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수술을 담당하는 흉부외과의 수련 명맥이 끊길 위기다. 심장수술을 시행하는 전국 수련병원 89개 병원 중 76%(68개)는 전공의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 충북, 제주 지역은 흉부외과 전공의가 ‘제로’였다. 의대증원 사태 이후 흉부외과 전공의 상당수가 복귀하지 않거나 수련을 포기한 데 따른 여파다.
25일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에 따르면 9월 초 전공의(인턴·레지던트) 복귀 후 수련 중인 흉부외과 레지던트는 전국 68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2월 107명에서 39명(36.4%)이 줄어든 숫자다. 연차별로는 4년 차 14명, 3년 차 12명, 2년 차 22명, 1년 차 20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지역별 분포를 보면 수도권에서 근무하는 흉부외과 레지던트가 79.4%(54명)로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전역에서 수련 명맥이 끊어질 상황이다. 대구·경북은 레지던트가 의대증원 사태 이전 10명에서 현재 3명으로 급감했다. 부산·울산·경남도 8명에서 3명, 광주·전남도 3명에서 1명으로 줄었다. 강원과 충북, 제주는 사태 전후 모두 흉부외과 레지던트가 한 명도 없다.
심장 수술을 하는 전국 수련병원 89곳 중 전공의가 있는 곳은 21곳(23.6%)에 불과했다. 의대증원 사태 이전 28곳에서 7곳이 줄었다. 전국 47개 상급종합병원 중 흉부외과 레지던트가 수련 중인 곳도 44.7%(21곳)에 그쳤다. 국립대병원 17곳(분원 포함) 중 흉부외과 전공의가 수련 중인 곳은 9곳(52.9%)에 불과했다. 거점병원 역할을 해야 할 상급종합병원과 국립대병원마저 흉부외과 수련이 무너지고 있는 양상이다.
의사 양성은 의대 졸업 후 전공의-전임의-의대교수로 이어지는 도제식 수련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의대교수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전문적 지식과 경험, 의료기술이 톱니바퀴처럼 굴러가는 연차별 수련체계를 통해 전수되는 것이다. 수련이 효과적으로 이뤄지려면 인턴부터 레지던트 3, 4년차까지 각 연차가 촘촘히 있어야 한다. 연차별 역할도 모두 다르다. 그러나 의료대란을 거치며 상당수 전공의가 수련을 포기하면서 위태롭게 유지되어 오던 수련체계가 끊길 위기에 처한 것이다.
레지던트가 2개 년차 이상 수련받는 병원은 의료대란 전 14곳에서 현재 9곳으로 줄었다. 수도권 6곳, 부울경 1곳, 대전·충남 2곳이다. 나머지 수련병원은 전공의가 1명밖에 없다는 의미다. 정의석 강북삼성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는 “1인 전공의 병원은 대체가 불가능한 흉부외과 분야의 야간이나 응급 수술을 어렵게 만들고 교육도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또한 수도권을 제외하면 레지던트 1~4년차를 모두 갖춘 수련병원은 사실상 전무하다고 덧붙였다.
향후 흉부외과 전문의 수도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우려된다. 흉부외과는 전공의 지원자 감소로 2022년부터 은퇴 전문의가 신규 유입 전문의보다 많아져 전문의 수가 감소하던 중이었다. 흉부외과학회에 따르면 20~30명 수준이던 은퇴 전문의 수는 2026년 54명, 2027년 56명 등 향후 4년 동안 222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수련 중인 레지던트들이 모두 전문의를 취득해도 같은 기간 전문의 배출은 68명에 그친다. 의대증원 사태가 전문의 감소폭을 급격히 늘려 매년 30~40명씩 전문의가 급감하는 된 셈이다.
흉부외과학회는 “이 추세대로라면 지역 거점 심혈관센터와 폐암 수술 등 중증·응급진료가 붕괴돼 환자 사망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소아응급의학 전문의인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은 “인력유출, 지원포기의 근본적 원인 해결 없는 정치적 전시정 지원, 면피성 역할 지정만으로는 결코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며 “누구라도 지원할 수 있고 유능한 인력이 더욱 종사하고 싶은 자생력 강한 의료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