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더 이상 탈북민 안 받는다” 소문에 中 내 탈북민 불안

이재명 대통령 직접 지시라는 유언비어 일파만파…김정은 訪中 겹치며 강제북송 공포.
2019년 2월 중국 지린성 투먼시 국경 근처 마을. 맞은편에는 북한 함경북도 국경 지역이 보인다./사진=데일리NK
최근 중국 내 탈북민들 사이에서 한국의 이재명 대통령이 “탈북민들을 더는 받지 말라”고 지시했다는 뜬소문이 떠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까지 이뤄지면서 ‘강제북송’에 대한 중국 내 탈북민들의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5일 데일리NK 중국 현지 대북 소식통은 “최근 이곳(중국) 탈북민들 사이에서 한국에 새로 들어선 이재명 정부가 탈북민들을 더이상 받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며 “이에 한국행을 꿈꾸는 중국 내 탈북민들의 불안감이 더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같은 뜬소문은 최근 랴오닝성 선양시와 지린성 창바이현 등 다수의 탈북민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이 때문에 언젠가는 한국에 갈 수 있다는 기대로 살아가던 일부 탈북민들은 “이제 한국에 갈 기회가 사라져 버린 것이냐”며 절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 내 탈북민들은 중국에서 불법체류자로 분류되기 때문에 자칫하면 강제북송될 수 있다는 상시적인 불안감에 시달린다. 그래서 합법적으로 신분을 갖고 보다 자유로운 삶을 살고자 한국행을 택한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중국 내에서 탈북민에 대한 감시와 통제가 강화되고, 한국행을 시도했다가 공안에 붙잡혀 구금 생활을 하거나 북송되는 사례도 발생하면서 한국행을 망설이고 포기하는 탈북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대통령의 지시로 한국 정부가 더 이상 탈북민을 받지 않는다”는 유언비어가 확산해 탈북민들의 심리적 불안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지난달 말부터 갑자기 이상한 소문이 퍼지면서 이곳에 있는 탈북민들이 ‘한국으로 가는 길이 막히면 우리는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냐’고 말하는 등 비탄에 빠진 모습”이라면서 “일부는 한시라도 빨리 중국을 떠나겠다는 결심을 하고 있지만 최근 길거리 단속이 강화돼 전혀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전승절 80주년이라는 큰 국가적 기념일을 맞아 중국에서는 지난달 20일부터 길거리 단속이 대폭 강화됐고, 이에 신분이 없는 탈북민들이 선뜻 집 밖을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 랴오닝성 선양시에 살고 있는 30대 탈북민은 “한국으로 떠나고 싶지만, 혹시나 공안에 잡힐까 두려워 망설이고 있었다”며 “그런데 최근에 한국에서 우리를 받아주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 놀라 다리가 후들거렸다”고 말했다.

그는 “그것도 대통령이 직접 지시했다고 하니 믿지 않으려 해도 사실인 것 같아 불안했는데 한국에 있는 지인들에게 연락해 보니 그런 일은 없었다고 해 그 말을 듣고서야 조금 마음을 놓았다”고 했다.

선양시에 거주하는 또다른 40대 탈북민은 “한국행에 나섰다가 두 번이나 감옥 생활을 하고 겨우 풀려났다”며 “중국에서 계속 살 수 없어 어떻게든 다시 한국에 갈 기회를 노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한국이 우리를 받아주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으니 억장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일부 탈북민들은 한국의 지인들을 통해 이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으나 여전히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몇몇 탈북민들은 이런 소문이 사실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언젠가 한국 정부가 정말 탈북민을 받아주지 않는 날이 올 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 때문에 여전히 마음을 졸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특히나 김정은의 중국 방문은 탈북민들을 더 큰 두려움 속으로 몰아넣었다”며 “중국과 조선(북한), 두 나라 사이가 좋아질수록 탈북민 북송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것이 현실적 공포로 이어져 탈북민들을 괴롭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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