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發 의료대란에 의료 현장 곳곳이 무너지고 있다. 필수의료의 최전방 응급실부터 직격탄을 맞았다.
순천향대천안병원이 응급실 운영을 일시 중단한 데 이어 강원도의 속초의료원, 국립중앙의료원까지 응급실 파행운영은 확산일로다.
순천향대천안병원은 최근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의 사직서 제출로 24시간 응급실 운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17일부터 21일까지는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주간에만 응급실을 운영하고 야간응급실은 운영하지 않는다.
이 병원이 응급실 운영을 축소하는 것은 응급의학과 전문의 8명 중 4명이 사직했기 때문이다. 남은 4명의 전문의가 교대로 응급실 근무를 하게 되면, 사실상 1명의 전문의가 응급실을 본다는 얘기다. 응급실 운영이 불가능한 수준인데, 다행히 17일에는 다른 진료과목 교수들이 당직을 서겠다고 나서며 운영 중단 사태까지 발생하진 않았다.
순천향천안병원 응급의료센터는 최대 14명의 응급의학 전문의들이 있었고, 평균 12명 정도로 운영해 왔다. 그러나 최근 전공의 사직으로 격무가 더해지면서 8명이 교대로 24시간 응급실을 운영해 왔다.
이 병원 전문의 4명의 사직서 제출은 전공의가 사라지면서 전문의들의 업무가 가중된 것이 근본 원인이다.
응급실에서는 보통 전문의(의대 교수)·전공의 등 3~4명이 손발을 맞춘다. 초진부터 전원 환자 처치, 다른 진료과 인계, 이송 상담, 심폐소생술(CPR) 같은 응급조치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인력 부족은 의료 서비스 질 저하는 물론 최악의 경우 의료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전국 44곳의 권역응급의료센터 평균 전문의 숫자는 10명인데 지역적 편차가 크다.
강원도의 속초의료원도 상황이 심각한 건 마찬가지. 속초의료원은 응급실 전문의 5명 중 2명이 지난 1일 자로 그만두면서 7월 한 달 동안 응급실 제한 운영에 돌입하기로 했다.
이미 지난 8~10일, 14일 응급실을 운영하지 않았고 오는 22~24일도 응급실 운영을 중단할 예정이다. 한 달 중 7일이나 응급실이 닫히는 셈이다.
속초의료원 응급실은 지난해 초에도 응급의학과 전문의 5명 중 2명이 퇴사하면서 2개월여간 축소 운영되기도 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의 상황도 심각하다. 국가 중앙 공공병원인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중앙의료원(NMC)은 전공의 사직 후 탈진 상태의 전문의들이 잇따라 사직하면서 응급실은 물론 심장내과·외상외과·신경외과 등 필수 진료과까지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전국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총괄하는 중앙응급의료센터가 있는 곳이라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다.
이곳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육아휴직 1명을 포함해 총 6명인데, 최근 전문의 한 명이 병원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근무하는 전문의가 4명으로 줄어드는 셈인데, 당직을 감안하면 사실상 1명이 응급실 전체를 총괄해야 하는 상황으로 운영 자체가 어렵다.
이에 국립중앙의료원은 지난달 공고를 낸 데 이어 이달에도 응급의학과 전문의 5명 모집에 나섰으나, 지원율은 '미미한 수준'이다.
이 외에도 서울의 한양대병원은 응급실 인력 부족으로 중증외상환자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고, 이대목동병원·아주대병원·단국대천안병원은 일부 진료과의 환자를 수용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문제는 전문의 인력난으로 응급실 운영을 중단하는 병원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 이형민 회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다음 달까지 10곳 정도는 운영을 일부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통상 한해에 150~200명의 응급의학 전문의가 배출되어야 전국 응급실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구조인데 전공의 사직으로 올해 신규 전문의 배출이 끊어지고 향후 4~5년간 이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상황에서 병원들 사이에 ‘전문의 뺏어오기’ 쟁탈전이 벌어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근무 환경과 처우가 열악한 곳에서 일하던 응급의학 전문의들이 더 나은 곳으로 쭉쭉 이동하게 되면서 일부 병원, 특히 지방을 중심으로 응급실 전문의가 남아나지 않게 된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이 회장은 “의료대란으로 인해 전국에 있는 응급실 인력이 재편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는데, 실상은 지방 병원부터 응급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방 필수의료를 살리겠다며 시작한 윤석열식 의료개혁이 오히려 지방 필수의료부터 붕괴시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