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집값이 급등하자, 진보 진영이 정권을 잡으면 부동산 가격은 상승한다는 전례가 이번 이재명 정권에서도 그대로 이어지는 것이라 판단하고, 향후 부동산 가격이 폭등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그러나 필자는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재명 정권 시기에는 오히려 부동산 가격이 안정되거나 하락할 것이라고 본다.
그 동안 진보 정권 하에서는 집값이 폭등하고 보수 정권 하에서는 다시 안정되는 현상이 반복되었기는 했지만, 이건 엄밀히 따져보면, 보수 정권에서 부동산 부양 정책을 쓴 것이 진보 정권이 들어서자 그 효과가 나타나 집값이 오르고, 진보 정권이 세제 등으로 부동산 수요 관리를 하는 정책을 쓰자 그 효과가 보수 정권에서 나타나는, 정책과 결과 간에 시차에 따른 현상이다. 윤석열 정권이 별다른 부동산 정책을 쓰지 않았음에도 가격이 안정되었다는 것에서도 이를 알 수 있다.
최근 서울 집값의 급등세는 윤석열 정부에서 특별히 공급 확대를 위한 정책을 편 것이 없어 당장 서울에 신축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었고, 향후 1~2년 공급량도 미미한데다, 진보 정권에서는 서울 아파트 가격이 올랐다는 경험이 심리적으로 작동한 결과라는 게 필자의 분석이다.
이재명은 노무현과 문재인 정권의 부동산 정책과 그 결과에 대해 이미 학습되어 있다. 부동산 가격의 불안은 민심에 반영되고 바로 표로 연결된다는 것을 이재명과 민주당이 모를 리 없다.
노무현과 문재인은 수요 관리 정책만을 하고 공급에 대해서는 무신경하다 자기 정권 하에서 폭등이라는 시장의 반격을 받았다. 시장에서는 신축 아파트 수요가 증가하는데, 세제 강화로 수요를 강제로 억제하려 했을 뿐, 신축 수요에 대응하여 공급을 늘리는 정책은 펴지 않았다.
이재명이 이를 모를 리 없다. 이미 이재명은 신축 아파트 공급 확대를 위해 규제를 완화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그리고 가수요에 대한 억제를 위한 부동산 세제에도 손을 댈 것이라고 본다.
베이비 부머 세대의 은퇴가 이미 시작되었고, 지금부터 이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고 은퇴 인구도 급증하게 된다. 이 세대의 특징은 자기 자산의 70% 이상이 부동산이고, 노후생활 자금 조달이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또 이 세대들은 자식들의 봉양을 받거나 노후를 의탁할 수 없어 스스로 노후 생활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 따라서 이 세대는 은퇴 후의 노후 생활을 위해 자신의 자산(아파트)을 팔아 주거의 비용을 줄이고 노후 생활 자금을 확보하려 할 것이다.
서울, 특히 강남의 주택 공급이 늘어나고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면 이 세대들은 자산 재구조화와 노후생활 자금 확보를 위해 나설 것이고 이는 아파트 가격 하락세를 가속화시킬 것이다.
우리나라의 인구는 2020년 5,184만 명을 정점으로 그 이후 계속 감소하고 있으며 2035년에는 4,700만 명, 2050년에는 3,800만 명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 고령(65세 이상) 인구가 18%인데 2050년에는 40%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출산율 저하로 젊은 세대가 대폭 감소하여 신규 주택 구매자가 감소하면 신규 주택 공급 없이 기존 주택만으로도 공급 초과가 발생한다. 이렇게 되면 도시 외곽 및 지방부터 빈 집이 늘어나고 결국 서울 집값도 하락을 면하지 못할 것이다.
고령 인구는 소비보다 저축을 선호해 고령화화는 디플레이션과 맞물려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할 것이다. 디플레이션과 저성장은 다시 부동산 투자 위축과 가격 정체를 초래하고, 이러한 악순환 구조가 부동산 가격 회복을 어렵게 할 것이다.
물론 이는 10년 이후의 장기적인 전망이기는 하지만, 이재명 정권이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공급 정책을 강화하면 이런 장기적인 전망과 맞물려 단기적으로도 부동산 가격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최근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폭등하는 이유는 진보 정권 하에서는 부동산 가격이 뛰었다는 경험이 작용한 것도 있지만, 똘똘한 1채가 유리한 작금의 부동산 세제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아파트 가격을 안정시키려면 이런 인식을 불식시키는 부동산 세제 개선이 필요하다.
먼저 1주택자에 대한 보유세(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에 대한 면세 한도를 하향하고 세율을 적정하게 높일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해서 똘똘한 1채 보유가 결코 유리하지 않다는 것을 시장에 인식시켜야 한다.
1채 가격이 4억인 아파트를 3채 가진 다주택자는 종부세를 내고, 시세가 18억이어도 1채를 보유했다는 이유로 종부세를 내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
종부세는 이중과세이며 징벌적인 세금이라며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도 있는데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종부세는 지방세인 재산세와 달리 국세이다. 종부세를 국세로 징수하는 이유는 아파트를 보유함으로써 얻는 편익을 국가가 유지해 주기 때문이다.
강남 3구의 아파트 가격이 저렇게 높아진 이유는 국가가 사회적 인프라(지하철, 도로 등 교통시설, 공원, 문화시설 등)를 구축해 주었기 때문이고 또 이를 유지하기 위해 국가가 재정적인 지원을 하기 때문이다.
만약 종부세를 징수하지 않으면 강남 3구는 지방세인 재산세로 세수를 확보하여 자신의 구에만 사용하게 됨으로 국가가 강남 3구에 지원한 것은 다른 지역이 부담하게 되는 꼴이 된다.
아파트 가격은 그 아파트로부터 얻는 편익의 반영이고, 편익은 주변 인프라에서 오는 것이며, 인프라 구축과 유지에 국가가 일정 부문 기여했음으로 중앙 정부가 종부세로 환수하는 것은 당연하다. 종부세는 재산세로 납부한 금액을 반영하여 정산하기 때문에 이중과세라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으며, 앞에서 살핀 대로 징벌적인 과세가 아니라 수혜에 따른 반대 급부일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