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마약 수사 외압 사건을 수사하다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에서 강서경찰서 화곡지구대장으로 좌천된 백해룡 경정이 국회 청문회에서 발언한 내용은 핵폭탄급이다.
만약 백 경정의 말이 사실이라면 윤석열과 김건희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함과 동시에 윤석열의 내란(계엄) 자금으로 마약을 이용한 국기를 뒤흔든 것으로 법정 최고형에 처해야 하며, 관련자들도 법이 허용하는 최고형으로 다스려야 한다.
검찰 조직이 조직적으로 마약 사건을 은폐했고, 또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는 점에서 검찰청을 없앤 이재명과 민주당의 조치에도 정당성이 부여될 수 있다.
백해룡이 주장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주장일 뿐 사실여부는 수사로서 밝혀져야 한다)
* 2023년 10월 영등포경찰서가 말레이시아 마약 밀매 조직을 붙잡았는데 김찬수(당시 영등포경찰서장)가 전화를 걸어 ‘용산에서 알고 있어서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 체포된 조직원들이 밀수 사실을 자백했고 세관 직원들이 연루된 사실이 확인됐는데도 인천지검으로 넘어간 뒤 수사가 중단됐다.
* 세관 직원들이 말레이시아 조직원들을 통과시킨 정황이 확인됐다.
* 전용 통로를 통과해서는 안 될 것을 통과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그 순간 수사가 중단됐다. 심우정(당시 인천지검장, 검찰총장으로 승진)에게 보고가 올라갔고 대검 컨트롤타워에도 보고됐다. 세관 직원 4명이 특정됐고 과장과 청장, 대변인실까지 조직적 관여가 확대됐다. 인천지검은 CCTV 추적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
* 마약 사건에 김건희와 김건희 일가(동생, 최은순)가 개입했고, 윤석열은 마약을 통해 내란(계엄) 자금을 확보하려 했다.
백해룡의 주장에 의하면 이 마약 사건은 단순한 마약 사건이 아니라 최고 권력자와 최고 권력자의 부인과 가족이 개입하여 검찰을 통해 수사를 방해해서 마약을 이용해 내란 자금을 확보하려는 “대한민국 사법 역사상 유례없는 초대형 사건”이다.
그런데 필자는 백해룡 발언에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부분적으로 사실일지 모르지만 전체적으로는 대단히 많이 부풀려졌거나 사실을 왜곡했다고 생각되어지기 때문이다.
백 경정의 말이 사실이라면 마약 수사에 직접 참여 했거나 관련된 영등포경찰서 형사계의 형사들, 인천 세관, 부산 세관 직원들, 인천지검, 중앙지검 검사들 중에 백 경정의 발언을 뒷받침만할 증언을 하는 사람들이 나오거나 증거가 나와야 하는데 아직 그런 것이 없다. 관련자들이 한 두명도 아니고 수십, 수백명에 이를 것인데, 정권도 바뀌었는데 백해룡 외는 증언과 증거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무얼 의미할까?
검찰, 경찰, 인천세관 뿐아니라 출입국관리소, 관세청, 국정원, 법무부, 방첩사 등도 이 마약 사건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관련되었거나 적어도 해당 사건의 정보를 알 수 있었을 것이다. (백해룡은 국정원도 개입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런 기관들이나 관련 인사들이 정권이 바뀌었는데도 이 사건에 대해 말이 없다. 고위직에 있었거나 책임이 큰 인사들이야 자신의 이해관계가 걸렸으니 함구할 이유가 있을지 모르지만, 이 사건 수사에 불만을 가진 실무자들의 내부고발이 백 경정 말고도 나와야 하는 게 정상이 아닐까?
이 마약 사건 무마 의혹을 파헤치려고 대검은 지난 6월, 검찰과 경찰, 국세청, 금융정보분석원 등이 참여하는 합동수사본부를 꾸렸다. 대검이 담당하던 수사 지휘가 서울동부지검으로 바뀌면서 동부지검장인 임은정 검사장이 수사 지휘를 맡고 있다.
수사본부가 이재명 정부로 바뀐 후 꾸려졌고, 임은정 검사장이 수사 지휘를 맡은 지도 벌써 한 달이 지났다. 그런데 아직까지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어떤 (중간)수사결과 공표도 없다. 그러는 사이 백 경정은 국회에 나와 저렇게 무시무시한 말들을 쏟아 내놓고 있다.
백해룡에 따르면 윤석열의 마약 사건 무마 지시를 따랐던 당시 박정보 수사차장(치안감)을 지난 9월 25일, 이재명정부는 서울경찰청장으로 승진 발령을 냈다. 백 경정의 말이 사실이라면 국기를 뒤흔든 마약 사건을 무마한 박정보를 이재명은 좌천하기는커녕 승진시켰다. 이걸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혼란스럽다.
만약 백 경정의 말이 사실로 드러나면 이것은 천인공노할 일이며 역대 최고의 헌정질서 교란 행위로 관련자들을 엄중 처벌해야 하지만, 백 경정의 말이 사실이 아님이 밝혀지면 백 경정도 책임져야 할 뿐아니라 의혹을 제기한 민주당도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또한 검찰에게 수사권을 배제시키고 검찰청을 폐지하면서 경찰에게 권한을 대폭 이관시킨 민주당과 이재명의 조치도 재고되어야 한다는 것이 필자 생각이다.
검찰이 정치에 개입하고 지나치게 권한을 행사해 혁신시켜야 하는 것은 맞지만, 그 대안이 경찰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국민들도 의구심을 갖고 있다.
국민들은 백 경정의 국회에서의 발언 내용의 사실여부와 이재명과 민주당의 검찰 개혁(?) 조치에 대한 판단을 결부시켜 바라볼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필자는 마약 사건 무마 의혹에 대해서는 현 검찰이 아니라 특검을 통해 정치성을 배제한 공정한 수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