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박형욱 위원장이 발표한 입장문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정면도전이자 한국의 기자들에 대한 경고이다. 의료대란을 일으킨 의대증원 2000명이 과학적 근거가 없는 데도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계속 거짓말을 하고 있고 그럼에도 사실과 허위를 가려서 국민들에게 보고할 의무를 진 언론이 직무를 유기하고 있다는 고발이다. 이런 사실관계를 분명히 하고 대통령을 속여 국민들에게 거짓말 하도록 한 사람들을 문책해야 정부를 믿게 되고 대화가 가능하다는 논리이다.
그는 먼저 "의대 정원 증원 규모에 대해 협의도 하지 않고 대한의사협회와 19차례나 협의했다고 사실과 다른 보고를 한 관계자를 찾아 합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자신이 대한의사협회와 보건복지부 兩者 협의체인 “의료현안협의체”에 참여하였다면서 "여기서 의대 정원 증원 규모는 전혀 논의하지 않았"다고 했다. 법원의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 소송의 결정문에서도 2,000명이라는 숫자는 2024년 2월 6일 조규홍 장관이 증원 발표하기 직전 열린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서 처음 등장했다고 밝히고 있음을 근거로 들었다. 누군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의대 정원 증원 규모에 대해 의협과 협의했다고 거짓보고를 하였고 대통령은 그들에게 속아 2024년 4월 1일 對국민담화에서도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는 기자들의 역할이 부끄럽다. 2000명이란 폭력적 숫자가 왜 갑자기 튀어나왔는가, 대통령이 불러준 것인가, 복지부가 건의한 수치인가? 아니면 주술적 작용이 있었나? 이런 국민의 알 권리를 만족시켜주어야 할 기자들이 제대로 된 추적취재를 하지 않아 대통령과 정부는 여전히 마음 놓고 거짓말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의료대란에 대한 평가와 수습책의 출발점은 2000명의 미스터리를 풀어 사실관계를 확정짓는 일이다. 박형욱 위원장은 사태의 핵심과 본질을 제시한 것이고 이는 총리나 장관이 아니라 대통령이 답해야 할 사안이다. 박 위원장은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한 데 대하여 사과 한마디 하지 않고 있어 대화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정부가 의사들과 증원 관련 협의 자체가 없었는데도 있었다고 사기를 치는데 그런 정부를 상대로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에게 믿으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는 이야기이다.
박형욱 위원장은 이어서 2000명 증원이 과학적 근거가 있다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실과 다른 보고를 하여 국민들을 속이게 만든 관계자를 찾아내 문책할 것을 요구했다. 대통령은 2024년 4월 1일 對국민담화에서 통계와 연구를 “모두” 검토하였다면서 이에 반대하는 의료계가 과학적 근거를 내놓으라고 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의사인력 추계는 어떤 가정을 취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매우 다릅니다. 2020년 오영인 등은 2035년 781명에서 15,866명의 의사인력 공급과잉이 발생한다고 추정하였습니다. 2018년 버클리대학의 쉐플러 교수는 OECD 자료를 이용하여 2030년 대한민국에서 3,821명의 의사인력 공급과잉이 발생한다고 추정하였습니다. 사태 이후인 2024년 11월 4일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김세직 교수는 향후 10년간 의료 공급 증가율은 연 3.2%로, 의료수요 증가율 1.3-1.9% 범위를 1.3% 이상 앞선다고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의사 공급과잉이 초래될 것이라는 연구들은 쏙 빼버리고 모자랄 것이란 연구 결과만 윤석열 대통령께 보고한 의심이 든다고 했다. 정부는 적반하장식으로 오히려 의사들을, 과학적 근거를 외면하는 불통집단으로 몰고 있으니 대통령에게 허위사실을 보고한 관계자를 찾아 합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사직서수리금지명령 등 행정명령으로 전공의들의 기본권을 침해한 관계자를 문책할 것도 요구했다. 지난 추석 전 보건복지부는 추석에 문 여는 동네의원을 강제지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에 한 개원의가 직원이 추석 근무를 거부할 경우 강제근로가 가능한지 고용노동부와 보건복지부에 유권해석을 의뢰했지만 묵묵부답이라고 한다.
추석 때 본인 의사에 반해 강제 근로를 시키는 것은 근로자의 인권을 침해하는 것임을 지적한 박 위원장은 사직서수리금지명령으로 離職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은 훨씬 크게 기본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라고 주장했다. 이 점을 파고드는 박형욱 위원장은 의사이자 변호사이기도 하다.
<보건복지부는 사직서수리금지명령으로 거의 3개월 동안 전공의들이 다른 의료기관에 취업하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게다가 보건복지부는 수련기관이 월급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공문을 내려보냈습니다. 공무원이 직무수행 능력 부족으로 직위해제 처분이 되어도 봉급의 80%를 지급합니다. 심지어 공무원이 형사사건으로 기소되어 직위해제된 경우에도 봉급의 50%를 지급합니다. 당연히 일상적 상황에서 근로를 하지 않는 근로자에게 사용자가 급여를 제공할 의무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가 사직서 수리금지명령이라는 公的 행정명령으로 전공의들의 離職을 막았다면 먹고 살게는 해주었어야 합니다.>
離職을 금지시켜놓고도 즉 전공의들이 먹고 사는 길을 막고 현업 종사자라는 법적 신분으로 간주하겠다면서 봉급은 주지 말라고 하니 이게 말이 되느냐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특히 한덕수 국무총리의 비열함을 통박(痛駁)했다. 2024년 9월 3일 한덕수 국무총리는 의료공백 사태와 관련하여 환자 떠난 전공의들이 제일 먼저 잘못했다고 비난한 점을 이렇게 지적한다.
"전공의들이 사직한 것은 벌써 그 6개월 전입니다. 만일 어떤 대기업에 경영 위기가 왔는데 경영진이 그 책임을 6개월 전 사직한 인턴사원들에게 돌린다면 그것은 매우 이상한 것입니다."
박 위원장은 이어서 정부의 정책 실패를 시장 실패라고 호도하고 의사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비열한 태도를 비판한다.
<보건복지부는 제2차 건강보험 종합계획(2024-2028)에서 중증·응급 등 공급부족이 “시장실패”라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필수의료 정책패키지에도 동일한 표현이 나옵니다. 시장실패는 자유방임 상태의 시장이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지 못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우리나라 健保酬價는 정부가 결정하는데 필수의료 파탄이 왜 시장실패인가요?
권준혁 미국 클리블랜드 병원 교수는 한국의 간 이식 비용은 미국이 16분의 1 수준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1년 후 생존율은 한국이 95%로 미국의 90%보다 높다고 합니다. 미국의 16분의 1 수준인 우리나라 간이식 비용은 자유방임 상태의 시장이 만든 것이 아닙니다. 우리나라 필수의료 파탄은 명백히 정부실패입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시장실패라고 진단합니다. 이는 다시 의사의 이기심 탓으로 이어집니다. (중략) 정부실패를 시장실패로 진단하고 의사들의 이기심 때문에 필수의료 위기가 왔다고 진단합니다. 그리고 온갖 규제를 예고합니다.>
박 위원장은 의료대란의 책임자인 윤석열 대통령의 결자해지를 촉구하는 것으로 입장문 발표를 끝냈다.
<대한의사협회 비대위를 출범하면서 다시 한번 윤석열 대통령께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윤석열 대통령께서 정부를 신뢰할 수 있는 조치를 해 주시고 시한폭탄을 멈추게 해 주신다면 현 사태가 풀리는 단초가 될 것입니다. 정부의 특별한 변화가 없다면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정부의 의료농단에 대해 지속적으로 저항하고 투쟁하는 길로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은 우리 사회 모두에게 불행한 일입니다. 그렇게 되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强敵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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