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통일부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따르면, 통일부는 이달 3일 북한 주민 인권 실태와 북한인권 증진 추진 경과를 담은 2025년 ‘북한인권 증진 추진현황’을 국회 외통위에 보고했다. 북한인권법에 따른 의무 사항이지만 보고서 분량은 지난해 20쪽에서 올해 5쪽으로 4분의 1 토막 났다.
보고서 축소뿐만이 아니다. 전 정부 때는 언론에 국회 보고 사실과 주요 내용을 적극적으로 알렸지만 이번에는 보도자료조차 내지 않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통일부는 올해 7월 말까지 북한이탈주민 3919명을 대상으로 인권 상황을 조사·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1명 늘었지만 이들 증언이 요약된 내용은 고작 1쪽에 불과했다. 접경지역 통제, 강제북송 과정의 열악한 구금 실태가 짧게 언급된 게 전부다. 지난해 보고서에는 188명 조사 결과가 4쪽에 걸쳐 소개됐다. 나머지 4쪽은 민간단체 지원 북한인권증진위원회 운영, 국제 공론화 등 정책 추진 실적이 차지했다.
또한 작년에는 북한인권정책협의회를 대면 개최한 뒤 국회 보고에 나섰지만, 올해는 서면 심의만 거쳐 형식적으로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통일부 당국자는 “핵심 성과와 객관적 팩트 중심으로 간략히 기술했다”며 “법에 규정된 보고 의무는 모두 지켰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정부가 북한인권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 보고서로 내지 않기로 한 데 이어 보고서 축소까지 겹치면서 ‘북한 눈치보기’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발언도 논란을 키웠다. 그는 8일 국회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야당 의원이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지적하자 “북한인권법 제정이 적절치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추천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답했다.
야권 관계자는 “북한인권법 자체를 부정하는 장관 아래서 인권 보고서가 반 토막 난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라며 “정부가 북한 주민의 고통보다 북한 정권의 심기를 더 의식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