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을 앞두고 북중 접경에서 베이징으로 향하는 철도 일부가 중단됐다. 김정은 위원장이 또다시 느린 전용열차로 이동할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중국 시민들에게 대규모 교통 불편을 떠넘기는 ‘민폐 행차’가 재현될 것이란 비판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중국 철도 예매 시스템 ‘12306’에 따르면, 북중 접경 도시 단둥(丹東)에서 베이징으로 향하는 열차 가운데 저녁 6시 18분 출발편은 9월 1~2일 예약이 불가능하다. 통상 단둥발 베이징행 열차는 오전 7시9분, 오후 1시25분, 오후 6시18분 하루 세 차례 운행되지만 이번에는 낮 시간대 열차만 예매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김정은 위원장이 특별열차를 이용해 단둥에서 베이징까지 이동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오후 6시18분 출발 열차는 다음날 오전 8시40분 베이징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1~2일 중 단둥에서 출발하면 3일 열병식 참석 일정에 맞춰 베이징에 도착할 수 있다. 전용기를 이용할 수 있다는 일부의 관측도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과거에도 ‘1호 열차’ 혹은 ‘태양호’로 불리는 방탄 특별열차를 자주 이용했다. 이 열차는 강철판으로 보안을 강화했으며, 집무실·접견실·침실 등 각종 시설을 갖춘 초호화 사양이다. 그러나 시속 50km 안팎의 느린 속도로 운행돼 중국을 경유할 때마다 철도와 도로가 동시에 통제된다. 자연히 중국 시민들은 장시간 교통 불편에 시달리고, 불만 여론이 폭발한다.
실제로 2019년 김정은 위원장이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을 위해 열차로 중국을 횡단했을 당시, 수많은 열차가 무더기로 운행 중단되거나 연착됐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13억 인민이 한 사람을 위해 길을 내준다”, “세계의 악인이 기어가고 있다”는 성토가 쏟아졌고, 일부 글은 곧바로 삭제되기도 했다.
김일성 주석에 이어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비행기 추락에 대한 공포 때문에 전용열차를 고집했다. 개혁·개방 이전에는 ‘열차 방중’이 문제 되지 않았지만, 중국이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수억 명이 바쁘게 움직이는 나라에서 북한 지도자의 느리고 과도한 경호 열차는 곧바로 민폐 행차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김정일 위원장은 무려 여섯 차례나 중국을 방문했는데, 한 번도 비행기를 이용하지 않았다. 매번 열차 이동으로 중국 전역에서 철도와 도로가 통제됐고, 당연히 시민들의 불만은 폭발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후계자였던 시절 중국 당국이 “제발 비행기를 이용해 달라”는 요구까지 했지만, 북한은 이를 거부했다. 이웃 나라의 고통과 불편은 안중에도 없었던 셈이다.
이번에도 사정은 똑같다. 김정은 위원장이 특별열차를 타고 이동한다면 수십만 명의 중국 시민이 직간접 피해를 입는다. 열차가 지나는 길목마다 운행 중단과 교통 통제가 이어지고, 그 피해는 결국 평범한 시민들에게 돌아간다. 한마디로 ‘움직이면 민폐’라는 비판이 따라붙는 이유다.
오는 3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 ‘항일전쟁 승전 80주년 열병식’에는 김정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참석한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시진핑 국가주석을 가운데 두고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양 옆에 나란히 자리할 예정이다.
북한의 독재자와 러시아의 전쟁 범죄자가 중국의 수도 한복판에서 나란히 앉는 장면은 국제사회의 우려를 다시 한번 불러올 수밖에 없다.
'움직이면 민폐'…김정은 訪中에 단둥-베이징 열차 일부 운행 중단
- 김명성 기자(샌드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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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9-01, 13: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