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러시아 보안기관이 러시아 내 탈북민 처리 문제를 놓고 모스크바에서 비공개 협력 문건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합의로 양국 협력은 기존 군사·경제 영역을 넘어 사법·행정 분야로까지 확대됐다. 이로 인해 탈북민 망명을 지원해온 러시아 주재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의 기능이 사실상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평양의 고위 소식통은 27일 북한 국가보위성과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이 지난 주 모스크바에서 러시아 체류 북한 국적자와 탈북민 처리 문제를 중심으로 한 ‘법 집행 협조체계’ 구축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MOU)에 조인했다고 전했다. 이번 비밀 합의는 러시아 내 탈북민 처리에 초점을 맞춰 네 가지 주요 사안으로 나뉜다.
첫째, 러시아 내 탈북민 처리 절차를 공식화하는 협의 틀을 마련했다. 러시아 당국은 탈북민의 난민 인정 절차를 사실상 제한하거나 의도적으로 지연시키고, 관련 정보를 북한 보위성에 통보하는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그동안 형식상이나마 존중하던 UNHCR 기능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조치로 평가된다. 그동안 러시아에서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탈북민들은 보호와 관용을 받으며 자유로운 망명이 가능했지만 이번 MOU 체결로 러시아 내 탈북 경로가 사실상 차단될 전망이다.
둘째, 북한 국적자에 대한 법적 지위 관리 문제다. 러시아 보안기관은 입국한 북한 출신자가 국적 포기와 망명을 신청할 경우 신상 정보를 북한 정보기관과 공유하고, 국적 포기를 신청했더라도 북한 국민으로 간주한다는 원칙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탈북민을 독립적 난민이 아닌 ‘체류 북한인’으로 분류하고, 본국 송환을 공식화하려는 의도가 담긴 조치다.
셋째, 형사사법 공조를 위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됐다. 양국은 형사사범 신병 인도 및 송환을 위한 양해각서 체결을 검토하고, 검찰·법무 당국 간 실무 협의체를 신설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탈북민 송환과 관련한 법적·행정적 연계가 제도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넷째, 양국 정보기관 간 직접적인 협력 관계를 강화했다. FSB는 탈북민 및 북한 국적자 정보를 관리하고, 이를 북한 보위성과 공유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는 양국 정보기관이 공동으로 탈북민 동향을 감시하고, 관리·통제 체계를 구축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MOU 체결로 양국 협력은 기존 군사·경제 분야에서 출발해 탈북민 관리·송환까지 포함하는 사법·행정 영역으로 확장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식통은 “표면적으로는 범죄자 처리 협력이라는 행정적 성격을 띠지만, 실질적으로는 탈북민 송환 제도화를 통한 인권 탄압 강화”라며 “향후 북한과 러시아가 이를 실제로 실행할 경우, 러시아 내 탈북민이 자유롭게 망명을 신청할 경로가 사실상 차단된다”고 말했다.
"탈북민 망명 막아라"…북·러, 탈북 경로 차단 위한 MOU 체결
- 이주연 기자(샌드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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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8-29, 10: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