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계엄선포 주체인 尹에 대해 한 총리와 같은 결론 내리지 않을 것

헌재는 나름대로 정치적 주장은 배제하고 헌법과 법률 문면에 충실한 해석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노력

감사원장, 서울중앙지검장, 한덕수 총리 등에 대한 헌재의 탄핵 심판 결과를 보면, 헌재는 나름대로 정치적 주장은 배제하고 헌법과 법률 文面에 충실한 해석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노력하고 있는 것 같다. 지금까지의 결과를 보고 윤 대통령 탄핵도 기각/각하될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지만, 과연 그럴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지금까지 나온 심판 결과들을 곰곰히 곱씹어 보면, 탄핵이 인용될 가능성도 여전히 높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도 헌재가 검사 탄핵에서 '탄핵소추의 주요 목적은 헌법 내지 법률 위반에 대한 법적 책임을 추궁하고, 同種의 위반 행위가 재발하는 것을 사전에 예방함으로써 헌법을 수호하기 위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설령 부수적으로 정치적 목적이나 동기가 내포돼 있다 하더라도 이를 들어 탄핵소추권이 남용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한 것이 눈에 띈다.

 

즉  야당인 민주당이 지배하는 국회의 專橫 때문에 '통치행위' 차원에서 계엄을 선포했다는 윤 대통령의 '정치적'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오히려 장차 대통령이 정치적 이유로 계엄 선포권을 남용하는 것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헌법과 법률 상 요건이 갖춰지지 않았는데 계엄을 선포한 데 대해 책임을 엄중하게 물을 가능성이 높다.

 

또 헌재는 오늘 한덕수 총리에 대한 기각 결정을 하면서도 국회의 탄핵절차에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 감사원장-검사 탄핵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헌재는 과거 다른 종류의 심판에서도 그랬지만, 국회의 의사절차에 대해서는 국회의 재량권을 넓게 인정해서 문제 삼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다면 국회의 절차적 하자를 이유로 하는 각하 가능성도 멀어질 수 있다.

 

헌재는 한 총리 탄핵심판에서 12·3 비상계엄의 위법성 여부에 대한 판단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이는 한 총리가 계엄 과정에서 수동적 위치에 있었기 때문이고, 오늘 계엄의 위법성 여부를 미리 언급하면 정치적 논란이 가중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일 것이다. 

 

헌재는 계엄 선포 과정에서 내내 수동적 입장에 있었던 한 총리에 대해서는 “한 총리의 법 위반이 임명권자인 대통령을 통해 간접적으로 부여된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했지만, 계엄 선포 주체인 윤 대통령에 대해서도 같은 결론을 내릴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계엄 선포 행위에 대해 '선거에 의해 부여된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경우'라고 판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헌재의 탄핵 결정이 늦춰지고 있는 것도, 헌재에 대한 불신 여론과 국민적 흥분 상태를 조금이라도 가라앉히고 헌재 결정에 대한 비판을 완화시키기 위한 제스처에 불과할 수도 있다.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오늘 한덕수 총리에 대한 기각, 그리고 그 이전에 있었던 감사원장-검사 탄핵 기각 등을 가지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 결과를 예단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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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결정문 중 계엄 관련 요지>

 

○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청구인이 비상계엄 선포의 절차적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하여 국무회의 소집을 건의하는 등의 적극적 행위를 하였음을 인정할만한 증거나 객관적 자료는 찾을 수 없고, 국회의 비상계엄해제요구 결의안이 가결된 이후, 대통령에게 국무회의 소집을 건의하지 않았다는 등의 소추 관련 사실을 인정할만한 증거나 객관적 자료도 찾을 수 없다. 

 

○ 따라서 피청구인이 헌법 제7조, 제86조, 국가공무원법 제56조 등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내용>

 

비상계엄 선포 및 내란행위 관련

 

1)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① 피청구인은 대통령이 2024. 12. 3. 22:27경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불과 약 두 시간 전 무렵 대통령으로부터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듣게 되었을 뿐, 그 이전부터 이를 알고 있었다는 사정을 인정할 만한 증거나 객관적 자료는 찾을 수 없고, ② 피청구인이 대통령에게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위원들의 의견을 들어 보고자 회의 소집을 건의한 사실은 인정되나, 여기서 더 나아가 비상계엄 선포를 건의하거나 비상계엄 선포의 절차적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하여 국무회의 소집을 건의하는 등의 적극적 행위를 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나 객관적 자료는 찾을 수 없다.

 

2)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청구인이 국회의 비상계엄해제요구 결의안이 가결된 이후 대통령에게 국무회의 소집을 건의하지 않았거나 비상계엄 선포 당시와 달리 국무회의를 소집하지 않았다는 등의 소추 관련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나 객관적 자료는 찾을 수 없고, 2024. 12. 4. 01:02경 국회 본회의에서 비상계엄해제요구 결의안이 가결되자 피청구인이 대통령에게 비상계엄 해제를 건의하여 2024. 12. 4. 04:27경 국무회의가 개최되었고, 피청구인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비상계엄 해제안이 의결되었음이 인정될 뿐이다.

 

 

3) 따라서 이 사건 탄핵소추 사유 중 비상계엄 선포 및 내란행위 관련하여 피청구인이 헌법 제7조, 제86조, 국가공무원법 제56조 등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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