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준비도 대책도 없이 정치적인 이유로 먼저 내질렀던 의대 정원 2천명 증원은 윤석열 정부가 예상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데다 이제는 관련 당사자들(정부, 전공의 등 의사 집단, 사회단체, 국회, 국민)이 어떻게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당장 이해관계자들이 합의를 한다고 하더라도 원래의 시스템으로 회복하는데도 1년 이상은 걸릴 듯하고, 그 동안에 입을 국민들의 불편과 피해는 예측하기도 힘들다.
아산병원은 전공의가 이탈한 후 40일 동안 510억의 적자를 보자, 사무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받고 있고, 대부분의 대학병원에서는 간호사들과 직원들에게 무급 휴가를 강요하고 있어 큰 반발을 사고 있다.
이대로 2~3개월만 지속이 되면, 지방 대학병원과 사립의대 병원을 시작으로 적자 누적으로 인한 폐업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아산병원이 510억 적자가 나는 동안 정부로부터 받은 보조금은 17억에 불과한 점으로 보아 재정건전성이 나쁜 사립의대 병원들은 버텨내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립대 의대들이야 정부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거나 다른 수단을 통해 운영 유지를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사립의대 병원에 정부가 지원해 줄 수 있는 것이라곤 긴급 자금 대출 정도일 것이다.
대학 사정도 심각해지고 있다. 그 동안 유급을 피하려고 개강을 미루거나 휴강을 했던 의대들이 더 이상 개강을 미루면 수업일수를 채울 수 없어 4월 중순부터 개강하기 시작하거나 개강을 준비 중이다.
휴학을 하지 않은 의대생들은 수업을 들을 권리가 있고, 수업일수를 채우지 못해 유급을 당할 경우 대학측은 이들 의대생들이 입은 피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한 학기 등록금이 사립의대의 경우 1천만원에 이르러 학교측의 잘못으로 유급을 당한 의대생들은 1천만원의 금전적 손실을 입게 된다. 이 금전적 피해는 학교측이 배상해야 한다.
문제는 이에 그치지 않는다. 의대는 한 학기 유급을 하게 되면 1년을 쉬어야 한다. 1년의 세월을 허송하게 되는 것에 대해 학교측이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
이런 상황들을 피하기 위해 의대(대학 측)는 대학의 귀책사유가 발생하지 않도록 수업일수를 충족할 수 있게 개강을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의대(대학 측)가 수업일수 충족을 위해 개강을 시작한다고 하여 문제 해결이 되지 않는다.
휴학계를 낸 의대생들은 개강을 하더라도 수업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학교 측이 휴학계를 수리하지 않게 되면 이들은 수업일수 부족으로 유급을 당하게 된다.
현재 정상적인 휴학계를 낸 유효 휴학 신청 건 수는 1만 375건으로 전체 의대생의 55%에 이르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개강을 해도 수업에 참여하지 않으면 유급이 되고, 한 학기 등록금(사립의대 경우 1천만원)을 날리게 된다. 이들이 낸 등록금이 700억 이상이 될 것이다. 유효 휴학계를 냈음에도 학교측이 휴학계를 처리하지 않았기 때문에 휴학생들은 학교측을 대상으로 유급 무효처리와 등록금 배상을 요구할 것이고, 대학들은 대규모 소송전에 휘말리게 될 것이다.
만약 (휴학계를 낸) 의대생의 55%가 수업에 들어가지 않으면, 등록금의 배상여부가 문제가 아니라 이보다 더 큰 문제가 발생한다. 당장 내년(2025년) 대학입시 파행이 불가피하다. 2천명이 증원된 5,058명 정원으로 입시요강을 낼 수가 없다. 올해 입학한 의대생 55%(약 1,600명)가 휴학(유급)으로 내년에 1학년 수업을 받아야 해서 내년에 입학할 학생을 5,058명을 뽑게 되면 6,600명이 1학년 수업을 함께 들어야 한다. 1학년은 예과임으로 6,600명이 수업을 받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들이 2년이 지나 본과 1학년에 진학할 때, 본과 수업을 6,600명이 한꺼번에 수업을 받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2025년도 의대생 입시에 대혼란이 일어날 것이고, 의대를 준비한 학생들과 학부모들 뿐만 아니라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를 믿고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고 의대를 준비한 직장인들, SKY, 카이스트를 다니다 휴학하고 의대를 준비하는 재학생들의 불만이 터져 나올 것이다.
그리고 내년에 2학년(예과 2년), 본과 1년 ~ 본과 4년에 진학하는 각 학년의 학생 수는 3,058명의 45%(약 1,400명) 밖에 되지 않아 이들의 수업 역시 정상적으로 진행되기 힘들다. 2025년에 의사 국가고시에 응시하는 수도 55%가 줄어 의사가 45%(약 1,400명) 밖에 배출되지 않게 되고, 전공의(인턴) 지원 숫자도 줄게 되어 전공의 의존율이 높은 우리나라 대학병원들의 운영이 차질을 빚게 될 것이다.
이렇게 의대생들의 자발적인 집단 휴학은 연쇄적인 문제를 일으키고 잘 돌아가던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을 삐꺽거리게 만들게 된다. 사실 의대생들의 휴학보다 전공의들의 사직이 우리 사회, 의료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것이다.
정부가 2천명 증원을 철회한다고 해도 다시 돌아가지 않을 전공의들이 30~40% 정도는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정부가 2천명 증원을 철회하고 올바른 의료개혁 방안을 제시한다면 그 숫자가 많이 줄어들긴 하겠지만.
전공의들이 대학병원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우리나라의 대학병원들은 운영 유지되기 힘들고 1년을 버티는 대학병원이 절반도 남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대학병원에 종사하는 간호사 등 다른 직역의 근무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고, 대학병원 내에서 영업하는 사업장들 역시 문을 닫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대학병원의 식당 등 상권은 쑥대밭이 될 것이고, 주변 약국들 역시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대학병원에 약이나 의료 기자재를 납품하는 제약사와 의료기기 회사들도 곤란을 겪게 될 것이고.
전공의가 이탈하고 복귀하지 않으면 대학병원들이 중증 환자를 수술하고 케어하지 못하는 의료문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에도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뻔히 보이는데다 보건복지부와 대통령실은 수습할 생각이 있는지 없는지 계속 엇박자를 보이고, 전공의와 의대생들에게 신뢰를 더 잃어가고 있다. 대통령실과 보건복지부도 서로 다른 메시지를 던지고 혼란을 주면서 의사들에게 통일된 단일안을 낼 것을 주문하고 있으니.....
정부가 폭주를 하면 언론들이라도 중심을 잡고 사실에 입각하여 사태를 파악하고, 정확한 정보 제공을 통해 국민들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는데 언론들, 특히 보수 언론들은 이 사태를 진영논리에 따라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여 사실을 왜곡하여 기사를 내고 있어 수습을 더 힘들게 하고 있다.
조선일보 등 보수 언론들은 의사 내부의 갈등을 유발하고 의사들이 단일한 대안을 내놓지 못한다면서 현 의료대란의 책임을 의사들에게 돌리려는 기사들로 도배를 하고 있다.
지금은 피해를 최소화하고 수습을 그나마 빨리 하려 하려면 의정이 대화를 시작해야 하는데, 의사 내부의 갈등은 오히려 이를 방해하게 된다.
윤석열 정부(보건복지부)는 시간이 갈수록 궁지에 몰리게 되고, 그럴수록 국민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사태 해결은 점점 멀어지고 일정 시점이 지나면 의료시스템 회복은 불가능하게 될지 모른다. 솔까말, 그렇다고 의사들이 입는 피해는 미미하다.
조선일보 등 보수 언론이 윤석열 정부를 진정 도우고 싶다면, 그리고 국민들의 피해를 줄여야겠다고 생각한다면 사태 수습이 빨리 될 수 있도록 의료계를 이간질하거나 의사들을 악마화하는 일을 멈추고 의사들의 입장과 의견을 듣고 의정을 중재하는 일에 나서야 한다.












무능과 똥고집의 아이콘 윤석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