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 사과' 아닌 '대국민(?) 기자회견'을 밤늦게 통보한 까닭?

尹, '대국민 사과'는 할 수 없고, '대국민'을 떼내 '대국민 기자회견'으로 바꾼 것

대통령실이 4일 밤 9시 넘어 출입기자들에게  '7일 오전 10시 대국민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통보했다고 한다.


이날 오전  한동훈 대표는 윤 대통령을 겨냥해 "독단적 국정 운영"이라며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나는 윤 대통령이 감정적으로 이미 갈라선 한동훈의 요구를 결코 받아줄 리 없다고 봤다. 적어도 한동훈에게 굴복한 모습은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지금 돌아가는 상황에 윤 대통령은 많이 떨렸을 것이다. '대국민 사과'는 할 수 없고, '대국민'을 떼내 '대국민 기자회견'으로 바꾼 것이다. '대(對)국민 기자회견'이라니, 기자회견을 국민을 상대로 하나. 그냥 '대통령 기자회견'이라고 했으면 덜 궁색했을 것이다.  


바로 이날 윤 대통령은 국회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한덕수 총리에게 대독시켰다. 김건희 문제, 명태균와 통화 녹음 문제 등으로 야당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윤 대통령의 국회 불참 예고 소식이 처음 알려졌을때 나는 '검사 출신에 체구만 컸을뿐 윤 대통령이 겁이 많다'라고 쓴 바가 있다. 사람의 진면목은 평상시나 좋은 자리에 있을 때가 아니라 위기나 어려움의 과정에서 드러난다. 부산 범어사에서 "국민이 돌 던지면 피흘려도 맞고 가겠다"고 폼나게(?)  말한 것은 그냥 윤 대통령의 허세였다. 그는 '고집'만 셀뿐 '용기'가 없는 사람일 것이다.


이날 윤 대통령은 국회에는 가지 않고 용산 대통령실에서 자기 편인 수석비서관들을 모아놓고 회의를 주재했다고 한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은 국민들께 정책으로 성과를 보여 드려 보답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며 “윤석열 정부는 연금·의료·교육·노동 개혁 등 4대 개혁과 저출생 대책을 이어가고 정책 역량을 내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회의 발언을 전했다.


관객 입장에서는 한편의 '코미디'를 보는 기분이 들 것이다. 대부분 국민들은 '윤석열 정부'라는 게 과연 있었는지도 잘 모르는데, 지금 와서 '정책'으로 성과를 보여주겠다니 말이다. 지지율 10%대로 내려간 대통령이 무슨 힘과 설득력, 소위 국정동력으로 개혁 성과를 운운할 수 있나.


지금 윤 대통령이 어떤 청사진을 내놓든 그것이 실행되거나 실현이 될 거라고 믿는 이는 아무도 없다. 대통령이나 대통령실 참모들은 '정신승리'에 갇혀있거나 자기들끼리의 세상 속에 살고 있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안에서 고립됐다. 참모들은 그의 입맛에 맞는 말을 적절히 구사해  '심기 경호'에 정성을 기울이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아무리 둔하고 무능해도 자신의 목을 조여오는 심상치 않은 위기를 부쩍 느꼈을 것이다. 그래서 이날 밤 늦게서야 '대국민 사과'가 아닌  '대국민(?) 기자회견'을 기자들에게 통보했다고 본다. 


결국 윤 대통령은 끌려나온 것이다. 끌려나오는 것과 제 발로 먼저 걸어나오는 것은 다르다. 한 타이밍만 빨리 실행하면 제 발로 걸어나올 수 있는데, 윤 대통령은 늘 타이밍을 놓쳐 끌려나오고 있다.  


국민들에게는 다 보이는 조짐을 용산에서만 왜 보지 못하나. 김건희 사태나 명태균 사태에서 왜 선제적으로 이상여론의 확산을 막지 못하나. 왜 상황이 최악까지 곪아터지도록 방치하다가 대통령이 어쩔 수없이 끌려나오나. 대통령이나 참모들이 똥인지 된장인지 찍어먹어봐야 아는 사람들끼리 모였기 때문일까. 그 바닥에서 놀았다는 이들을 모아놓았는데 왜 이리 '아마추어'이고 삼류인지 모르겠다. 


밤늦게 '대국민 기자회견' 한다는 속보가 자막으로 뜨는 것이 얼마나 궁색함을 보여주는 장면인가. 어차피 해야 한다면 끌려나와 하지 말고 미리 자신의 판단으로 나와 돌맞는 게 낫다.


지금은 작은 걸로 끼워맞추는 식으로 막을 수 없다. 판을 갈지 않으면 정권이 넘어가거나 아무 것도 할 수없는 상황이다. 대통령 자리가 이렇게 흔들리는데 무슨 잔계산을 하는지 모르겠다.


대통령실과 내각의 전면적 인적 쇄신을 할 필요가 있다. 특별감찰관 임명 등 다 들어줘라. 별거 아니다. 갈수록 더 깊이 수렁에 빠지는 의대증원 2000명 정책에서도 빨리 빠져나오는 게 맞다.


'조그만 파우치' KBS 사장도 포기하라. 내 사람(?) 밥그릇 챙겨주는 쓸데없는 일에 제발 집착하지 말라. 그렇다고 이들이 대통령 부부를 지켜줄 거라는 기대는 망상이다. 지금 말을 잘 듣는 검찰이 어느 시점에서도 윤 대통령 부부 편에 설 것 같은가. 나중에 대통령을 지켜줄 것은 국민들뿐이다. 국민들의 지지가 높으면 퇴임 후에도 건드리지 못하는 것이다. 


'대국민' 타이틀은 맞지 않지만, 이번 기자회견에서 '우리 대통령이 달라졌어요'를 국민에게 보여주면 윤 대통령은 적어도 기사회생해볼 수 있는 기회는 잡게 될 것이다.  


출처 : 최보식의언론(https://www.bos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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