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심판 관찰기 / 윤석열의 마지막 카드는 전격 下野! <1>

下野의 타이밍을 잘 잡으면 ‘救國의 영웅’ 될지도!

⊙ 2월 15일 기준으로 앞으로 보름 정도가 윤석열 본인, 국민의힘, 보수층, 

    나라를 위한 마지막 결단의 골든타임

⊙ 윤 대통령, 여론 악화되었던 작년 12월 7일과 달리 상당히 강한 입장에서 

    하야 결단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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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3일 탄핵심판 8차 변론에 출석한 윤석열 대통령.

 

 

지난 한 달간 이어진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을 통틀어 가장 중요한 진술은 지난 2월 4일 피청구인 윤석열이 한 말이었다. 그는 계엄군을 선관위에 보내라고 한 사람이 자신이라고 실토했다. “제가 김용현 장관에게 얘기를 한 겁니다”라고 말한 것이다.

  

“2023년 10월에 국정원으로부터 한 세 차례에 걸쳐가지고 중앙선관위 전산 시스템에 대해서 점검한 거를 보고받았는데 정말 많이 부실하고 엉터리였습니다. 그런데 국정원에서는 (선관위가) 다 보여준 게 아니라 아주 일부만 보여주었다. 그때 보고받기로는 ‘한 5% 장비만 보여줬다’라고 했기 때문에 제가 김용현 장관한테” 군대를 투입하도록 지시했다는 것이었다. 그는 이어서 “계엄법에 따라서 국방장관과 그 지휘를 받는 계엄사가 행정사법 사무를 관장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선관위에 들어가서 국정원에서 다 보지 못했던 선관위의 전산 시스템이 어떤 것들이 있고 어떻게 이것이 가동되고 있는지를 스크린을 하라. 그렇게 해서 계엄군이 들어간 것으로 저는 알고” 있다고 했다.

  

계엄군의 선관위 투입

  

“아까 선관위에 왜 가셨냐고 하는 문제는 제가 계엄법 7조에 따라서 행정 사법 사무를 관장하기 때문에 제가 평소에 의문을 가졌던 것을 점검하도록 시킨 것이고 계엄이 신속하게 해제됐기 때문에 아무 일도 안 일어났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헌법과 계엄법을 위반했음을 실토한 셈이다. 헌법 제77조 3항은 〈비상계엄이 선포된 때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서 정부나 법원의 권한에 관하여 특별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했고 계엄법 제7조 1항은 〈비상계엄의 선포와 동시에 계엄사령관은 계엄 지역의 모든 행정사무와 사법사무를 관장한다〉로 되어 있다. 중앙선관위는 정부기관도 사법기관도 아니고 국회처럼 독립된 헌법기관이므로 계엄군이 허가 없이 들어갈 수 없다. 문제는 으뜸 헌법 수호자여야 할 대통령이 이를 몰랐다는 점이다.

  

우리 헌법은 제1장 총강, 제2장 국민의 권리와 의무, 제3장 국회, 제4장 정부, 제5장 법원, 제6장 헌법재판소, 제7장 선거관리 등으로 분류, 선관위를 행정부에서 분리했다. 4·19 혁명을 부른 3·15 부정선거 같은 것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하여 박정희 정권이 개헌(改憲)으로 선거사무를 정부 기능에서 떼어내어 1963년에 출범시킨 것이 선관위다.

  

지난 2월 11일 헌재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7차 변론 기일에는 선관위 보안 점검에 참여했던 백종욱 전 국정원 차장이 증인으로 나왔다. 윤 대통령 쪽에서 신청한 증인이었다. 국회 쪽 대리인은 “(당시) 선관위는 보안 컨설팅 수행을 위해 서버를 포함해 전산 장비 6400여 개 접근 권한을 국정원에 부여했다”며 “국정원이 6400대 중 310대(약 5%)만 선별해서 점검할 수 있었냐”고 물었다. 이에 백 전 차장은 “점검을 많이 하고자 하는 게 저희의 입장이다. 그런데 점검 기간, 인원 제한 요소가 있어서 많이 할 수는 없었다”고 답했다. 국회 쪽 대리인이 “(국정원이 서버 점검을) 310대만, 5%만 했다는 게 선관위가 나머지는 못하게 해서 그것(310대)만 한 것이냐”고 재차 물었다. 백 전 차장은 “그건 아니다. (국정원이) 열심히 해보니까 전체의 5%만 하게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쪽 대리인은 “선관위가 (점검에) 불응하고 일부만 허용했다는 건 (사실이) 아닌가?”라고 물었고, 백 전 차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선관위 보안 서버 점검을 5%만 실시한 건, 선관위가 불응했기 때문이 아니라 국정원 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답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군 투입 정당성 주장을 부정한 것이다.

  

격분 상태에서 쓴 글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 사태 이후 쏟아낸 말과 글에는 감정이 느껴진다. 지난 2월 11일 헌법재판소에 출석한 윤석열 대통령은 국회 소추위원단장인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과 설전(舌戰)을 벌였다. 대통령은 “야권은 선제 탄핵을 주장하며 계엄 선포 전까지 무려 178회(에 걸쳐) 퇴진과 탄핵을 요구했다”며 “문명국가에서, 현대사에서 볼 수 없는 ‘줄탄핵’이 굉장히 악의적이었다”고 비판했다. “국회 예산안 기조연설을 하러 가면 아무리 미워도 박수 한 번 쳐주는 게 대화와 타협의 기본인데, 로텐더 홀에서 대통령 퇴진 시위를 하면서 의사장에 들어오지도 않아서 반쪽짜리 예산안 기조연설을 했다”며 울분을 토했다. 정 위원장도 발언권을 얻어 “탄핵과 예산, 특검은 대한민국에서 합법적으로 보장하고 있는 국회의 권한”이라고 반박했다. “권한 행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국회를 척결의 대상, 반(反)국가 집단, 범죄자 집단의 소굴로 인식했다면 이것이 과연 경고성이었을까라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정말 경고성이었다면 헌법에서 보장하지 않는 엄연한 헌법 파괴 행위, 국회에 군대를 보내지 말았어야 한다”고 맞섰다.


윤석열 대통령이 격분 상태에서 쓴 것으로 보이는 게 지난 1월 15일 공개한 “국민께 드리는 글”이다.

  

〈어떤 정치 세력이라도 유권자의 눈치를 보게 되어 있어, 무도한 패악을 계속하기 어렵지만 선거 조작으로 언제든 국회 의석을 계획한 대로 차지할 수 있다든가 행정권을 접수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면 못 할 일이 뭐가 있겠습니까? 우리나라 선거에서 부정선거의 증거는 너무나 많습니다.〉

  

윤 대통령은 현재의 국회를, 지난해 4월의 부정선거로 당선된 의원들이 점거한 불법기관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는 고백이었다. 음모론자들의 주장을 수용, 수검표 단계를 하나 더 도입, 완벽하게 치러진 총선이라 기존 음모론자들도 입을 닫고 있었는데 느닷없이 부정의 증거가 “너무나 많다”고 발끈한 이가 대통령이었고 이에 따라 비상계엄령을 폈다는 이야기이다. 윤 대통령은 탄핵심판장에 나와선 “증거가 많다”는 주장을 철회하고 “의혹이 있어 선관위를 점검하려고 했다”는 취지로 돌변한다. 법률가에게 증거와 의혹 사이는 유죄와 무죄의 차이, 때론 삶과 죽음의 차이를 의미하는데도 너무나 큰 문제에 대해서 너무나 큰 태도 변화를 보인 것이다. 

  

납득하기 어려운 부정선거 주장

  

권력자가 충동적으로 결정하는 정책이나 말과 글은 현실과 사실에서 벗어남으로 큰 사고를 치게 된다. 의과대학 증원 2000명 밀어붙이기가 부른 의료대란, 그리고 비상계엄이 부른 국가 위기가 대표적 사례일 것이다. ‘국민께 드리는 글’은 계엄 사태 전후 대통령의 정신 상태를 잘 보여준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선관위의 엉터리 시스템도 다 드러났습니다. 특정인을 지목해서 부정선거를 처벌할 증거가 부족하다 하여, 부정선거를 음모론으로 일축할 수 없습니다. 칼에 찔려 사망한 시신(屍身)이 다수 발견됐는데, 살인범을 특정하지 못했다 하여 살인사건이 없었고 정상적인 자연사라고 우길 수 없는 것입니다. 정상적인 법치국가라면 수사기관에 적극 수사 의뢰하고 모두 협력하여 범인을 찾아야 하는 것입니다.〉

  

한국은행장이 기자들 앞에서 “한국 금융기관이 발표하는 통계는 다 엉터리다”라고 선언, 경제 위기를 일으키는 식의 자해(自害)였다. ‘칼에 찔려 사망한 시신’이란 괴기한 비유는 아마도 ‘부정선거로 당선된 국회의원’을 상징하는 듯하다.

  

지난해 총선에서 부정선거로 낙선한 국민의힘 후보들이 먼저 들고일어나야 할 터인데 한 사람도 없다. 부정선거 음모론의 가장 큰 논리적 약점은 부정선거 피해자라는 국민의힘 낙선자들 중 민경욱 한 사람만 빼고는 다 조용히 있는 현상이다.

  

김용현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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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월 1일 국군의날 행사장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국방장관.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리에서 김용현 전 국방장관은 증인으로 나와 국회 측 대리인의 신문에서 흥미로운 증언을 했다.

  

국회 측 대리인: 증인의 검찰 진술을 보면 초반에는 증인도 피청구인(윤석열)에게 계엄 선포 같은 비상조치는 만류하는 취지로 진술을 하셨던 것 같아요.

  

김용현: 예?

  

국회 측: 피청구인 대통령이 비상조치 이런 얘기를 하면 초기에는 증인도 그걸 조금 기다리시라 만류하는 취지로 진술을 하셨던 것 같더라고요.

  

김용현: 예.

  

국회 측: 맞습니까?

  

김용현: 그거는 제가 분명히 말씀드리겠습니다. 평소에 대통령께서 하루 24시간을 거의 국가, 국민, 민생 생각만 하시는 분이기 때문에 상황이 좀 안 좋고 정치 상황이 어려우면 약간 감정적으로 기복이 올라가시는 경우도 있고 이러다 보면 그런 말씀이 있을 수도 있는데 또 그다음 날 되면 전혀 어떤 이상 없이 임무 수행을 하시고 전혀 내색 없이 정상적으로 임무를 수행하시기 때문에 그런 대통령님의 생각을 저희들이 보면 처음 듣는 사람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저는 오랫동안 겪으면서 대통령의 그런 생각에 대해서 충분히 이해하고 존중을 합니다.

  

국회 측: 그런데 결국 증인도 뭐 말리는 걸 포기하고 피청구인 계엄 선포에 동의를 하셨을 거 아니에요. 동의를 하셨으니까 이렇게 됐을 것 아닙니까?

 

김용현: 항상 존중해 왔습니다.

  

윤석열 측 변호인은 헌재 신문에서 김용현 당시 장관이 계엄 투입 병력을 최소 2만에서 최다 6만으로 건의했는데 윤석열 대통령이 최소한으로 하라고 하니 “그렇게 되면 이게 계엄입니까”라고 반발했다는 비화도 소개했다. 지난해 봄 회식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군 동원 의도를 밝혔을 때 신원식 당시 국방장관은 “절대로 안 됩니다. 역사와 국민과 국군이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는 요지로 반대했다고 헌재에서 증언했다. 신 당시 장관이 김용현 당시 경호처장에게도 대통령을 잘 모시라고 충고했더니 수긍하더라고 했다. 이런 신원식 장관을 안보실장으로 빼고 그 자리에 충직한 김용현을 임명, 계엄령을 준비하면서부터 두 사람의 비극이 시작된 셈이다.

  

‘STOP THE ST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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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지지 집회에 참석한 부정선거론자들은 ‘Stop the steal’이라는 구호를 사용하고 있다.

  

계엄사태 이후 외국 기자들이 가끔 연락을 해오는데 그들이 가장 해괴하게 생각하는 구호는 ‘STOP THE STEAL’이었다. 트럼프가 2020년 대선에서 지고 나서 바이든 측이 부정선거를 해서 패배했다고 선동하니 추종자들이 들고 나온 구호를 윤석열 추종자들이 베낀 것이다. 세계를 향하여 ‘우리나라는 부정선거국’이라고 선전하는 이 구호에 대하여 보수적 지식인과 정치인, 그리고 언론이 침묵으로 밀어주고 있다. 윤석열 부정선거론은 본질이 지난해 4월 총선에 대한 불복이다. ‘STOP THE STEAL’을 온몸에 두르고 몰려다니는 군중의 모습은 계엄사태를 상징하는 사진이 되어 한국 보수를 고발할 것이다.

  

윤석열 계엄사태의 위태로운 현상 하나는 대통령이 확산시킨 부정선거 음모론이 반중(反中) 선동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의 ‘국민께 드리는 글’을 보자.

  

〈디지털 시스템과 가짜 투표지 투입 등으로 이루어지는 부정선거 시스템은 한 국가의 경험 없는 정치 세력이 혼자 독자적으로 시도하고 추진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잘못하다가 적발되면 정치 세력이 붕괴될 수 있습니다. 혼자서는 엄두도 내기 어려운 일입니다. 기껏해야 금품 살포, 이권 거래, 여론 조작 등일 것입니다. 하지만 투개표 부정과 여론조사 조작을 연결시키는 부정선거 시스템은, 이를 시도하고 추진하려는 정치 세력의 국제적 연대와 협력이 필요함을 보여줍니다.〉

  

지난 2월 11일 윤석열 대통령 측이 탄핵심판 변론 기일에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을 상대로 중국의 선거 개입 등 부정선거 음모론에 기초한 질문을 이어갔으나 성과를 얻지 못했다. 윤 대통령 측은 중국과 연계된 국제조직이 국내 선거에 개입해 부정선거를 저질렀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그래서 비상계엄이 불가피했다는 주장을 펴려고 한 듯하나 현직 안보실장은 말려들지 않았다. 윤석열 측 변호인은 한국에 체류 중인 외국인 중 중국인 비율이 약 37%라는 통계를 언급하며 “중국이라면 한국에 대해서도 얼마든지 선거 개입을 시도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라고 질문했으나, 신 실장은 “가정을 전제로 한 질문은 외교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답변하지 않겠다”고 했다.

  

신 실장에게 “(중국 기업인) 텐센트가 JTBC에 1000억원을 투자한 것을 아느냐” “중국 정부의 영향을 크게 받는 기업이 투자하면 우리나라 미디어나 언론사 등이 심리전, 여론전에 활용당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정부 당국이나 국민은 경계심을 갖고 지켜봐야 하지 않나” “문재인 정부가 초기 영화 한 편을 보고 나서 원전 산업에서 철수하고 태양광 산업이 부상했다. 결국 태양광 패널 수출로 큰돈 번 건 중국 기업이지 않으냐” 등의 질문을 이어갔다. 이에 신 실장은 “정확히 아는 바가 없다”라거나 “개인적 판단을 말하지 않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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