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가 있는데도 왜 ‘모두가 피해자’인가

불법을 자행한 집단과 이를 막은 공권력을 대등하게 보도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 억지논리다
1월 7일과 8일 보도된 KBS 뉴스9 보도비평-가해자가 있는데도 왜 ‘모두가 피해자’인가


1월 7일 보도된 “총력 설득... 긴박했던 순간들”

<앵커 멘트>
어제까지 강경했던 거부 입장이 극적으로 돌아선 배경, 어디에 있을까요? 사회 각 계의 전 방위적인 압박이 큰 부담이 됐던 것으로 보입니다. 계속해서, 염기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신입생 명단 수령 거부 철회를 촉구하는 교육부의 최후통첩에도 제주지역 사립학교들이 응하지 않자 정치권이 조정에 나섰습니다.
열린우리당 의원 6명은 오늘 오전 제주도교육청을 방문해 대책을 논의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습니다.
<녹취> 이미경(열린우리당 의원): '여기에 대한 심각성 때문에 저희들이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이렇게 긴급하게 내려왔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전교조를 비롯한 학부모와 교육, 여성, 시민사회 단체들도 정상적인 학사 일정을 준수할 것을 사립학교 측에 촉구했습니다.
특히 해당학교 총동문회가 신입생 배정 거부는 있을 수 없다고 밝히고 학교 측을 압박하는 등 공동 대응에 나섰습니다.
교육부 역시 사태가 발생한 지난 5일 밤 김영식 차관을 제주에 급파해 비상 대책을 마련하고 사학 파동의 전국 확산을 막기 위해 초기부터 엄정 대처 방침을 밝혔습니다.
이런 전방위 압박으로 해당 학교 교장단은 잇따라 비밀회동을 갖고 입장을 조율한 뒤 신입생 배정 거부 방침을 철회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더 이상 학생들을 볼모로 하는 비교육적 방법을 동원해서는 안 된다는 교육자적 양심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됩니다. KBS뉴스 염기석입니다.


1월 8일 보도된 “사학들, 왜 입장 바꿨나”

<앵커 멘트>
강경하던 사학법인들이 결국 입장을 바꾼 것은 무엇보다 학생을 볼모로 삼는다는 강도 높은 비난 여론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박일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제주지역 사립고등학교장들이 신입생 배정거부를 철회했던 어제까지도 전국 조직인 대한사립중고교협의회 측은 기존 방침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사립학교 수가 적은 제주는 조직화가 어려워 어쩔 수 없이 물러섰을 뿐 큰 市, 道는 다를 것이라는 주장이었습니다.
<인터뷰>협의회 관계자(어제): '임시이사회를 열어서 바꿔야죠. (현재로서는 이사회 예정이 없다는 거죠?) 네'
하지만 단 하루만인 오늘 신입생 배정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철회하고 맙니다. 정부와 학부모 단체 등의 압박과 비난이 워낙 거셌기 때문입니다.
우선 교육부가 감사권과 감독권의 발동을 강조했습니다. 이럴 경우 사정의 칼날은 사학 법인 지도부 쪽으로 향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서울 중심으로 이뤄지던 학부모 단체의 사학법 수호 운동도 전국적으로 조직화 될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박경량 참교육학부모회 회장(이틀전): '사학법 수호 학부모투쟁본부를 조직해 나가겠다.'
이번 전국대표들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역이 개별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지만 결국은 정부와 여론의 전방위 압박을 버텨내기는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박일중입니다.


KBS는 1월 7일에 이어 1월 8일 보도에서도 사학법인들이 학생배정거부 입장을 철회한 이유가 ‘사회 각계의 全방위적인 압력’ 때문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KBS는 이 보도에서 ‘전교조를 비롯한 학부모, 교육, 여성, 시민사회 단체들의 촉구’를 이야기하면서 ‘참교육을 위한 학부모회’ 회장의 인터뷰 화면을 내보냈다.
하지만 이들은 사회각계의 단체들이 아니라, 지난 1월 6일 보도된 뉴스에서처럼 전교조와 親전교조 학부모 단체들, 좌파 단체들이다.
이들의 요구에 편승한 청와대는 지난 6일 사학들의 학생배정거부를 ‘헌정질서에 정면도전하는 행위’라면서 강도 높게 비난하고 법무부, 교육인적자원부, 행정자치부 등 관계기관에게 사학비리에 대한 전면적인 특별조사를 지시하겠다고 밝혔다. 이 감사를 통해 ‘문제’가 드러나면 관선이사를 파견하겠다고 했다. 이런 극악처방에 사학법인들은 학생배정거부 결정을 철회한 것이다.
이런 청와대의 행동은 ‘자기 편의 억지와 불법은 봐주고 대한민국 편인 私學에 대해서는 적대적으로 나오는 것’으로써 ‘私學을 설득할 논리와 法理에서 밀리니까 私學의 비리를 조사하는 것’이다. KBS는 ‘모기잡는데 칼 뺀 격’이라는 한나라당 대변인의 성명 등 청와대의 행동을 비판한 내용들은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
KBS는 청와대의 지나친 처사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적은 비중으로 보도하고 좌파 단체들이 사학법인을 비난하는 것은 ‘사회각계의 여론’이라며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



1월 7일 보도된 “요구사항 간 데 없고 상처만 남아”

<앵커 멘트>
지난해 여의도 농민대회에서도 봤듯이 폭력에 폭력으로 대응하는 시위에서는 경찰과 시위 참가자 모두가 피해자일 수밖에 없습니다. 구경하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11월 여의도 농민대회. 농민들이 몽둥이를 휘두르고 돌멩이와 빈병을 던집니다.
이에 경찰은 방패로 찍고 곤봉을 휘두릅니다. 이날 시위 진압에 참가했던 장우진 상경은 골목에서 시위대에 포위돼 집단 폭행당했습니다.
<인터뷰>장우진(상경): ''죽여라'라고 하죠. 농민 쪽에서 다 죽여라라고 하면서 소리지르고 해도 무조건 쥐 잡듯이 때리니까'
권진근 수경도 날아온 보도블럭 조각에 다리를 다쳐 수술까지 했습니다.
<인터뷰>권진근(수경): '밤이라 돌도 잘 안보이고. 사람들이 뭐를 들고 때리는지도 잘 안 보여서 다친 거 같아요.'
다치기는 시위대도 마찬가집니다. 윤선미 씨는 진압전경을 피해 달아나다 방패에 머리를 맞아 수십 바늘을 꿰맸습니다.
<인터뷰>윤선미(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힘을 최대한 모아서 내려찍는 상황이었어요. 절 죽이러 온 사람 같았어요. 그렇게 수십 대를 맞고 나니까 무슨 내게 개인적 원한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날 시위에서 다친 사람은 전의경 200여 명을 포함해 수백여 명. 시위대와 경찰 모두 무엇을 위해 그 자리에 왔는지도 잊은 채 서로 폭력에 폭력으로 대응했습니다.
<인터뷰>권진근(수경): ' '부모님도 없냐' 하기 전에 입장 바꿔서 그분들도 다 저희같은 아들들 있으니까 그런 것 좀 생각해주셔서 폭력시위는 아예 없었으면...'
폭력 시위와 과잉 진압. 모두가 피해자일 수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구경하입니다.


지난 12월 26일 국가인권위의 경찰과잉진압에 의한 농민사망이란 결론과 12월 28일 대통령의 대국민사과에 의해 전의경들은 살인집단으로 매도됐었다. 이에 여론이 들끓고 전의경 부모들이 조직적인 시위를 벌이자 KBS는 ‘우리 모두가 피해자’라는 식으로 연속기획 보도를 내보내고 있다.
KBS는 좌파 단체의 주장만 보도하던 지금까지의 보도행태와는 달리 불법폭력시위 때문에 부상당한 전의경들과 인터뷰한 내용을 내보내고 있다. 그러나 이 보도의 말미에 불법폭력시위에 참가했다 부상당한 사람의 인터뷰를 집어넣어 ‘불법폭력시위와 과잉 진압에서는 모두가 피해자일 수밖에 없다’는 식으로 문제의 핵심을 왜곡하고 있다.
불법폭력시위는 분명히 일어났고 이에 따른 경찰 피해자만도 수백 명에 이르는데 정작 가해자는 없고 피해자만 있다는 식으로 보도하고 있는 것이다. 불법을 자행한 집단과 이를 막은 공권력을 대등하게 보도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 억지논리다.
KBS의 논리대로라면 강도들이 체포될 때 경찰에게 저항하는 과정에서 범인과 경찰 모두 부상당하면 이들 범인도 피해자라고 불러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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