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5일 고위당정협의회가 끝난 직후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2026학년도 의과대학 입학 정원 증원을 유예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나, 정부는 검토 끝에 한 대표의 방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덕수 총리가 27일 밝혔다.
한 총리는 오늘 오후 서울 삼청동 총리서울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25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는 2026년도 의대 입학 정원 증원 유예가 안건으로 논의되지 않았고, 회의 중간에 거론되지도 않았다고 했다. 한 총리는 “회의가 끝나고 다른 참석자 대부분이 가고 난 뒤, 한 대표가 ‘따로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저하고 회의장 귀퉁이에서 만났다”고 했다. 그 자리에서 한 대표는 한 총리에게 “2026년은 증원을 유예하면 이 문제(의정 갈등)가 좀 더 쉽게 풀릴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한 총리는 “그것은 여러 가지로 검토해봐야 할 사항이 많기 때문에 생각해보겠다”고 답했다고 했다.
이후 한 총리는 관계 기관에 한 대표의 2026년 증원 유예안을 검토해보라고 지시했고, 결국 ‘정부로서는 한 대표의 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결론을 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올해까지 매년 3058명을 선발한 의대 입학 정원을 내년부터 연 最多 2000명을 늘리기로 하고, 2025학년도에는 올해보다 1509명 늘어난 4567명, 2026학년도에는 2000명 늘어난 5058명을 뽑기로 했다. 정부의 이런 증원 방침에 반대하는 전국 전공의(인턴·레지던트) 1만여명이 지난 2월 병원을 사직, 대다수가 돌아오지 않고 있고 의대생 1만8000명도 수업을 거부한 상태이다. 의사 국가 시험과 전문의 시험 응시자도 10% 정도로 격감, 5천 명 이상의 의사 배출이 중단될 전망이다.
한 대표의 제안은 2025학년도 1509명 증원은 그대로 두되, 2026학년도 2000명 증원은 일단 유예하자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한 총리는 “정부는 일반적으로 입시생 편의를 위해 입학 정원을 1년 8개월 전에 확정하게 돼 있고, 2026년 정원은 올해 5월 말까지 정해야 했다”며 “법적으로 보면 2026년 정원은 (정부가 이미 2000명 증원하는 것으로 확정해) 공개한 것”이라고 했다. 한 총리는 2026학년도 2000명 증원을 없는 일로 하고 기존 정원에서 논의를 다시 시작할 경우, 2025년 5월에 2026학년도 정원을 조정해야 하는데, 이 경우 2025년 가을부터 진행되는 의대 입시를 진행하기가 “굉장히 촉박해진다”고도 했다. 그렇다면 2025년도 증원은 왜 작년이 아니라 올해 총선을 앞두고 갑자기 결정했는지 납득이 안 되는, 앞뒤가 안 맞는 발언이다.
한 총리는 “용산 대통령실이 (의대 증원에 관한 기존 입장을 바꾸지 않는다고) 설명한 것은, 정부 안이 이미 그렇게 결정돼 있기 때문에 대통령실이 정부 입장을 (재)확인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한 총리는 의대 증원에 관한 정부 입장은 2025~2029학년도 5년간 매년 最多 2000명씩 총 1만명을 증원하겠다는 것이고, 이 방침에 관해서는 의료계가 ‘과학적이고 통합된 의견’을 가져오는 경우에 한해 재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의료계의 통합된 의견은 2000명 증원 백지화인데 또 가져오라니?
한 총리는 의대 증원에 반대해 그만 둔 전공의들에 대해선 “존경하고, 높이 평가하고, 우리나라의 큰 자산이라고 생각하지만, 좋은 의사로서의 품격과 기본적인 자세는 있어야 한다”며 건방진 인성론을 펼치더니 “‘증원 문제가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에 중증 환자, 난치병 환자를 떠나겠다’는 자세는 아니다(잘못됐다)”라고 했다. 증원 자체가 과학적 근거가 없는 데 거기에 반대하는 것은 당연한 국민적 권리인데도 엉터리 증원에 대해서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한 총리는 “그분들이 나가고 나서 전문의·간호사·의료기사님들이 밤잠 못 자가면서 당직을 서시며 최선을 다해주셨다”며 “이분들, 의료계 대선배님들은 ‘중증·난치병 환자 치료와 투석 등의 업무는 절대 비우지 않겠다’고 이야기하고 있다”고도 했다. 대선배 이야기가 왜 여기서 나오나? 순리로 해결할 문제를 나이로 밀어붙여야 한다는 것인지 조선조 양반 냄새가 난다.
한 총리는 “정부는 전공의가 돌아올 시간과 계기를 계속 만들어 드리고 있고, 정부가 하려 했던 것들의 상당 부분을 유연하게 했다”며 “증원 빼고는 다 (의사들과 타협할 수 있는) 유연성의 테두리 안에 있다”고 강조했다.
윤석열이 정한 2000명은 손대지 말라는 이야기인데 그것이 문제의 본질이다. 한덕수에겐 윤석열이 최고존엄인 모양이다.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들이 최고존엄이란 것을 윤석열과 한덕수에게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영혼 없는 공무원, 식민지 관료형 공무원의 표상이 한덕수이다. 윤석열이 그만두든지 국민이 죽어나가든지 양자택일의 날들이 다가 오는 느낌이다. 파국을 향해서 손 잡고 뚜벅뚜벅 걸어가는 두 사람이다.
한덕수에게 최고존엄은 국민인가, 윤석열인가?
- 조갑제닷컴
- ▶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 2024-08-27, 18:4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