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한국의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한국 국회에 한국전쟁 당시 이른바 ‘적대세력’에 의해 피해를 입은 이들을 구제하기 위한 법을 제정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7일 한국전쟁 시기 전라남도 화순군에 거주하던 민간인 4명이 이른바 ‘적대세력’에 의해 희생된 사건에 대해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적대세력’은 사건 발생 당시 북한 인민군, 지방의 좌익 세력, 좌익 비정규군인 빨치산 등을 의미합니다.
진실화해위가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희생자 4명은 지난 1950년 12월부터 1951년 8월 사이 지방좌익 및 빨치산에게 강제로 끌려간 후 2명은 사망하고, 2명은 실종됐습니다. 이들은 20-40대 남성으로 모두 농업에 종사했습니다.
이번 진실규명 결정으로 지금까지 전남 화순군에서 신청된 ‘적대세력’에 의한 희생사건 중 총 87건(116명)이 진실규명 결정됐습니다.
진실화해위는 이번 결정을 발표하면서 한국 국회에 ‘적대세력’에 의한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한 법을 제정할 것을 처음으로 촉구했다고 밝혔습니다.
박종인 진실화해위 조사1과 과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적대세력’에 의한 희생자들은 가해 주체가 한국 정부가 아니라는 이유로 피해에 대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나중에 북한 당국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한이 있더라도 한국 정부가 먼저 이들이 당한 피해에 대한 보상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종인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조사1과 과장] (‘적대세력’에 의한 피해자들은) 가해 주체가 한국 정부가 아닌 북한 또는 북한 추종 세력이라는 논리로 보상을 못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적대세력’에 의해서 희생된 경우에도 나중에 북한 당국에 구상권을 청구하더라도 보편적인 보상 차원에서 한국 정부가 보상을 먼저 해야 되는 게 맞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진실화해위는 국가의 북한 정권에 대한 사과 촉구, 피해 회복과 추모사업 지원 등 후속조치, 가족관계등록부 등 공적기록 정정, 평화·인권 교육 강화 등도 권고했습니다.
진실화해위는 한편 한국전쟁 당시 전라도에서 미군의 작전 과정에서 희생된 이들에 대한 사건 22건(166명)을 검토해 민간인 14명이 사망, 1명이 상해를 당한 것을 확인하고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습니다. 한국전쟁 발발 전후 인민군 부역자나 좌익활동을 했다는 혐의 등으로 전남 완도 군경에 민간인 37명이 희생된 사건에 대해서도 진실규명을 결정했습니다.
진실화해위는 항일독립운동, 해외동포사,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 권위주의 통치 시 일어났던 중대한 인권침해, 적대세력에 의한 희생 등에 대한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설립된 독립 정부조사기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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