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전문가 '일본의 90년 전 수준, 내구성은 기껏해야 10~15년'

위험천만 北 '속도전' 아파트 공사 분석 (1)고층인데도 자재 턱없이 부족, 동력원 제로.

돌관공사 중간에 쉬고 있는 돌격대와 군인들. 모두 지친 표정이다.

◆ 인력으로 밀어붙이는 돌관공사

북한의 돌관공사는 유명하다. '속도전'이라는 선동 슬로건 아래, 건설과 토목 공사 현장에 많은 인원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작업에 동원된다. 목적은 무리한 완공 기간을 달성하기 위해 사람들을 몰아넣는 것이다. 이러한 터무니없는 대규모 공사는 60년 이상 전부터 반복돼 왔는데, 과거,작업 중의 사고와 건물 붕괴로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7월 말의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압록강 하류에서는, 8월 초부터 수십을 족히 넘는 이재민용 아파트 건설이 강행되고 있었다. 김정은 정권은 12월 중 완공을 명령했다. 하지만 과연 이런 '속도전' 아파트에서 안전하게 살 수 있을까? 전문가에게 현지에서 촬영한 사진과 영상의 분석을 의뢰했다. 

◆ 폐허? 엉터리 건설 현장을 전문가가 분석

아시아프레스는 10월 중순 이재민 전용 아파트 건설 현장인 평안북도 신의주시와 의주군을 중국 측에서 취재했다.

폐허인가? 라는 것이, 멀리서 현장을 본 솔직한 첫인상이었다. 덜컹거리는 형틀, 얼룩이 눈에 띄는 외벽, 멋대로 뻗어나간 철근. 긁어모은 듯 가늘고 고르지 않은 목재로 짠 발판 위에서 많은 작업원들이 이상할 정도로 밀집해 작업하는 모습은, 비전문가가 봐도 완공 후 심각한 문제가 생길 것처럼 보였다.

전문가의 눈에는 어떻게 비칠까? 콘크리트 강도와 내구성 등의 재료 특성이 전문인 도쿄이과대학의 이마모토 케이이치(今本啓一) 교수에게, 현지에서 초망원 렌즈로 촬영한 사진과 영상을 보여주고 아파트 건설의 특징과 문제점에 대해 물었다.

도쿄이과대학의 이마모토 케이이치(今本啓一) 교수. 콘크리트의 수축 평가 및 내구성 연구를 전문으로 한다. 철근 콘크리트조 건물의 열화 메커니즘에도 해박하다.

◆ 콘크리트가 굳기 전에 탈형... '무척 서두르는 인상'

―― 북한의 건설 현장의 사진을 보고, 어떤 점을 알 수 있습니까?

이마모토 : 우선은, 무척 서둘러 시공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사진(①)의 콘크리트 색깔을 보면, 콘크리트를 타설(흘려넣어 굳히기)한 뒤, 아직 충분히 경화되지 않은 시점에서 형틀을 떼고(탈형), 상부층 등에 전용하고 있는 듯합니다.

①빨간 원 부분을 보면 콘크리트가 습한 색을 하고 있어, 상당히 이른 단계에서 형틀이 분리되었음을 알 수 있다.

―― 일반적으로 형틀은 어느 정도에서 떼나요?

이마모토 : 당시 기온이 20도 전후라면, 콘크리트가 충분히 강도를 가지려면 일본의 사양서(기준)로는 4~6일 정도 둘 필요가 있습니다. 짧아도 2~3일이죠. 하지만 사진을 보면, 길어도 하루, 어쩌면 반나절 정도에 뗐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 균열과 박락(剝落) 우려

―― 탈형이 너무 이르면,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까?

이마모토 : 건물 내구성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킵니다. 전문적인 이야기입니다만, 콘크리트는 알칼리성입니다. 철근은 대기 중에서는 녹이 슬지만, 알칼리성 안에서는 녹슬지 않습니다. 다만, 콘크리트의 알칼리는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약산성)와 반응해 중성이 되어, 이것이 철근 위치까지 이르면 철근은 녹슬게 됩니다. 그러므로 철근콘크리트조는 콘크리트의 강도가 강하고 치밀할수록, 이 반응이 진행되기 어려워 내구적인 구조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탈형이 너무 이르면, 당연히 콘크리트의 조직이 충분히 치밀화하기 어려워서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와 수분이 철근에 도달하는 속도가 빨라집니다. 즉, 콘크리트의 수명... 균열과 박락(剝落, 떨어짐) 등이 빨라집니다

◆ 기계 가동에 의한 동력 제로, 모두 인력으로 커버

―― 아무튼 많은 사람이 눈에 띕니다.

이마모토 : (기계 등을 움직이는) 동력원이 없는 듯합니다. 통상, 공사 현장에서는 콘크리트를 만드는 믹서, 그것을 넣는 펌프차, 메우는 진동기 등이 사용됩니다. 이 기계를 가동하기 위해서는 전기와 연료 등의 동력원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사진을 보면 그러한 동력원은 보이지 않고 기계가 있다면 최소 인원수로 끝나는 곳을 인력으로 커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사람이 많은 것이죠. 시공 현장에서 중요한 동력원을 돌릴 여유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이상할 정도로 많은 작업원이 밀집해 있다. 이마모토 교수는 방글라데시와 베트남 등 개발도상국 현장을 시찰한 경험도 있지만, 동력원이 없는 현장은 본 적이 없다고 한다.

◆ 너무나 적은 철근... 분명한 자재 부족

―― 북한에서는 자재 부족도 심각합니다.

이마모토 : 자재 부족은 여러 장면에서 볼 수 있습니다. 처음에 지적한 형틀도 그렇습니다만, 발판과 (무게를 지탱하는)지보공 등의 가설 자재가 모두 나무입니다. 강철이 일절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목재가 풍부한 아시아에서는 대나무 등을 가설 자재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래도 콘크리트의 중량을 지탱해야 하는 부분이나 확실히 고정해야 하는 부분 등 요소에서는 철 등을 사용합니다.

―― 건물에 사용되는 철근의 양은 어떻습니까?

이마모토 : 철근의 양도 매우 적습니다. 건물의 안전성을 도모하는 지표 중 하나로, '구조안전성'이 있습니다. 이는 지진 등의 외부 힘에 견딜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지표이며, 콘크리트의 강도와 철근의 양에 의해 결정됩니다.

기둥에 세로로 지나는 철근을 '주근' (②빨간 원)이라고 합니다만, 사진으로 보면 최소한인 4개밖에 없습니다. 일본에서는 일반적으로 12~20개는 사용합니다.

이 주근을 띠 모양으로 감고 있는 부분을 '전단보강근'이라고 합니다. 간격을 조밀하게 할수록 내진성이 높아집니다. 지진 국가인 일본에서는 15cm 이하의 간격으로 감을 것이 요구됩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옆의 작업원의 헬멧 크기로부터 추측하면 약 30cm 간격일 것입니다.

②빨간 원의 종방향 철근이 '주근'으로, 이를 띠 모양으로 감은 철근이 '전단보강근'. '전단보강근'의 간격(파란 선)은 일본 기준에 비해 2배 가까이 넓다.

또한 벽 안에는, 통상 종횡으로 최소 20cm 정도 간격으로 철근이 들어있습니다. 이 사진(③)에서는 세로 방향 철근은 보입니다만, 1m 이상 간격이 떨어져 있습니다.

③ 벽에 세로 방향으로 사용된 철근(빨간 원). 1m 이상 간격이 비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 관동대지진 규모에서는 전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것은 10~15년

―― 종합하면, 북한의 건설 수준은 어떻게 평가할 수 있습니까?

이마모토 : 시공 상황과 공법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면, 일본의 1920~40년대의 시공 상황에 가깝다고 생각됩니다. 약 90년 전의 상황입니다. 그 시기에 일본에서 지어진 철근 콘크리트조 5, 6층 건물 아파트의 콘크리트 강도를 조사한 적이 있습니다만, 최근 세워진 같은 조건의 건물 콘크리트 강도와 비교하면 3분의 2에서 절반 정도였습니다.

 

――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강도의 이미지입니까?
이마모토 : 관동대지진 규모의 지진이 북한에서 일어났을 경우, 당시의 일본 건조물 피해만큼이나, 즉, 많은 건물이 전괴하는 피해가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것입니다.

 

―― 북한은 지진이 매우 적습니다. 그 경우 건물은 어느 정도 오래 갈까요?

이마모토 : '구조안전성'과 함께 또 하나 중요한 지표가 '내구성'입니다. '얼마나 안전하게 살 수 있는가'라고 바꿔 말할 수도 있습니다. 이번에 본 북한 아파트의 내구성은, 기껏해야 10~15년이라고 생각해도 이상하지 않겠지요.

예를 들어, 콘크리트 안의 철근이 녹슬고 팽창해 콘크리트에 금이 가고 떨어지면, 그것은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탈형이 너무 이른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안타깝게도 오랫동안 안전하게 살 수 있는 건물이라고 평가할 수 없습니다. (계속)

※ 건설 현장 사진은 모두 평안북도 신의주. 2024년 10월 촬영 아시아프레스.

북한 지도 제작 아시아프레스
  • 트위터
  • 페이스북
  • ↑위로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댓글쓰기 주의사항

댓글달기는 로그인후 사용하실 수 있으며, 내용은 100자 이내로 적어주십시오. 광고, 욕설, 비속어, 인신공격과 해당 글과 관련 없는 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됩니다.

PC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