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이 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대표적 보수 성향의 언론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이스라엘을 지원해야 한다는 사설(社說)을 연일 싣고 있다.
뉴욕타임스도 대표적 칼럼리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의 칼럼을 통해 이번 사태를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중동 정세를 재형성하는 ‘게임체인저’ 전쟁이라고 묘사했다. 프리드먼은 극단적인 시나리오 두 개와 중간지점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는 기대할 수 있는 가정 긍정적인 결과는 이란 정권 붕괴 이후 합리적 정권이 수립되는 것이고 최악은 중동 전체가 불바다가 돼 미국 역시 이에 휘말리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프리드먼은 중간지점은 미국의 중재 등을 통한 협상 타결이지만 이 역시 일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다양한 관점을 제시한 프리드먼의 정세 분석 및 예측 칼럼과 달리 WSJ는 15일 ‘포르도 핵시설의 중요성’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단도직입적으로 미국의 적극적 개입을 촉구한다. 이 사설의 부제(副題)는 ‘미국을 더 위대하게(MAGA) 고립주의자들은 이란 핵시설 파괴 전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전쟁 중단 압박을 가할 것을 원한다’이다. 부제에서 알 수 있듯 WSJ는 트럼프가 지지자들의 요구와는 달리 강경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사설은 “이스라엘은 계속해 주요 이란 군사 시설을 폭격하고 있고 이란은 이스라엘 도시들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의 전략적 승리의 핵심은 이란의 주요 핵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지 여부이며, 이런 노력에는 미국의 지원이 마땅하다”는 문단으로 시작된다.
WSJ는 “이스라엘의 폭격은 무엇보다 핵확산을 막기 위한 작전이며 또 다른 목표들 중 하나는 이란이 한 달에 수백 개의 탄도미사일을 만들고자 하는 역량을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어찌됐든 전략적 최우선의 목표는 최소한 이란의 핵무기 제조 능력을 파괴하거나 상당 부분 약화시키는 것이며 현재까지 이 목표는 달성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란의 최대 우라늄 농축 시설로 알려진 나탄즈와 이스파한 핵시설은 피해를 봤고 핵개발을 이끈 핵심 과학자 14명이 제거된 상황이다. 이스파한은 이란이 우라늄을 농축 가스로 전환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시설에 상당한 피해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우라늄 농축 시설인 나탄즈에 대한 정확한 피해 규모는 불확실하다.
이런 가운데 WSJ는 산 속에 숨겨진 포르도 농축 시설은 거의 공격을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곳에 저장된 농축 우라늄은 여러 발의 핵폭탄을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이 이 시설의 우라늄을 통해 핵폭탄 제조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WSJ는 “이 지점이 바로 미국이 개입해야 하는 지점”이라며 “이스라엘은 지하 시설을 공격할 정도의 폭탄이나 이를 운반할 폭격기를 갖고 있지 않다”고 했다. 미국은 이런 역량을 갖추고 있고 이스라엘은 이와 관련한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사설은 전했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모호한 입장이 아닌 적극적인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한다. 사설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주저하는 것으로 보이며 이에 대한 정확한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초기에는 이스라엘의 공격을 지지했지만 이후 협상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이란은 그런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 트럼프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리는 이 전쟁을 쉽게 끝낼 수 있다’고 말했다”며 “트럼프가 포르도 시설 공격을 도우면 그럴(전쟁을 끝낼)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미국이 돕지 않을 경우 이스라엘의 작전이 더욱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고 미국이 중립적 입장을 취하면 전쟁이 길어질 것이라는 것이 이 신문의 논조(論調)다. 사설은 “트럼프는 이란이나 이란의 대리인들이 중동의 미군이나 기지를 공격할 것을 물론 우려하고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이스라엘이 이미 이란의 세력을 약화시킨 점을 고려할 때 이란이 얼마나 큰 해(害)를 가할 수 있는지는 불확실하다”고 했다. “이란 역시 미군을 공격하면 더욱 참혹한 미국의 보복을 초래할 것임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MAGA 고립주의 세력의 비판을 신경 쓰고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일부 고립주의 성향의 평론가들은 그가 이스라엘의 공습을 승인했다는 이유만으로 이미 공격을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WSJ는 이와 관련해 트럼프가 훌륭한 반응을 내비쳤다고 했다. 트럼프는 이런 지적이 제기되자 “미국 우선주의라는 표현을 만든 사람이 나고 내가 등장하기 전까지 이는 사용되지 않았다”며 “평화를 원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이란이 핵무기를 가진 상황에서의 평화는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이란이 핵무기를 갖게 되는 것과 관련해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는 ‘훌륭한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 진정한 평화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했다.
WSJ는 트럼프가 포르도와 나탄즈 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군사력을 이스라엘에 제공해 전쟁을 더 빨리 끝내도록 한다면 이런 평론가들의 비난 역시 떠 빨리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전쟁이 이미 시작된 지금, 미국은 이란의 핵 위협을 제거하고 이스라엘의 신속한 승리를 위한 전략적, 도덕적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고 글을 맺었다.
WSJ는 13일자 제목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핵 선행(善行)’, 부제 ‘핵 프로그램에 대한 군사 작전을 계속하는 유대 국가는 미국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사설을 통해서도 미국이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설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겨냥한 이스라엘의 공습은 중동 역사의 전환점이며 성공하게 된다면 전세계에 도움이 되는 일이 된다. 이 유대 국가는 미국의 지지를 받아 마땅하다”는 문단으로 시작된다.
WSJ는 이스라엘의 생존에 대한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며칠이 걸리더라도 이 작전은 계속될 것이라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을 우선 언급했다. 이어 이런 정책은 이란 지도부가 홀로코스트를 부정하고 이를 되풀이하겠다고 맹세한 시점부터 이어져 온 이스라엘의 일관된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WSJ는 이스라엘이 이란 핵프로그램을 파괴하거나 크게 약화시키면 전세계를 위한 세 번째 핵확산 억제 공헌(貢獻) 사례가 될 것이라고 했다. 1981년 이라크 사담 후세인의 원자로 시설, 2007년 시리아 핵 시설을 파괴했던 것이 앞선 두 차례의 예라고 했다. 이 신문은 당시 미국 대통령들은 이에 반대했지만 결국 이스라엘의 조치가 세계 안전에 기여했다는 점을 인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란은 비밀 우라늄 농축 시설 가동을 선언하고 원심분리기 성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으며 이란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위반했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공식 발표까지 나온 상황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이 시작됐다. WSJ는 “이 모든 행위는 이스라엘이 자위적 행동에 나설 충분한 정당성, 혹은 그 이상을 부여한다 할 것”이라고 했다.
이 신문은 지하에 있는 포르도 시설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이 가능한지가 핵심이라고 했다. 앞서 언급했듯 미국은 이런 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그렇지 않은 상황이다. WSJ는 “만약 이란의 우라늄 농축 역량이 일부 남아 있게 된다면 미국은 이에 개입함으로써 막을 수 있었던 결정적 기회를 놓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중동에서 ‘새로운 전쟁이 시작됐다’는 이야기가 언론을 통해 나오고 있지만 이란은 수십 년간 이스라엘과 미국을 상대로 전쟁을 벌여왔다”며 “수백 명의 미국인이 이 과정에서 목숨을 잃었고 이 모든 일들은 (이란의) 재래식 무기에 의한 것이었다”고 했다. 이어 “이란이 핵으로 무장하게 된다면 역내(域內)는 물론, 세계적 재앙이 될 것”이라고 했다.
WSJ는 “네타냐후는 이런 위협을 강조한 지 오래됐고 이에 따라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들도 많았지만 실존적 위협을 느낀 네타냐후와 이스라엘은 모두를 위협하는 요소에 맞서 행동에 나섰다”고 했다.
사설은 “트럼프는 ‘아무것도 남지 않기 전에’ 협상에 나설 것을 이란에 촉구했지만 이스라엘이 미국의 간섭 없이 작전을 마무리할 수 있게 놔둬야 한다”며 “미국은 이스라엘 편에 서서 그들이 임무를 완수하도록 돕는 게 도덕적으로나 전략적으로 옳다”고 강조했다.
한편 프리드먼은 NYT 칼럼을 통해 이번 이스라엘-이란 사태가 중요한 이유는 이스라엘이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이란의 핵 역량을 제거할 것이라고 맹세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란이 무기화할 수 있는 수준까지 우라늄 농축을 가속화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자초했다고도 했다.
프리드먼은 과거 15년 동안 이스라엘은 이란 핵프로그램을 대상으로 한 여러 군사 조치를 준비했지만 미국의 압력이나 자국 군부에 의해 항상 끝에 가서 포기해야만 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금의 상황은 과거와 다르기 때문에 과소평가돼서는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