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의료대란의 한 축은 교육부의 의대교육 농단이다. 돌아오지 않는 의대생들의 휴학과 집단유급을 모두 막고 나선 교육부 때문에 현재 의대교육이 돌팔이 교육化 되었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런 교육농단이 법 개정을 통한 ‘의평원 흔들기’로 정점을 찍는 모양새다.
25일 교육부는 '고등교육기관의 평가인증 등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령안을 입법예고 했다.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 평가·인증 업무에 교육부가 사전 개입할 수 있도록 하고, 의대에 대한 불인증 처분을 1년 유예하는 특례 조항 신설이 담겨있다. 모두 의평원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내용이어서 의학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증원이 이루어진 30개 의대를 대상으로 의평원이 올해부터 매년 ‘주요변화’를 평가하겠다고 발표하자 의학계는 교수·시설·장비 등 교육여건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의대 상당수가 인증평가를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지적에 교육부가 ‘법 개정’의 방식으로 의평원 업무에 제동을 건 것인데, 스스로 ‘준비되지 못한 의대증원으로 정상적인 의대교육이 불가능함’을 자인한 꼴이 아닐 수 없다.
개정안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다. 의대에 대한 불인증 처분을 1년 유예하는 것과 의평원의 평가·인증 기준 변경시 교육부가 사전 심의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교육부는 ‘재난안전관리기본법 제14조 1항’(이하 재난관리법)에 따라 대규모 재난이 발생해 의대 등의 학사 운영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거나 교육 여건이 저하되는 경우, 인정기관이 불인증을 하기 전에 1년 이상의 보완 기간을 부여하도록 하는 특례 조항을 신설했다.
교육부는 “현재 (의사 집단행동과 관련한) 중대본이 설치된 상황이어서 대규모 재난 상황으로 볼 수 있다”면서 현재의 의대 교육 파행을 ‘재난’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재난관리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재난은 모두 불가항력을 전제로 한 자연재난(태풍·지진 등) 또는 사회재난(화재·폭발·감염병 등)을 말한다. 국가의 행정·정책 집행 실패에 따른 부작용을 ‘불가항력적’ 재난으로 보겠다는 해석 자체가 코메디다.
지난 7월 교육부 장·차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한 이병철 변호사는 “‘재난’은 정부가 유발한 피해가 아니라, 정부에게 귀책사유가 없는 불가항력적인 피해를 의미한다”면서 “의료농단과 같이 정부가 유발한 응급실 대란 등의 피해는 ‘재난’ 개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정부가 유발한 피해도 재난이라고 본다면, 독재 정권이 대규모 인명피해를 유발한 뒤 대규모 재난을 선포해, 정권의 연장을 꾀하는 등 독재의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교육부는 의평원 고유의 평가·인증 업무에도 개입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 개정안은 의평원이 앞으로 평가·인증의 기준, 방법, 절차 등을 변경할 경우 최소 1년 전에 확정해 대상이 되는 학교에 알리도록 했다.
아울러 이런 변화에 대해 사전에 교육부 산하 인정기관심의위원회에서 심의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현재는 의평원이 1주일 안에 사후 통보하도록 되어 있다. 함부로 평가·인증 기준을 바꿀 수 없도록 하겠다는 얘기다.
이 외에도 인정기관 공백 시 기존 평가·인증 유효기간을 연장하는 내용이 담겼는데 의료계에서는 결국 ‘인정기관 취소’로 의평원을 압박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다.
의평원은 세계의학교육연합회(WFME)의 인증을 받은 국제적 의학교육 평가기관이다. 우리나라 의료가 세계적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도 지난 수십년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의학교육의 질을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 의평원의 철저한 평가·인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난 2월 이후 교육부가 의대교육을 위해 내놓은 조치들은 모두 의대교육을 하향평준화, '대충대충 교육'으로 만드는 내용들이었다. 7월 발표한 ‘학사 탄력운영 가이드라인’은 수업을 듣지 않아도, 시험을 보지 않아도 ‘절대 유급시키지 말고 진급시키라’는 황당한 주문이었다.
돌팔이를 양산해 국민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을 조장하고 있는 교육부가 이젠 의학교육의 수호자 의평원마저 무력화시키려 한다. 3류 국내용 관료가 1류 세계적 기관을 흔들겠다는 것, 진정 코메디다.












대학생을 더 뽑겠다는데, 왜 제3자인 의사들이 떠드는가? 이미 국민들은 ‘밥그릇 지키기’라는 것을 알고 있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가 늘면서 법률시장 문턱이 낮아졌듯이 의사 공급이 증가해 국민이 혜택 받을 기회가 더 생긴다면 좋을 일이다. 의사가 많아져 돈벌이가 예전만 못하게 되면 의대 진학 열기가 떨어져 다른 전공으로 돌리는 결과를 낳는다면 이 또한 과히 나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