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계엄 사태로 (미국인들이) 다수의 주한미군을 유지해야 할 이유에 대해 의문을 품을 수 있다.”
해리 해리스 전 주한 미국대사는 14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기습 계엄령 선포를 두고 “한미 동맹이 공유하는 근본적, 민주적 가치와 상충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다음 달 취임하면 주한미군 감축과 방위비 분담금 증액 등을 다시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트럼프 1기 행정부(2017년 1월∼2021년 1월)에서 2년 반(2018년 7월∼2021년 1월) 동안 주한 미국대사로 활동한 해리스 전 대사가 동아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이번 계엄령 선포가 주한미군 주둔에 대한 미국민들의 인식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유일한 공적으로 알려졌던 한미일 동맹 강화도 물거품이 되기 직전이다.
해리스 전 대사는 미 해군사관학교 졸업 뒤 해군에서 복무하며 태평양사령부(현 인도태평양사령부) 사령관도 지냈다. 동아일보 기자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을 당시 어떤 생각이 들었나"라고 묻자 그는 "놀랍고 당혹스러우며 충격적이었다. 정말 기이했다(bizarre).”고 했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당시 미국과 사전 협의를 하지 않았다는 보도에 대하여 해리스 전 대사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워싱턴이나 서울의 당국자들과 이와 관련된 대화를 구체적으로 나눈 적이 없다. 이에 따라 관련 보도의 진위에 대해선 정확히 알지 못한다. 다만 (사전 협의하지 않은 게) 사실이라면 윤 대통령은 계엄에 미국 정부가 강하게 반대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인 것 같다. (사전 협의 등)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앞으로 동맹국 간 신뢰 부족 문제는 커질 것이다. (한미가) ‘울타리 수리(fence-mending·신뢰 부족 문제가 생긴 것을 개선하는 조치)’에 나설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시점이다.”
“이번 계엄 사태는 워싱턴과 서울 간 신뢰 부족 문제를 심화시킬 위험성이 있다. (미국인들이) 다수의 주한미군을 유지할 이유에 대한 의문을 품을 수도 있다. 한미 동맹이 공유하는 근본적, 민주적 가치와 상충된다.”
“한국이 내부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북한은 이를 악용할 가능성이 크다. 외부 위협, 특히 북한에 대응한 연합 대비 태세부터 최우선으로 유지해야 한다. (현재 상황은) 일본이 한국을 신뢰할 만한 민주적, 전략적 파트너로 여기기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 특히 (윤 대통령에 대한 첫 번째 탄핵안에) 對日외교 관련 대목까지 포함돼 있던 만큼 더욱 그렇게 인식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이 극단적인 ‘비상 상황용 옵션’을 택한 건 외부적 위협이 아닌, 내부적인 정치적 문제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윤 대통령은 야당이 다수인 입법부가 자신의 모든 움직임을 방해하는 것에 대해 분명히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못한다고 해서 그게 비상사태가 되는 건 아니다. 만약 그렇다면 워싱턴에는 깨질 유리조차 남아나지 않을 것이다.”
해리스 전 미국대사의 우려
- 조갑제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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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12-23, 23: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