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한길 국회로 초청해 "계몽령 알려줘 감사하다"고 박수친 국민의힘!

탄핵이 인용되었을 때 여당은 어떤 길을 갈 것인가. ‘헌재를 쓸어버리자’는 전한길과 또다시 함께 광장에 설 것인가.

국민의힘 의원들이 ‘계몽령’을 주장하며 탄핵 반대 세력의 대표 스피커가 된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를 국회 토론회 연사로 초청했다. 벌써 두번째다. 전 씨는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의 절차적 문제를 지적하며 결과는 ‘각하’라고 주장했고, 행사에 참석한 여당 의원들은 “계몽령을 가르쳐줘 감사하다”는 등의 발언으로 그에게 박수를 보냈다.


전씨는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국회에서 주최한 ‘미래자유연대 국민 대토론회’에 초청되어 격려사를 했다. 19일 토론회에는 추경호·김기현·나경원·윤상현·윤재옥·권영진·이인선·서천호·성일종·김장겸·최수진·박덕흠·이종욱·최은석·강민국·김승수·김성원 등 탄핵 반대파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그는 12·3 비상계엄을 ‘계몽령’으로 규정하고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부정선거 음모론을 확산시키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투개표 시스템을 ‘전자투개표’로 규정하며 ‘대만식 또는 독일식 수개표’ 제도로 바꾸어야 한다는 그의 황당한 주장을 보면, 선거제도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공시생들의 일타강사’로 존재감을 과시하는 인사가 계몽령을 주창하며 부정선거 음모론에 힘을 보태자 윤빠 광장세력은 열광했고, 그는 일약 광장의 스타로 떠올랐다. 문제는 여당인 국민의힘이 그의 팬클럽을 자처하고 나선 것. 음모론을 정리하기는커녕 광장 세력과 한몸이 된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한길과의 인증샷 찍기’에 열을 올리며 그의 인기에 편승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전씨는 이날 격려사에서 “내란죄를 빼고 심리가 됐으니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려면 그냥 각하”라며 “국민들이 바라는 건 빨리 윤 대통령이 직무에 복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에 객석에서 박수가 쏟아졌다. 그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헌재가 불법과 불의에 기반한 판결을 내릴 경우 저항하는 것이 헌법 정신에 맞다”며 판결 불복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전씨는 ‘모든 게 이재명과 민주당 때문’이라는 주장도 이어갔다. 최근 이 대표가 마은혁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고 있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해 “직무유기로 체포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국민들에게 공포감을 조성하는 협박”이라면서 윤 대통령이 계엄을 하게 된 배경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씨는 “최상목 대행처럼 높은 곳에 있고 권력 있는 분한테 (이렇게) 말한 거면 힘 없고 돈 없는 일반 백성, 국민은 누구든 협박하고 잡아갈 수 있다는 적나라한 사례”라며 “지금의 대한민국 위기는 어디서 왔냐, 바로 이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고 무조건 끌어내리려 했기 때문에 지금에 이르렀다”며 계엄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는데, 이런 주장엔 “그런다고 계엄 하니?”라는 반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나경원 의원은 격려사에서 “우리에게 ‘계몽령’이라는 단어를 가르쳐 준 전한길 강사에 감사드린다”며 “광장의 소리로 글로벌 체제 전쟁의 심각성을 깨닫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저는 계몽되었습니다”라는 간증과도 같은 최종 변론으로 논란이 되었던 김계리 변호사 만큼이나 낯 뜨거운 발언이다.


여당 의원이 국민을 계몽의 대상으로 본다는 게 얼마나 섬뜩한 일인가. 국민 수준을, 군대를 동원해 총을 들지 않으면 아무것도 모르는 수준으로 얕잡아 본다는 것인데, 동시에 자기 비하이기도 하다. 계엄을 통해 계몽되어야 하는 수준이라니? 계엄 이전엔 민주당의 줄탄핵이 국정 발목잡기라는 걸 몰랐다는 건가? 계엄 이전엔 선관위를 흔드는 부정선거 음모론을 몰랐나? 유튜브·음모론 중독으로 의심되는 대통령의 난데없는 계엄을 비호하기 위해 스스로를 ‘멍청이’로 만드는 변호사와 국회의원은 보기 민망한 수준이다.   


계엄사태를 ‘체제전쟁’으로 포장한 발언도 나왔다. 김기현 의원은 이번 주 안으로 헌재가 기각 선고를 내려 윤 대통령이 복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은 한국 체제가 존속할 수 있는지, 더이상 존재할 수 없는 상태로 갈지를 정하는 체제 전쟁 중”이라며 “이번 주에는 대통령이 다시 직무에 복귀해 한국 정체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고 호소했다.


멀쩡히 돌아가던 대한민국의 일상에 ‘계엄’이라는 폭탄을 던져 극한 혼란을 만든 가해세력이 ‘중국 또는 북한과 연계된 모종의 세력’이라는 망상의 적을 만들어놓고 적반하장식 남탓을 한다. 그냥 대통령과 광장세력이 하고 싶은 말, “부정선거로 국회를 장악한 민주당 세력은 전부 중국 간첩”, “이들을 쓸어버리기 위한 계엄은 체제수호”라고 시원하게 대놓고 말 해보라!


윤상현 의원은 “우리의 주적은 좌파 사법부·부정부패 선관위·종북 카르텔”이라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지난달 전한길씨를 국회로 불러 ‘탄핵 기각’을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주선한 바 있다.  당시 전씨는 “탄핵이 인용되면 헌법재판관들은 ‘제2의 을사오적’이 돼 역사 속에 기록될 것”이라며 “(헌법학자) 허영 교수의 표현을 빌리자면 헌재는 가루가 돼 사라질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전한길과 국민의힘 의원들은 주거니 받거니 ‘계몽령’을 설파하더니 ‘탄핵 각하·기각’을 요구하며 헌재를 압박하는 데도 발을 맞추고 있다. 대통령실 수석을 지낸 강승규 의원은 19일 SBS 라디오에서 “당연히 각하돼야 한다고 본다. 비상계엄 조치가 국헌 질서를 위협할 정도로 심각했느냐는 문제도 있다”고 주장했다. 헌재 심판에 대한 승복과 관련해서는 “크게 의미가 없다”며 “국민들이 헌재 결정에 전혀 만족을 못하는데 자제하라고 그게 되겠나”라고 말했다.


헌재와 야당과의 유착 의혹을 제기하며 헌재 흔들기도 이어갔는데 권성동 원내대표는 19일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이 선동적인 언어를 사용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강요하는 것은 헌재로부터 어떤 정보를 입수한 것이 아닌가 추측한다”고 말했다.


계엄 이후 국민의힘의 기회주의적 태도는 스스로를 광장세력과 한몸이 된 극단세력에 가두고 말았다. 탄핵에 찬성한 사람을 배신자로 낙인찍더니 이젠 ‘조기대선에 대비해야 한다’는 얘기만 꺼내도 배신자로 낙인찍는 분위기다. 헌법질서를 수호하는 데 앞장서야 할 여당이 극단적 음모론에 납치된 이후 보여주는 모든 행보는 헌법 파괴 선동이다. 탄핵이 인용되었을 때 여당은 어떤 길을 갈 것인가. ‘헌재를 쓸어버리자’는 전한길과 또다시 함께 광장에 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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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hois99 2025-03-20 오후 8:48

    민주당은 엉터리 역사학자라는 황현필 불려다가 선동하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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