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문가 "완성만이 목적, 생명이 경시되고 있다"

위험천만 '속도전' 아파트 공사 분석(2) "안전한지 아닌지는 우리나라에서는 신경 쓰지 않는다"
병영을 건설하기 위해 목재를 메고 계단을 휘청거리며 올라가는 병사. 계단은 긁어모은 목재로 만들어졌고 난간도 없다. 2024년 10월 평안북도 의주군, 촬영 아시아프레스

7월 말 집중호우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북한 북부 지역에서는 이재민을 위한 아파트 건설이, 12월 중 완공하라는 김정은의 명령에 의해 돌관공사로 진행되고 있다. 아시아프레스가 10월 중순 중국 측에서 취재한 바, 시공 상황은 엉망진창이며 작업원들의 안전 관리 역시 극도로 불충분해 보였다. 고층인데도 생명줄 없이 작업하는 모습도 있어 추락 사고 발생이 걱정됐다. 콘크리트 재료 특성이 전문인 도쿄이과대학의 이마모토 케이이치(今本啓一) 교수는, "완성만이 목적이고, 사람의 생명이 경시되고 있는 것 같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북한에서는 정책에 의한 돌관공사로 인해 건물 붕괴 등 중대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그 교훈을 살리지 못한 듯하다. 

도쿄이과대학의 이마모토 케이이치(今本啓一) 교수. 콘크리트의 수축 평가 및 내구성 연구를 전문으로 한다. 철근 콘크리트조 건물의 열화 메커니즘에도 해박하다.

◆ 인명과 건설 비용을 저울질하면...

7월 말 홍수로 피해를 입은 민가의 대부분은 북한에서 일반적인 저층 아파트나 목조 단층 주택이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한편, 중국 측에서 잘 보이는 압록강을 따라 건설 중인 아파트는 철근콘크리트조이다. 이마모토 교수는 종래의 주택에 비해 '수해에 대해서는 훨씬 장점이 있다'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앞선 기사에서도 지적한 바와 같이, 그 시공 수준이 지극히 낮은 탓에 안전하게 살 수 있는 것은 '길어도 10~15년'이라고 이마모토 교수는 추정한다. 관광객이 많고 중국 측에서 잘 보이는 장소에는 복구를 어필하기 위해 15층짜리 고층 아파트도 건설되고 있다. 하지만 이마모토 교수는 이러한 엉터리 구조로 안전이 담보되는 것은 '기껏해야 단층 정도'의 높이라고 분석한다.

10층 정도의 높이에서 엎드려 몸을 내밀고 작업하고 있다. 아래의 작업원도 생명줄은 있지만, 한 걸음 잘못 내디디면 추락할 것 같다. 2024년 10월 평안북도 신의주, 촬영 아시아프레스

"세밀한 곳까지 신경을 써서, 정성스럽게 만들어야 비로소 사람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다. 이것이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북한의 현장에서는 완성시키는 것만이 목적이 돼 버린 것처럼 보입니다."

게다가 건설 자재도 안전 장비도 턱없이 부족한데, 돌관공사로 오로지 일만 시키는 작업 상황에 대해서 이렇게 지적했다.

"사람의 생명과 건설 비용을 저울질해 건설 비용이 중요하다고 판단한다면, 그것은 사람의 목숨을 경시하는 셈이 됩니다. 그런 일은 없을 거라고 믿고 싶지만, 북한의 현장 사진을 보면 그러한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 '몰라보게 변한 평양' 그 뒤에서 23층짜리 아파트 붕괴

이마모토 교수의 지적으로 떠오르는 것은, 2014년에 발생한 평양 중심부의 23층 신축 아파트의 붕괴 사고다. 입주 중인 92세대, 약 500명이 사망했다고 알려졌다.

약 500명이 사망한 붕괴 사고로, 김정은은 주민 앞에서 간부들에게 사과를 시켰다. 관제 미디어는 '시공을 허술하게 했고, 간부들의 무책임한 행위로 인해 인명피해가 나왔다'라고 전했다. 2014년 5월 18일 조선중앙통신에서 인용

이것은 김정일의 지시로 시작돼 김정은이 물려받은 '평양 10만 호 주택건설사업'의 일환으로 지어진 아파트였다. 그 이름대로 10만호의 주택을 평양에 건설해 '강성국가'를 어필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당시의 건설 러시를 북한 관제 미디어는 '몰라보게 변하는 평양', '하룻밤 새 거리가 바뀌는 평양' 등으로 연신 선전했다.

2011년 8월의 평양은, 고층 아파트 건설 러시가 한창이었다. 하지만 각 층의 창틀이, 위치도 크기도 제각각 뒤틀려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촬영 구광호 (아시아프레스)

아시아프레스의 평양 거주 취재협력자 구광호는 2011년 8월 대동강 구역 건설 현장의 모습을 비밀리에 촬영했다. 20층을 넘는 고층 아파트의 작업 현장에서는, 쌓아 올린 블록은 너무나 조잡하게 시멘트가 칠해져 있고 표면은 울퉁불퉁했다.

고층 아파트 건설 현장에 접근해 촬영. 북한은 지진이 적다고 하지만, 이토록 간편한 만듦새가 괜찮을지 걱정된다. 2011년 8월 촬영 구광호 (아시아프레스)

붕괴 사고의 원인은, 무리한 시공 기한에 쫓긴 부실과 간부들이 건설 자재인 시멘트와 철근을 빼돌린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 붕괴로 '흔적도 없이 잔해더미'

1990년대 후반에도, 평양의 통일거리에서 신축 8층 아파트가 완전히 붕괴돼 약 60명이 압사하는 사고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동계에 작업이 이루어져 콘크리트가 충분히 경화되기 전에 얼어버렸음에도 불구하고 건설 공사를 계속한 것이 원인이었다고 한다.

당시 사고 현장을 본 탈북 남성은, "(아파트는)흔적도 없이 잔해더미가 돼 있었다. 초봄에 기온이 오르자 동결했던 콘크리트의 수분이 녹아 물러져 붕괴한 것이다"라고 아시아프레스 취재에 증언했다.

압록강 하류의 건설 현장에서는 11월 중순부터 영하권의 기온이 이어진다. 이마모토 교수는 적절한 온도 관리를 하지 않고 콘크리트 작업을 계속할 경우 붕괴의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 특유의 돌관공사로 인해 지금까지 평양뿐 아니라 각지에서 인명사고가 발생했던 것은 쉽게 상상할 수 있다. 그야말로 인재인 것이다.

이재민용 아파트. 지금은 이때보다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외관이 근대적으로 정돈돼 있다. 2024년 10월 평안북도 신의주, 촬영 아시아프레스

◆ 외관을 중시하는 북한 고층 아파트

이재민용 아파트 건설은 8월 초순부터 시작돼 완공 기한은 몇 차례 연장됐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12월 말 예정된 노동당 전원회의까지 '최상의 수준으로 완공'할 것을 명령했다. 12월 들어 중국에서 촬영된 사진에서는, 아파트 외관은 몰라보게 정돈돼 있다.

그러나, 북한의 고층 아파트는 외관은 좋지만 살기에 매우 불편하다. 많은 아파트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지 않고, 있다고 해도 전력이 부족해 가동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수도도 마찬가지로 전력이 부족해 공급 시간이 한정돼 있는데, 낮은 수압 때문에 상층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것이 보통이다. 그렇게 불편한, 그리고 안전도 담보되지 않는 아파트를, 과연 주민들을 환영할까?

동원된 사람들이 내몰리듯 작업에 임하고 있었다. 2024년 평안북도 신의주, 촬영 아시아프레스

◆ "안전한지 아닌지는 우리나라에서는 신경 쓰지 않는다"

양강도 혜산시에 사는 취재협력자에게 질문하자 이렇게 답했다.

"물은 5층 이상에는 거의 올라가지 않을 것이다. 단, (중국 측에서의 시선을 의식해) 나라의 체면을 지키기 위해, 전기는 '주민선'이 아니라 '공업선'을 넣을 것 같으니, 전력 사정은 일반 주택보다는 나을 것이다."

※ '공업선'이란 공장과 기업소의 생산을 위한 전기 공급 전용선이며, '주민선'은 일반 가정용 선이다. 공업선이 우선되기 때문에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길다.

이 협력자 주변 아파트에서도 불량 시공 때문에 방의 벽 시멘트가 떨어져 수리가 필요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건설 중인 이재민용 아파트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음을 상정하며 이렇게 말한다.

"김정은의 방침으로 지어지는 아파트에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되고 어느 정도의 설비도 갖춰져 있을 것이니까, 서로 들어가려고 할 것이다. 제대로 (안전을 보장해) 공사했는지 어떤지는 우리나라 수준에서는 신경 쓰지 않는다."

장기간에 걸쳐 피난 생활을 강요받고 있는 주민들에게, 무엇보다도 우선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집이 필요하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그 안심은 언제까지 담보되고 있는 것일까. 외부 어필이 더 우선되는 한, 결코 길지 않을 것이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북한 지도 제작 아시아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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