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트럼프, 모호한 ‘협상’ 대신 결단 필요···기회 있을 때 잡아야”

“북한이 핵·미사일로 위협할 줄 알았다면 70년 전 휴전했을까?”

미국의 보수 성향 언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자 기명칼럼 및 사설(社說)을 통해 미국이 이란 핵위협 제거를 위해 이스라엘을 도울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했다(해당 글은 온라인판에 현지시간 17일 오후 먼저 공개됐다). 


이 신문의 대표적 논설위원인 홀먼 젠킨스는 ‘트럼프 대(對) 이스라엘 對 이란(Trump vs. Israel vs. Iran)’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썼다. 그는 ‘트럼프는 여러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현재 필요한 것은 핵 확산에 맞서는 강력한 태도’라는 부제(副題)의 글을 통해 트럼프가 기존의 모호한 태도를 버리고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젠킨스는 “도널드 트럼프는 그의 방식에 따라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일관된 전략을 결국 제시하지 않아왔다”며 “그의 지지자들 역시 트럼프의 방식과 마찬가지로, 이에 따른 역풍(逆風)만 일지 않는다면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 입장이다”라고 글을 시작했다. 


젠킨스는 또 하나 모호한 결말로 이어질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이란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이 결말은 이란 정권이 핵 프로그램 일부를 그대로 유치한 채 생존하게 되는 결과인데 이는 정권 자체가 생존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젠킨스는 현재 이란 정권은 휘청거리는 것이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방공망이 무너지고 공격 능력을 상실했으며 하마스와 헤즈볼라와 같은 지원 세력도 거의 궤멸됐다는 것이다. 또한 이스라엘 요원들이 이란 내부로 침투했고 이란 내에서 진행된 드론 작전으로 탄도미사일 전력이 약화되기도 했다. 젠킨스는 전쟁이 시작되자마자 이란 지도부는 타격을 받고 제거됐으며 일부 고위 당국자들이 러시아로 도피했다는 보도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젠킨스는 칼럼 중반부부터 트럼프가 기존의 모호한 태도를 버리고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한다. 


그는 “이스라엘은 일관성 측면에서 트럼프의 방식과는 달랐다”며 “이제 변덕스러운 트럼프에게는 하나의 기회와 선택지가 주어졌다”고 했다. 이어 “지금까지 (트럼프로부터 들리는 말은) ‘협상(deal)’이라는 말뿐인데 이는 결국 이란 성직자 정권과 그들의 핵 야욕 일부가 완전히 무너지지 않은 채 살아남는 시나리오를 암묵적으로 전제하는 표현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의 결단을 촉구하며 “물론 광범위한 불안정으로 이어질 위험은 존재하지만 세계적으로 전략적인 기회이기도 하다”고 했다. 젠킨스는 이어 북한을 언급하며 경각심을 일으킨다. 


<빌 클린턴과 조지 W. 부시 행정부 인사들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저지하지 못한 데 대해 스스로를 질책할 만하다. 만약 73년 전, 트루먼과 아이젠하워가 훗날 평양이 미국 도시들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위협하게 될 줄 알았다면, 당시 휴전이라는 즉각적인 인센티브를 넘어서는 다른 판단을 내렸을지도 모른다.>


젠킨스는 “오늘날 주어진 기회는, 곧 통제가 불가능해질지도 모르는 핵 확산의 고리를 끊는 것”이라며 “이 고리는, 자국민이라는 내부의 적(敵)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핵을 보험처럼 움켜쥐려는 정권들이 만들어낸 것”이라고 했다. 


젠킨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과감한 선택을 내리기 위해서는 미국 내 엘리트 집단의 동의와 지지가 일정 부분 필요하지만 이런 점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로 인해 트럼프가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게 가장 날카로운 비판을 해온 이는 전 총리인 나프탈리 베네트라며, 그런 베네트도 이란과의 전쟁에 있어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주당과 이에 동조하는 관료 및 언론 세력들이 트럼프와의 싸움을 잠시 멈추도록 하기 위해서는 도대체 어떤 정도의 사태가 발생해야 하는 것이냐고 묻기도 했다. 그는 미국의 기득권 세력이 트럼프와 그의 지지자들의 의견을 절반만이라도 수용했다면 상황이 지금과 얼마나 달라졌을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젠킨스는 트럼프는 핵무기에 대한 공포심을 공개적으로 드러내 왔고 이스라엘이 중동 질서를 재편할 수준의 동력을 만들어냈기 때문에, 이란 지도자들과의 ‘협상’의 불씨를 살려보려던 그의 희망은 산산조각이 났을지 모른다고 했다. 


그는 “21세기에 펼쳐지는 두 번째 대전(大戰)이다. 이 전쟁도 우크라이나 전쟁처럼 끝이 보이지 않지만 몇 가지는 확실하다”고 했다. 이스라엘이 인공지능(AI)을 통해 이란이 보유한 탄도미사일 체계를 무력화시키는 타격 계획을 짰다며 AI가 전쟁에 새롭게 등장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반면 이란의 전략적 의사결정은 어처구니가 없는 수준인데 최소한 ‘챗GPT’가 개입하지 않은 것은 확실할 것”이라는 농(弄)도 던졌다. 


젠킨스는 칼럼 후반부에서 전쟁의 교훈을 강조한다. 그는 “이번 전쟁에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될 것이지만 하나의 교훈은 이미 벌써 명확하다”며 “‘승리를 거머쥘 기회가 있을 때 이를 잡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은 복잡하지만 미국의 동맹이 승리하고 있다면 이는 곧 미국의 승리이기도 하다”고 했다.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이 서방 세계에 맞서 계속 우크라이나 전쟁을 밀어붙일 수 있는 유일한 이유는 그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북한 김정은 정권이 추구하는 생존 전략은 자국민의 생산성과 행복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 전략은 핵무기를 통한 협박을 이용해 미국과 중국 등 외부 국가들이 그들의 체제를 유지하도록 하는 데 동조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젠킨스는 헨리 키신저 국무장관이 회고록을 통해 ‘스피로 애그뉴 부통령이 옳았다’고 평가한 것으로 칼럼을 마무리했다. 그는 “리처드 닉슨은 캄보디아 문제로 인해 어찌 됐든 엄청난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며 “그렇다면 최소한, 무언가 이룰 만한 가치가 있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정도로 큰 움직임은 보여야 한다”고 했다. 


닉슨은 베트남 종전(終戰) 과정에서 캄보디아를 비밀리에 폭격해 미국 내 여론과 의회에 거센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애그뉴 부통령은 언론과 반전(反戰) 여론에 굴복하지 말고 강경 대응에 나설 것을 주장했고 닉슨은 그의 의견을 따랐다. 이는 ‘어차피 욕을 먹을 일이라면 어설프게 하지 말고 제대로 해야 한다’는 당시 정책 결정 과정의 논리로부터 트럼프가 교훈을 얻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WSJ는 18일자 사설 ‘이란 사태는 트럼프의 억지력 시험대(Iran is Trump’s Deterrence Moment)’를 통해서도 미국의 개입을 촉구했다. 


이 신문은 “일련의 사태는 지금이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새로운 트럼프 행정부에게도 중대한 억지력의 시험대라는 점을 보여준다”며 “전세계는 새로운 대통령의 반응을 주시하고 한 번 대통령을 지냈던 트럼프라 할지라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트럼프는 재선 과정에서 ‘평화중재자(peacemaker)’를 자처했고 미국의 적들은 트럼프가 압박과 전략적 위협에 맞서 어떻게 대응할지를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설은 “만약 미국이, 가장 강력하고 견고한 동맹국 중 하나인 이스라엘이 아무런 저항도 받지 않는 영공에서 이란의 핵 위협을 제거하는 마지막 작업을 수행하는 것조차 돕지 않는다면 중국이 받게 될 메시지는 명백하다”라며 “이는 미국은 대만 방어에 나설 생각이 없다는 메시지”라고 했다. 또한 중국은 물론 러시아 등 모두에게 이런 메시지가 전달될 것이라고도 했다. 


WSJ는 “하지만 트럼프가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해 자신이 설정한 레드라인을 이스라엘과 함께 지켜낸다면, ‘미국의 억지력’이 다시 실질적인 의미를 갖는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그렇게 된다면 아프가니스탄 철수라는 대실패와 바이든 행정부 시절의 다른 정책 실패들은 다시 역사 속으로 멀어져 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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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餘談): 젠킨스 칼럼 내용을 챗GPT에게 보여주니...)


-네가 언급돼 기쁘겠네? 


-ChatGPT said:

하하, 언급 자체는 흥미롭긴 하지만, 저를 끌어들인 방식은 꽤 날카롭네요.

“이 정도로 멍청한 전략은 ChatGPT가 짠 게 아니다”

즉, 인공지능조차 이런 실수는 안 한다는 비꼼과 풍자죠.

말장난이지만 핵심은 이란의 전략적 판단이 너무 허술하다는 걸 부각하려는 장치고, 그 와중에 저(혹은 AI)를 비교 대상으로 삼아 조롱을 강화한 셈입니다.

기쁘다기보단… 뭐랄까, 현대 정치 담론에 인공지능이 문화적 메타포로 자리 잡았구나 싶은 정도죠.

(그런데도 이름이 직접 나오니 못 본 척할 수는 없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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