祝靈山에서 만난 金文洙 지사

축령산이라고 하면 아무런 이미지가 없는데, 祝靈山이라고 하니 이야기꺼리가 쏟아진다.
경기도 가평군과 남양주군 사이에 축령산이 있다. 높이 880m의 名山이다. 한 등산가의 南韓 100대 名山 리스트에 올라 있다. 서울에서 승용차로 한 시간 남짓 걸리는 곳에 있는데도 널리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한글전용의 흐름속에서 漢字명사를 축령산이라고 한글 표기를 하니 이 산의 이미지가 형성되지 않는다. 한글은 이미지 형성력이 약하다. 言語는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어야 정보 전달력이 강하다. 이미지 형성력에선 漢字가 세계최고이다.

축령산이 한자로 어떻게 쓰고 무슨 뜻인지 남양주 사람들한테 물어도 정확한 대답이 돌아오지 않아 구글을 뒤졌다. 漢字로는 祝靈山이다. 특이한 이름에는 특이한 이야기꺼리가 있을 것이다.

<태조(太祖) 이성계가 등극하기 이전 고려말(1390년경)에 사냥을 왔다가 한 마리의 짐승도 잡지 못하고 돌아오는데 몰이꾼들의 말이 이 산은 신령(神靈)스러운 산이라 산신제(山神祭)를 지내야 한다고 하여, 그 이튿날 산 정상에 올라 산신에게 제(祭)를 지낸 후 사냥을 하여 오득산(五得山)에서 산돼지 다섯 마리를 잡았다는 전설이 있으며 이 때부터 축령산(祝靈山)이라 불리웠다고 한다.>
이와 다른 說도 있다. 조선조 초기, 젊은 나이에 출세했다가 모함에 걸려 죽은 南怡 장군의 魂魄(혼백)을 위로하기 위하여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가평군엔 南怡섬이 있고 축령산엔 南 장군이 앉았었다는 바위도 있다.

漢字를 매개로 하면 이처럼 여러 가지 정보를 얻게 된다. 한자를 매개로 한 聯想작용과 연쇄思考는 정보의 확장을 가져온다. 이것이 습관화되고, 많은 사람들이 오랫 동안 이런 언어습관에 길들여지면 그 언어집단은 어마어마한 정보를 축적하게 된다.

聯想작용과 연쇄思考가 거의 불가능한 한글전용의 습관을 갖게 되면 언어를 매개로 한 정보의 확장과 축적이 약해진다. 그런 言語집단은 문화, 정치, 경제 등 모든 부문에서 능력이 떨어진다.

어제 祝靈山과 連峰인 서리산 꼭대기에서 철쭉축제 행사가 있었다. 金文洙 경기도 지사, 李錫雨 남양주시 시장, 이진용 가평군수와 여러 단체 사람들이 참여했다. 능선을 따라 터널처럼 뻗어 있는 철쭉동산을 걷고 패랭이, 수레국화 등 야생화 꽃씨를 풍선에 담아 날리는 ‘푸른 京畿 기원 꽃씨풍선 날리기’도 있었다. 나도 오랜만에 등산을 하여 이 행사에 참여했다. 날씨도 좋고 산도 좋고 사람들도 좋고 숲속에서 먹은 도시락도 좋았다.

까만 등산복을 입고 산에 오른 金 지사는 서리봉 행사장에서 참석자들을 향해서 '좋지요?'라고 여러 번 물으면서 경기도 자랑을 많이 했다. 경기도가 인구, 넓이, 생산액, 삶의 질 등 거의 모든 부분에서 서울을 앞서가고 있다는 것이다. 등산객들은 金文洙 지사와 마주치자 함께 사진을 찍자고 했고 金 지사는 즐겁게 어울렸다. 식사 시간에 축령산 주변 水洞面 사람들이 지역 개발과 관련한 民願을 金 지사에게 호소했고 그는 경청했다. 金 지사는 '이런 곳에는 조랑말 같은 것들을 가져다가 마차를 끌거나 말을 타고 다니도록 하는 것이 어떨까'라고 관광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다.

옆자리에 앉은 李 가평군수에게 加平이란 地名에 대해서 물었다. 그는 이렇게 해설해주었다.
'가평은 산도 많고 물도 많은 곳입니다. 경기도에서 가장 높은 산도 있고, 청평호수와 북한강도 있습니다. 산과 물 사이에 아주 좁은 평야가 더해졌다고 해서 더할 加, 평평할 平자를 쓴 것입니다.'

그 설명을 들으니 加平을 갈 때마다 보았던 특이한 地形의 이미지가 머리 속에 형성되는 것이었다. 두 字로 된 한자 地名 하나가 地形의 핵심을 요약하여 전달한다. 漢字야말로 정말로 위대한 언어이고 정보의 창고인 것이다. 李明博 대통령이 소통의 부족을 반성했다는데, 우리 語彙(어휘) 70%의 표기수단인 한자를 말살하고 한글만 전용하면 정확한 소통은 영원히 이룰 수 없다.

나는 청평에 인연이 있어 京春국도를 자주 이용한다. 마석을 지나 대성리를 거쳐 청평 댐을 향해 달리는 길만 알았는데 이번에 마석에서 왼쪽으로 들어가 산 비탈을 따라 수동면으로 들어가니 별천지가 있었다.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에 숨겨진 마을들이다. 서울에서 이렇게 가까운 곳에 강원도나 慶北의 산골마을 같은 곳이 있다니 하는 발견의 흥분을 느낄 수가 있었다.

수동면은 水洞面이라 쓴다. 물이 많은 마을이란 뜻이다. 마을을 병풍처럼 둘러싼 산에서 흘러내린 계곡물이 냇물을 만들고 이 냇물은 北漢江으로 들어간다. 수동면이라고 한글로 썼을 때와 水洞面이라고 한자로 썼을 때는 전혀 다른 소통이 이뤄진다. 수동면 사람이라고 하면 아무런 느낌이 생기지 않으나 水洞面 사람이라고 하면 山水 좋은 곳에 사는 순박한 사람들이라는 이미지가 형성된다.

南楊州市 水洞面은 인구밀도가 매우 희박하다.

인구 약7000명에 면적은 서울의 약10분의 1인 약73㎢이다. 이렇게 적은 사람들이 이렇게 근사한 산과 물을 독차지 하고 있으니 행복한 이들이다. 아마 長壽者들도 많을 것이다.

<水東面은, 북쪽으로 가평군 상면(上面), 동쪽으로 가평군 외서면(外西面), 서쪽으로 진접읍(榛接邑), 남쪽으로 오남읍·화도읍과 접한다. 7개리로 이루어져 있다. 全지역이 호상편마암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북부와 서부에 축령산(祝靈山)·철마산(鐵馬山)·주금산(鑄錦山)·상산(霜山)이 솟아 있다. 남동쪽으로 흘러 북한강에 합류하는 水洞川을 따라 농경지가 펼쳐진다. 쌀·보리 등의 생산은 적으나 특용작물인 밤과 잣을 비롯하여 배추·무·마늘·생강 등이 생산된다. 그 밖에 축산이 활발하다. 교통은 京春국도와 연결되는 지방도로가 지난다. 관광지로는 水洞관광지와 몽골문화촌이 있다.>

祝靈山엔 경기도가 직영하는 휴양림이 있다. 자세한 정보는 축령산 자연휴양림 홈페이지 www.chukryong.net을 찾아보면 된다.

<축령산(祝靈山)과 서리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는 누구나 쉽게오를 수 있는 다양한 코스로서 짧은 시간에 頂上도전의 만족감을 느낄 수 있으며, 울창한 잣나무 숲에는 숲속의 집(13동 14실), 산림휴양관(1동 18실)이 있어 누구나 조용한 숲속에서 가족과 함께 하룻밤의 좋은 정감을 나눌 수 있다.


▶ 시설정보
매표소를 지나 들어가다 보면 숲 속의 집과 산림휴양관으로 갈라지는 곳이 나타나는데, 여름에는 그 갈림길에 있는 계곡이 큰 인기다. 폭포처럼 흐르는 계곡물을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한데, 그 아래서 물놀이도 할 수 있으니 금상첨화가 따로 없다.

축령산자연휴양림에서는 쭉쭉 뻗은 잣나무의 매력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숙박시설인 숲 속의 집과 야영 데크 모두 잣나무 숲 속에 자리하고 있을 정도. 숲 속에는 휴식을 취하거나 여럿이서 모임 혹은 레크레이션을 할 수 있는 야외 교실이 마련돼 있다. 야외 교실 왼편으로는 벽 타기 기구를 포함한 체력 단련 시설이 많이 놓여 있다. 주말이면 숲 해설, 자연 나무, 자연 놀이, 쉼과 명상을 체험할 수 있는 ‘숲 체험 학교’도 열린다. 휴양림 내 곳곳에 산책로가 있으며, 등산 코스는 세 가지가 있다. 축령산 코스(2시간 반 소요)와 서리산 코스(2시간 반 소요), 일주 코스(4시간 소요)가 그것이다. 숙박시설은 한 채씩 독립되어 있는 숲 속의 집과 콘도형인 산림휴양관, 야영장이 있다.


▶ 주변명소
몽골의 전통집인 천막 게르(Ger)를 볼 수 있는 몽골문화촌을 추천한다. 이곳에서는 게르가 몽골문화전시관과 전통찻집, 숙박시설 등으로 쓰인다. 몽골문화전시관에는 몽골에서 직접 가져온 의상, 장신구, 악기, 생활용품 200여 점이 전시돼 있어 눈길을 끈다. 문의 031-592-0088>

*버스시간표(40분 정도 소요)

마석출발 축령산출발
06:20 06:40
07:40 08:15
09:15 10:00
10:45 11:25
12:25 13:10
14:10 15:00
15:50 16:35
17:55 18:40
19:50 20:30
21:20 21:50


열차 시간표(50분 정도 소요)
청량리출발 마석출발
06:15 06:31
07:05 07:21
07:57 09:03
12:45 10:58
14:25 13:01
15:20 17:41
17:30 18:38
19:00 19:31
20:05 21:10
21:40 21:59
- 22:51
*시간표는 변동될 수 있습니다.


金文洙 지사는 이날(5월17일) 행사를 마치고 헬기 편으로 경기도 화성군 전곡항으로 출발했다. 전곡항에서 벌어진 요트경기대회를 참관한 그는 안산으로 옮겨 경기도 체육대회 행사에 참여했다.
'이렇게 행사가 많으면 조용히 집무할 시간이 부족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이렇게 말했다.
<그런 점도 있지만 좋은 점이 더 많습니다. 행사장에 가는 길에 道政의 현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내 눈으로 직접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게 하지요. 사무실에 있으면 공무원들의 간접보고에 의존하게 되는데 행사장에 가기 위하여 오고 가는 길에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金 지사는 '중앙에서 권한을 틀어쥐고 있는 부분이 너무 많다'면서 수도권 규제를 비판했다.

'수도권 인구 증가를 억제한다면서 공장은 못짓게 해놓고 중앙에선 신도시를 만들어 인구를 늘리잖아요?'

한나라당 국회의원 시절 그는 북한인권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고, 한나라당의 체질을 웰빙당이라고 비판했었다. 金 지사는 '좌익은 이념과잉이고 한나라당은 無骨상태이다'고 비유했다. 그는 '이념은 항상 재해석하면서 이어가야 하는 것이지 이를 버리면 방향감각을 잃어버린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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