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社說 유감

제대로 된 사설이라면 파면과 기각 중 한 쪽을 선택하여 주장하는 게 맞다. 양비론적 주장은 아무런 효과가 없을 것이다. 사설은 결단이지 해설이 아니다.
중앙일보는 오늘 사설에서 "대통령 탄핵 심판, 헌재가 이제 결단할 때"라고 했다.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변론을 종결한 지 한 달이 넘었는데도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고 이로 인해 정국의 불확실성이 커졌고, 탄핵 찬성과 반대 진영 사이의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고 했다. 진영 간 찬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한 만큼, 한치의 흠결도 없는 결론을 내기 위해 충분한 시간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 사건이 마무리된 상황에선 더는 지체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했다. 이런 식으로 결론이 늦어지면 헌재가 법리가 아닌 다른 외부 요인을 고려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살 수 있으니 이제는 헌재가 탄핵 인용이건 기각이건 결론을 내야 한다고 했다. 지금은 모두 헌재만 바라보고 있으니 이제는 답을 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문형배, 이미선 두 재판관의 임기가 다음 달 18일로 만료되는데 선고가 늦어지면서 일각에서는 두 재판관 퇴임 때까지 헌재가 결론을 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사설은 <이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작다고 보지만, 만에 하나 재판관 2명이 퇴임할 때까지 탄핵 심판 결론을 내지 못한다면 헌재의 존재 의미가 무엇인지 되물을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사법 불신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헌재의 존립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대법관과 같은 대우를 받는 재판관은 법관 중에선 가장 명예로운 자리로서 당연히 막중한 책임이 뒤따르고, 그 무게를 견딜 수 있어야 하므로 각종 압박에서 벗어나 법과 양심에 따른 판단을 내려주길 바란다고도 했다.

사설은 이렇게 마무리했다.

<헌재의 엄중한 결정과 이에 대한 승복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의 법치주의와 민주주의가 회복됐다는 것을 전 국민과 국제사회에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헌재 재판관의 현명한 결단을 촉구한다.>

제대로 된 사설이라면 파면과 기각 중 한 쪽을 선택하여 주장하는 게 맞다. 양비론적 주장은 아무런 효과가 없을 것이다. 사설은 결단이지 해설이 아니다. 헌재에 대하여 인용이건 기각이건 선고를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려면 중앙일보도 먼저 어느 쪽인지를 선언해야 맞다.

한편 한겨레 신문 사설은 제목이 <헌재, ‘윤 대통령 파면’ 없이 ‘헌법 수호’ 불가하다.이다. 사설은 한 명인지 여러 명인지 알 수는 없으나, 이제 그 헌법재판관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이렇게 질문한다.
<온 국민이 지켜본 12·3 비상계엄이 헌법에 부합하는 행위라고 보는가.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에 군대를 난입시킨 친위 쿠데타가 허용될 수 있다고 보는가. 헌재가 윤 대통령을 복귀시켜 제2의 계엄에 대한 면허증을 발부해도 된다고 보는가. 헌법재판관 두명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탄핵 선고를 미뤄 나라를 전대미문의 무정부 상태로 몰아넣어도 된다고 생각하는가. 국민의 생명과 일상을 구렁텅이에 처박고 싶은가.>

사설은 헌법에 대한 기본적 이해 능력만 갖췄어도 12·3 내란의 위헌성은 넉넉히 판단할 수 있다면서 상식을 갖춘 평범한 시민들도 헌재의 선택이 국가의 운명에 끼칠 중차대한 의미를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수십년 법관을 지낸 유능한 법률가가 이런 판단도 못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일부 헌법재판관의 몽니가 순수한 법률적 판단이 아니라 내란 세력의 이해관계를 반영한 정치적 판단이 아니냐는 의심까지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사설은, 내란 사태를 조속히 극복하고 헌정을 안정시켜야 하는 의무를 저버린다면 헌법재판관이라고 할 수 없음은 물론 헌정 파괴의 공범이라고 해야 맞다고 했다.

좌파신문으로 알려진 한겨레가 헌법수호 의지를 선명하게 천명하고 있다. 최근의 좌우 구도는 뒤바뀐 느낌이다. 헌법수호 세력이어야 할 우파는 헌법적 권위를 부정하고 헌법부정 세력으로 알려진 좌파가 오히려 헌법수호 이야기를 더 많이 한다. 뭔가 중요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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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든타임즈 2025-03-29 오전 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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