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라면 어디에나 있는 두오모 성당

유럽기행(6)/ 이탈리아 밀라노 편

유럽 여행기 6편
 
 
이탈리아_한국인과 비슷한 민족성
 
유럽 중남부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나라로, 5세기 서로마 제국의 멸망 이후 국토가 분열되었다가 1861년 3월17일 당시 오스트리아 영토였던 북동부와 교황이 지배하던 로마를 제외하고 통일되어 이탈리아 왕국이 수립되었고 1870년 완전한 통일을 이룬 나라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고 할 정도로 한 때 찬란한 문화와 유럽을 호령했던 로마 제국, 이탈리아의 정식 국명은 이탈리아 공화국(ITALIAN REPUBLIC)이다. 지중해 중앙부, 북서에서 남동으로 약 1200㎞에 걸쳐 장화 모양의 반도(半島)와 시칠리아·사르데냐 두 섬으로 구성된 나라로 면적은 한반도의 1.4배 정도인 30만㎢이다.

남부 유럽에 속하는 이탈리아는, 북쪽으로는 알프스 산맥을 경계로, 프랑스·스위스·오스트리아와 접하며, 동쪽은 구(舊) 유고슬라비아가 해체되면서 생겨난 6개국 중 하나인 슬로베니아와 국경을 접하고 바다는 아드리아해(海), 서쪽은 티레니아海가 있다.

내각 책임제 국가이면서도 대통령 또한 존재하는 이 나라는 이탈리아어(語)를 구사하고 수도는 로마(ROME)이며 인구는 5800만 명이다. 인구의 90%가 천주교를 믿는 반도국 이탈리아 내부에는 우리가 잘 아는, 나라라고 칭하기 어렵지만 엄연한 독립된 전 세계 천주교의 본산 로마 교황청이 있다. 또한 이탈리아 중부 지방에 나라 가운데 있는 나라, 전 세계에서 가장 작은 독립국인 산마리노 공화국이 있다는 사실은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유럽 연합의 주축 국가의 하나인 이탈리아는 리라(lira)라는 자국 화폐를 포기하고 유로화를 통화로 삼고 있으며, 이탈리아의 1인당 국민 소득(GDP)는 2만5800달러 수준으로 유럽 연합 국가에서는 그리스나 포르투갈보다는 높지만 서구권이나 북구권 국가보다는 다소 저조한 수준이다.

이탈리아 국민의 민족성은 한국인들과 비슷하여 다혈질이지만 명랑하고 낙천적인 성격의 소유자들이다. 우리나라가 영호남간에 지역 갈등이 심한 것처럼 이탈리아는 남부 지역과 북부 지역 간에 갈등이 심하다. 밀라노를 비롯하여 베니스 등 산업 및 경제 시설이 집중되어 있는 북부지방에 비하여 농업 중심으로 발전이 덜 된 남부 지방은 실업률도 20%에 달할 정도로 높고 경제적으로도 북부 지방보다 훨씬 열악하여 빈부 격차에 의한 남북 지역 간의 갈등은 상당한 수준이다.

이탈리아는 기계, 자동차와 같은 중공업과 피혁, 섬유 공업과 같은 중소기업이 발달되어 있으며 포 강 유역에서는 천연 가스도 생산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에너지 자원은 수입에 의존한다. 유럽 국가들 가운데 공무원이나 경찰의 청렴도가 다소 떨어지고 노동조합의 파업, 공무원 및 국민 연금 제도 등 지나친 복지 정책을 개혁하지 못하여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농업은 올리브, 포도, 토마토, 밀, 쌀 등이 주산물이며 지중해 연안의 따뜻한 기후 덕택으로 포도주 또한 유명하다.

3면을 바다로 접한 이탈리아는 풍부한 해산물과, 피자 같은 음식으로 프랑스, 중국 요리와 더불어 명성을 떨치고 있다. 그 뿌리가 거의 100여 년에 달하는 악명 높은 이탈리아의 범죄 집단 마피아의 범죄는 워낙 뿌리가 깊어서 이들이 저지르는 마약, 갈취, 돈 세탁과 각종 불법 범죄, 정치인‧법조인 테러와 강력 범죄가 아직도 이 나라를 어지럽히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은 베네치아의 상인 마르코 폴로가 1270년대 후반 동양을 견문하고 본국에 돌아가 쓴 《동방견문록》을 통하여 ‘고려’란 이름으로 처음으로 알려졌다. 19세기 후반 두 나라 간에 우호 통상 및 항해에 관한 조약이 체결되었으나 일본에 의해 국권이 빼앗기면서 무효가 되었고, 1956년에 상대국 국가에 각각 상주 공관을 개설하여 통상 거래 및 무역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밀라노_대도시에는 어디에나 있는 두오모 성당

스위스 인터라켄에서 밀라노까지는 버스로 꼬박 4시간이 걸리는 장거리 여행이다. 산악국가인 스위스에서 이탈리아로 가는 가도에 여러 개의 긴 터널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는 가도 가도 끝이 없어 15분은 족히 달리고 나서야 바깥세상을 구경할 수 있었다. 첫 휴게소에서 터널 길이가 얼마나 되는지 현지인들에게 물었지만 영어가 안 통하여 여러 사람에게 확인하고 나서야 17km임을 알아냈다. 정말 긴 터널이다.

점차 이탈리아와 가까워지니 집 모양도 붉은 색이 짙은 이탈리아 풍으로 바뀌었다. 인적이 드물어 적막강산이던 스위스를 빠져 나와 이탈리아로 접어드니 깨끗하게 포장된 스위스의 도로와는 달리 군데군데 땜빵 질을 한 도로로 두 나라의 경제력 차이가 구분되는 것 같다. 그러나 스위스는 도로가 거의 내리막 오르막이 반복되는 데 반해 이탈리아 쪽은 평지가 계속 이어졌다.

밀라노로 접어드니 인파나 차량도 늘어나고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 시가지에 막 접어들어 차량의 속도가 늦어져서 주변 경관을 살피는데 ‘현대자동차 밀라노 대리점’이란 낯익은 간판이 나타나서 반가운 마음도 잠시, 하필 대리점 앞에서 교통사고가 나서 지체가 됐다.   

현지 식으로 저녁 식사를 했는데 음식이 좀 짰지만 종업원들은 정중하게 우리를 대접하였다. 식사 후 시내 야간 관광을 나섰는데 웬 이탈리아인이 우리 일행을 아는 것처럼, ‘꼬레아노, 반갑습니다’ 말을 걸더니 한 사람에게 악수를 청했다. 그 자는 악수를 한 손을 놓아주지 않고는 ‘여기 보이는 저 비둘기들 줄 먹이 값이 없어서 그러니 돈을 달라’는 것이었다. 악수를 했다가 졸지에 난처한 입장에 처하게 된 그 관광객은 가이드가 나서고 나서야 그의 손아귀에서 빠져 나올 수가 있었다.

가이드가 주의사항을 다시 한번 환기시킨다. 이탈리아에서는 누가 주는 음료수나 장미꽃을 받아서는 아니 된다. 받았다가는 부르는 것이 값이고 돈을 안 주면 하루 반나절이라도 쫓아다닌다고 했다. 아름다운 조각상 앞에서 ‘자기가 찍어주겠다’고 모르는 외국인이 나섰을 때 이를 호의로 알고 카메라를 넘겨주면 그냥 뺐기는 것이라고 했다. 카메라를 넘겨받자마자 웃으면서 자기 동료에게 농구공을 패스하듯이 카메라를 주고받으며 유유히 도망간다고 했다. 혹시라도 경찰에게 잡혀도 카메라가 멋있어서 장난 좀 했다고 하면 그만이지 처벌도 없다.

파리와 더불어 전 세계 패션계를 선도하는 밀라노 관광은 두오모(DUOMO) 대성당에서 시작되었다. 처음에 두오모가 성당 이름을 가리키는 고유 명사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영어로 ‘돔(DOME)’이란 의미였다. 즉 천정이 돔 형태로 된 대성당을 일컫는 말로 대도시에는 어디에나 두오모 성당이 있음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일반 성당에는 신부가 주인으로 미사를 집전하는 데 반해 이런 대성당에는 신부보다 서품이 높은 보좌 신부까지 거느린 주교 신부가 집전하는 게 다른 점이다. 밀라노의 두오모 대성당은 높이가 무려 157m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고딕양식 교회로 14세기에 착공된 후 계속 보완되면서 19세기에야 완공됐다고 가이드는 설명했다.

관광을 다니는데 어떤 아주머니가 핸드백 외에도 까만 봉지 하나를 들고 다녔다. 우리는 처음에 기념품 가게에서 산 기념품 봉투쯤으로 알았다. 그런데 웬걸. 여행 중 휴식 시간에 그 아주머니는 어디서 가져온 것인지 삶은 계란을 꺼내서 먹는 것이었다. 관광객들이 재미있는 모습에 전부 쳐다봤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참으로 떳떳한 표정이었다. 그 계란을 한국에서 가져온 것은 아닐 터이니 그렇다면 호텔 식당에 아침 식사 시에 담겨진 계란을 가지고 나온 것일 것이다.

저 잘난 맛에 사는 것이 인생이라고 했으니 누가 말릴 수 있겠나. 하긴 우리가 알고 있는 통념 중에 ‘생선 요리는 화이트 와인, 육류 요리는 레드 와인’이라는 게 있다. 그러나 이들은 이런 것을 괘념치 아니하고 편한대로 구분 없이 생선에 적포도주를 먹거나 반대로 육류에도 백포도주를 마시기도 하는데 까짓 것 뭐….


(7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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