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로우신 한 분의 의사께서 “의사가 부족해서 환자가 죽는 것이지 의사가 너무 많다고 환자가 죽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주장하시며, 의대 교수의 휴진을 반대하고 자신은 휴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하시네요.
이 의대교수에 대해 국민들은 ‘참의사’라며 칭송을 아끼지 않는 반면, 휴진에 참여한 의대교수들에 대해서는 ‘의새’들이라며 맹비난을 퍼붓고 있네요.
이 의대교수는 삼성의료원에 근무하는 뇌전증지원병원 협의체의 홍승봉 위원장이라고 합니다.
홍 교수가 진정으로 국민들을 걱정해 소신을 갖고 휴진을 반대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의 위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네요.
필자가 홍 교수의 주장을 비판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홍 교수의 주장이 잘못된 것이기도 하지만, 휴진에 참여하는 의대 교수들이 홍 교수만큼 국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생각하지 않고 저런 결정을 내렸다고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휴진에 참여한 교수들이 홍 교수보다 더 우리나라의 미래 의료를 더 걱정하고, 사태의 심각성을 더 인지하며, 더 신중하게 판단했다고 생각합니다.
홍 교수의 주장이 잘못된 것이라는 것은 현재 OECD 국가들의 의료실태를 보면 금방 알 수 있죠.
홍 교수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우리나라보다 인구 1천명당 의사 수가 2~3배가 많은 국가들의 의료지표는 월등히 우리보다 높아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인구 1천명당 의사 수가 OECD 평균보다 한참 낮지만, 기대수명, 회피가능사망률, 영아사망률에서 최고 수준의 의료지표를 보여주고 있고, 외래진료 횟수, 평균재원일수도 OECD 평균보다 월등하게 높습니다. 한 마디로 의사 수가 그 나라의 의료수준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며, 의사 수가 많다고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더 지켜준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죠.
홍 교수의 주장이 맞다면, 인구 1천명 당 의사 수가 우리보다 2배 이상이 되는 그리스는 의료 천국이 되어야 하지만, 홍 교수는 그리스에서 진료나 치료를 받을 생각이 없을 것입니다. 우리보다 1천명당 의사 수가 1.5배나 많은 영국은 전문의를 만나기도 쉽지 않으며, 수술을 받으려면 수 개월씩 대기해야 하죠. 캐나다는 수술 대기 시간이 길어 캐나다 교민들이 한국에서 수술 받으러 들어오기도 합니다.
각 나라의 의료수준을 결정하는 것은 의사 수도 있겠지만, 이것보다도 그 나라의 의료시스템, 의료문화가 더 큰 역할을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의료 수요자(국민)와 의료 공급자(의사, 병,의원) 모두 건강보험에 의무 가입하도록 하는 당연지정제를 근간으로 하는 의료시스템입니다.
정부는 공급가격(수가)을 낮게 책정하는 대신, 의사(병,의원)들이 저수가로 손실이 나는 부분을 많은 환자를 보거나 비급여 부문에서 보전하도록 하고 있죠. 정부의 싸게 공급하게 하는 정책(박리)에 대해 의사들은 많은 진료(다매)로 살 길을 찾는 상생하는 박리다매형입니다. 의료공급이 사회주의적인 면과 자본주의적인 면이 기묘하게 동거하며 최고의 효율을 그 동안 시현해 왔었죠.
영국 등 유럽국가들과 달리 우리나라는 의사(병,의원)들이 열심히 하면 더 벌 수 있는 구조라서 의사(병,의원)들이 유럽국가 의사들보다 더 많이 진료하게 되어 더 많은 퍼포먼스도 내었던 것입니다.
전공의들이 저연봉이지만 주 80시간, 36시간 연속 근무를 4~5년씩 하는 것을 견뎌냈던 것도 장래에는 이를 보상받을 수 있게 하는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이 계속 작동하리라는 믿음 때문입니다. 전공의 시절의 수많은 임상 경험과 전문의 후에도 유럽국가 의사들보다 훨씬 많은 진료와 임상 경험이 쌓여 우리나라 의사들이 세계 최고 수준에 오르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국민들은 그 동안 저부담, 고 품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아왔던 것이죠.
만약 홍 교수의 주장처럼 의사 수를 늘려도, 국민들이 저부담, 고 품질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현행의 의료시스템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요? 국민건강보험 재정이 고갈이 되고 파탄이 난다면 현 의료시스템은 붕괴됩니다.
홍 교수는 국가나 국민이 부담할 수 있는 의료비와 국민(환자)의 건강과 생명의 연관성을 고려하지 않습니다. 의사를 많이 투입하면 환자를 더 많이 살릴 수 있다는 단순한 생각만 하는 것 같습니다.
의사 1명을 양성하는 데는 개인과 국가의 비용이 엄청나게 들어갑니다. 필요 이상의 의사를 양성하면 그만큼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게 되는 것이고, 의사가 된 사람은 자신이 투입한 시간과 돈 이상으로 회수하려 할 것입니다. 이는 국민들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습니다.
의료 분야는 다른 영역과 달리 공급자가 수요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공급자(의사)와 수요자(환자) 간의 정보의 비대칭이 심하고, 자신의 생명을 다루기 때문에 수요자는 전문가인 공급자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습니다.
의사 수가 적정 이상으로 많아지고 의사의 수입이 줄어들게 되면, 의사들은 수입 보전을 위해 과잉 진료를 하게 되고, 건강이나 생명과는 조금 떨어진 분야를 개척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게 될 것입니다. 의사 수가 늘어나면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은 필연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세계 각국의 사례에서도 입증된 사실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운영되던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은 건강보험 재정이 파탄나면 유지되기 곤란합니다. 향후 건강보험료를 낼 경제활동인구는 급격하게 줄어들어 건강보험료 수입을 현재처럼 유지하려해도 이 세대에게 2배의 건강보험료를 부담하게 해야 합니다.
의사 수가 늘어 의료비(보험료)는 증가하는데, 보험료 수입이 줄어들면 국민건강보험 재정은 고갈될 것이고, 따라서 현행의 건강보험제도는 유지될 수 없습니다. 그 이후는 의료민영화가 될 수밖에 없고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높은 사보험으로 자신의 건강과 생명을 지켜야 합니다.
서민들은 높은 사보험에 가입할 수 없거나, 지금보다 훨씬 낮은 범주의 의료서비스만 받는 사보험 가입으로 지금과 같은 고 품질의 의료서비스를 받는 것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따라서 홍 교수의 “의사가 너무 많다고 환자가 죽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주장은 의료비 부담을 고려하지 않은, 지속 가능성이 없는, 현실성이 부족한, 환상에 불과할 뿐이고, 오히려 적정 의사 수 이상의 의사 수가 늘어나면 궁극적으로는 환자들이 더 죽을 수 있습니다.
휴진에 참여한 의대교수들은 당장의 고통보다는 의료시스템 붕괴로 미래에 발생할 피해가 훨씬 클 것이라 확신하기 때문에 2천명 증원과 필수의료패키지 정책을 반대하며, 최후의 수단으로 휴진이라는 결정을 내린 것입니다.
홍 교수처럼 생각하여 소신껏 휴진에 참여하지 않는 것도 존중받아야 하겠지만, 의료시스템 붕괴로 닥칠 크나큰 재난을 막기 위해 휴진에 참여한 의대교수들도 비난받아서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PS. 공군 조종사를 우리나라 국력, 전투기나 전폭기 등의 보유 비행기 수나 향후 들여올 비행기 수를 고려하지 않고, 많으면 좋다고 공군사관학교 입학생 수를 지금보다 2배로 증원하여 뽑으면 좋을까요? 공군 조종사 1명을 양성하는 데는 수십억의 돈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유사시를 대비해 공군 조종사를 2배로 양성해야 한다며 공사 입학 정원을 2배로 늘리겠다고 한다면 홍 교수는 동의하시겠습니까? 전쟁이 발발하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더 지킬 수 있으니 동의한다고 하실 수도 있겠네요.












상식적인 의료시스템도 모르는 사람이 의사들 연봉이 많다고, 내 주변에 가까운 의사 한 명 없으니, 의사 수나 왕창 늘려서 연봉 줄어들기를 기대하고, 병원가면 의사 면담 30분을 기대한다. 상식적인 의료시스템에 대해 좀더 공부하고 와서 여기에 글을 올리면 좋겠다.적정 의사수를 유지하는 것이 정부도, 국민도, 의료시스템도 사는 길이다. 의사 수 매년 2000명씩 늘린다고 K-의료가 유지되지 않는다. 잘 움직이는 의사 수 균형을 깨뜨린 게 윤석열이다. 유종렬님의 글은 정확한 분석이다.
경찰이, 자기 회사 약을 쓰는 대가로 의사들에게 현금, 골프 접대, 선물 등 이른바 리베이트를 건넨 혐의로 고려제약을 압수수색 했다고 한다. 터질게 터졌다. 이 같은 혐의로 수사가 필요한 의사들이 1000명이 넘는다고 한다. 작은 병원ㆍ대형병원을 막론하고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들이 많다고 한다. 악마 의사들을 발본색원 하기 바란다.
허어, 의사 숫자와 의료 시스템이 동일한 것인가? 윗 글은 의사 숫자가 곧 의료 시스템인 것으로 오해하고 쓴 글일 뿐. 의사 숫자가 많음에도 의료 지표가 열악한 것은 소위 사회주의 의료시스템 덕 (?) 인 것을 알면서도 굳이 이런 글을 쓰고 있다니.
우리 의료 시스템은 국가 건강 보험을 기본으로 지탱되고 있는 것이 사실. 그 건강 보험 수가에 문제가 있는지는 알지 못하나, 의사들의 소득 수준을 보면 오히려 수가를 낮추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드는 정도 아닌가. 단지 3분 진료하며 그런 소득을 올리고 있으니 말이다. 소득을 유지하려면 3분 진료할 수 밖에 없다고? 환자들을 위해, 국민들을 위해 자신들의 소득을 희생할 생각은 시체말로 1로 없는 것인가?
국민들의 건강보험료 부담과 국가 재정을 생각할 때, 그리고 3분 진료라는 세계적 웃음거리를 해결하는 방법은 의사 수 증원 밖에 없는 것.
의사 수 부족해서 사람 죽지, 의사 수 만다고 사람 죽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