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과 의료대란 빼고 무슨 반성문!

국민의힘 3040 출마자들의 공허한 대안
국민의힘 3040 출마자 모임인 ‘첫목회’가 어제 “국민이 바랐던 공정과 상식이 무너지고 있음에도 정부는 부응하지 못했고, 당은 무력했으며 우리는 침묵했다”면서 “우리의 비겁함을 통렬히 반성한다”고 했는데 내어놓은 반성문은 이준석, 의료대란 같은 핵심 단어가 빠진 공허함 그 자체이다.

첫목회는 이른바 ‘끝장 밤샘토론’을 진행한 다음 소속원 20명 공동성명으로 그같이 밝혔다. 첫목회는 4·10 총선에 나선 국민의힘 3040 출마자들이 주축이다. 이들은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체제 지도부 출범 전후로 ‘당원투표 100%’인 현행 전당대회 규칙을 ‘당원투표 50%·일반 국민여론조사 50%’로 바꾸라고 요구해 주목 받았었다.


첫목회가 “무너지고 있다”고 지적한 ‘공정과 상식’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슬로건이었다. 박상수 인천 서구갑 조직위원장은 “2022년 그 모습이 그대로 있었다면 우리가 국민에게 이렇게 버림받을 일이 없을 것이라는 데 (첫목회 회원들이) 공감했다”고 말했다.

첫목회는 구체적으로 이태원 참사에서 비친 공감 부재의 정치, ‘연판장 사태’에서 드러난 분열의 정치,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확인된 아집의 정치, ‘입틀막’으로 상징되는 불통의 정치, 이종섭 전 호주대사 임명과 같은 회피의 정치 등 다섯 사건을 총선 참패 원인으로 꼽았다. 이 모든 것을 합친 것보다 더 타격이 컸던 것은 이준석 대표 몰아내기 소동과 의료대란이었음을 애써 무시한 주장이었다.


이승환 서울 중랑을 조직위원장은 “이번 선거 결과를 보면서 우리가 과연 정치를 계속할 수 있겠나, 수도권에서 보수정당 일원으로서 정치할 수 있겠나 하는 불안감과 두려움으로 모이게 된 것”이라며 “우리의 고향, 연고지에서 정치를 계속하려면 당이 바뀌어야 하고 대통령실과의 관계가 (재)정립돼야 한다”고 말했다(경향신문).

첫목회는 다만 최대 정치 현안으로 꼽히는 김건희 여사·해병대 채 상병 특검에 대해서는 수사 결과를 우선 지켜봐야 한다며 윤석열 정부와 입장을 같이했다. 이승환 위원장은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대통령이 사과했고 검찰이 수사 중”이라며 “이 두 가지가 없었다면 강하게 입장을 냈겠지만, 진행 중이라 지켜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채 상병 사건에 대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결과를 기다려 보고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특검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첫목회는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을 겨냥한 총선 패배 책임론엔 적극 동의하지 않은 채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고 한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박 위원장은 “(어떤) 사건은 한 인물의 책임이 아니라 날줄과 씨줄처럼 얽혀 돌아가며 판단이 끝난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첫목회 구성원을 포함한 국민의힘 원외 조직위원장들은 오는 18일 광주에서 워크숍을 열고, 국립 5·18민주묘지 참배도 함께할 계획이라고 한다. 광주를 포함한 전라도에서 한 석도 얻지 못한 국민의힘은 광주에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가?

국힘당이, 이번 총선패배를 예약한 것은 2022년 여름이었다. 大選 地選 다 이긴 윤석열 대통령이 두 선거의 1등 공신인 이준석 대표를 몰아냄으로써 청년층, 중도층, 합리적 보수층이 이탈, 지지율이 24%까지 내려갔다가 회복되지 않은 채 이번 총선을 맞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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