씨(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 부위원장)입니다. 2005년 6월에 상미회는 프랑스의 부르고뉴 및 프로방스 지방을 연결하는 경로를 따라갔습니다. 부르고뉴는 로마네 콩티 등 최고급 포도주를 생산하는 '포도주의 여왕'과 같은 지역입니다. 프로방스는 南佛의 작렬하는 태양과 바다, 그리고 알프스 산맥이 지중해로 떨어지는 지역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피카소, 샤갈, 고흐 등 수많은 화가들이 이곳의 風光을 화폭에 담았고 칸느 니스는 유럽의 가장 인기 있는 피서지입니다.
이 두 지역은 로마가 갈리아(지금의 프랑스)를 정복할 때 시저의 로마군대에 저항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그때 이곳에는 골族이 살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셀틱族, 또는 켈트族이라고도 불리는데, 영국 땅에도 살고 있었습니다. 골族이 로마군대한테 항복하지 않고 저항했기 때문에 이 민족의 정체성이 생겨서 오늘의 프랑스가 건설되는 시발점이 되었다고 합니다. 로마는 이 살기 좋은 땅을 식민지로 다스리면서 많은 유적을 남겼습니다.
오랑주(Orange)의 로마시대 圓形극장은 이탈리아에도 없을 정도로 보존이 잘 되어 있습니다. 1981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이 극장은 아우구스투스 황제 때 만들어졌습니다. 예수가 태어나기 한 세대 전이었지요.
오랑주 극장은 무대의 뒤를 두르는 벽이 원형대로 남아 있다는 점에서 특이합니다. 그렇게 남아 있는 로마시대 극장은 터키와 시리아에 하나씩 있을 뿐입니다. 무대 뒷벽의 길이가 100미터, 높이가 38미터, 무대의 폭도 약30미터, 원형극장에 들어선 의자수를 계산하면 약1만 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오랑주 극장은 죽은 유물이 아닙니다. 지금도 공연이 계속되는 살아 있는 극장인 것입니다. 저희들이 방문했을 때도 공연준비를 하기 위해서 무대 설치 공사가 한창이었습니다. 유럽의 역사적 건물은 골동품이나 고고학적 연구대상으로 죽어 있지 않고 민중의 삶속에서 살아 숨쉬는 생물입니다. 저희들이 이틀 전에 찾았던 부르고뉴 公國의 수도 디종에 있는 노틀 담(우리의 성모님이란 뜻) 성당은 13세기에 만들어진 고딕풍의 걸작인데 지금도 신도들과 관광객들이 예배를 올립니다.
약2000년 전에 만든 오랑주의 원형극장에서 여름만 되면 재즈 연주회가 열리고 있으니 이곳 사람들은 로마와 중세의 역사를 잇는 가운데서 오늘의 예술을 즐기고 있습니다. 역사는 단절되지 않고 청산도 되지 않는 것입니다. '역사청산'이란 殺氣도는 말로써 政敵죽이기에 몰두하는 한국의 선동가들이 이곳을 한번 구경한다면 역사의 본질과 엄숙함을 깨닫게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기독교 공인 이후의 유럽 교회 건물은 인간이 만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인간을 통해서 만든 神의 작품이란 생각이 듭니다. 종교적 열정 없이는 저렇게 정교하고 거대한 건축물을 인력을 동원해서 만들 수 없었을 것이라고 감탄합니다.
그런데 오랑주의 원형극장 같은 건물은 그런 종교적 열정으로 지어진 것이 아닙니다. 인생을 즐기기 위하여, 또는 정치인들이 민중의 관심을 정치로부터 멀리 돌리기 위하여 지은 世俗的 건물입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로마시대의 건축물은 그 예술성과 규모가 1000년 이후에 나온 神의 건물들에 비해서 결코 손색이 없습니다. 世俗的 욕망도 종교적 열정처럼 위대한 예술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그 비결은 무엇일까 생각해보았습니다.
로마의 경우 끊임 없이 전쟁을 하였으니 요새나 城을 만드는 군사기술이 발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전쟁을 통해서 점령지를 넓혀갈수록 노예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가혹하게 사용할 수 있는 노동력이 군사기술과 결합되면서 거대한 토목건설과 건축이 가능했을 것입니다.
로마가 인류문명의 유산으로 남긴 많은 자산이 있습니다. 공화정, 法治, 군사전통 등과 함께 토목기술이 꼽힙니다. 중세 유럽의 르네상스는 이런 로마의 世俗的 문화를 다시 배우자고 하여 시작된 운동입니다. 인간이 神의 즐거움을 위해서만 봉사하는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일하고 즐기는 존재라는 각성이 이뤄졌습니다. 그런 정신의 연장선상에서 미국 독립정신은 '행복추구권'을 인권의 기본으로 설정했습니다. 그런 가치관 속에서 위대한 기술문명을 이룩한 것이 現代입니다. 그래서 현대는 로마와 통하는 것이지요.
오랑주의 로마 시대 圓形 극장에서
- 趙甲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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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11-25, 21:4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